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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탄핵반대 너무 후회스럽다”

<현장> 盧지지층 3년전 탄핵 반대집회, 이제는 퇴진집회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현장이었다. 3년 전, 그들은 노무현 탄핵반대를 외치기 위해 차가운 거리위에 앉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3년이 지난 2006년 7월 12일. 그들은 또다시 거리위에 섰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렇게나 “우리의 대통령”이라고 부르짓던 노 대통령을 사실상 끌어내리기 위한 자리였다.

12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한.미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5만 집회에는 민주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참여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민주노동당 등 비단 FTA 반대를 전면에서 외치는 단체들만의 잔치는 아니었다.

결혼 3년차 주부, 졸업을 앞 둔 대학생, 자영업자, 중견 기업의 한 셀러리맨에 이르기까지 어떤 단체에도 소속되지 않은 그야말로 소시민들이 시청 앞 집회 한 켠에 자리하고 있었다. ‘사랑해요 PD수첩’(cafe.naver.com/pdnote.cafe) 모임에서 만난 10여명의 카페 회원들은 이 날 범국본 2차 국민대회에 자발적으로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주부, 대학생, 일반 셀러리맨에 이르기까지 자발적으로 이 날 범국본 집회에 참석한 이들은 한결같이 노무현 대통령에 배반감을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개탄했다. ⓒ뷰스앤뉴스


“내가 노무현을 지켰으니 도의적 책임 때문이라도 퇴진에 앞장 설 수밖에”

이 카페의 회원인 범광옥(자영업. 41)씨는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는 한.미 FTA에 얼마나 일반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는지를 노무현 정권에 똑똑히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해 참가하게 됐다”고 참석 배경을 들었다.

범씨는 “협상 내용이 전면 공개되지 않는 한.미 FTA는 국민들을 기만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도저히 참여정부라고 표방하는 노 정권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백주대낮에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또 다른 카페 회원인 결혼 3년차 주부 이 모씨(32)는 “책임감 때문에 거리에 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나는 3년 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 받았을 때, 그 날 저녁 곧바로 여의도로 달려간 사람”이라며 초창기 ‘노무현 지지층’이었음을 고백했다. 그러나 이씨는 “농민 집회에서 농민 두 분이 사망한 것을 보고, 그리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노선 차이가 없다’는 대통령의 연정 발언을 듣고, 이건 도저히 아니다"라고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는 한.미 FTA를 접하고서는 그나마 노 대통령에게 가지고 있던 ‘일말의 미련’마저도 접어야했다고 허탈해했다. 그는 “내가 (3년전 탄핵 당시) 노무현을 지켰으니, 이제는 도의적 책임을 지기위해서라도 잘못가고 있는 노 대통령을 퇴진시키는 데 앞장 설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그것이 한 때 노 대통령을 지지한 유권자로서, 그를 지지하지 않았거나 혹은 비판적이었던 일반 국민들에게 할 수 있는 내 나름의 최소한의 도리가 않겠냐”고 덧붙였다.

월차까지 쓰고 집회 참석한 어느 ‘샐러리맨’

이 날 범국본 집회에 참여한 또 다른 카페회원 중에는 중견 제조업체 경영기획조정실에서 근무하는 이도 눈에 띠었다. 김 모씨(40)는 집회 참석을 위해 회사에 월차까지 썼다고 귀뜸했다.

김씨는 “경영기획조정실에 있으면서 FTA가 되면 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많은 분석보고서를 작성하게 된다”면서 “직접 이런 분석작업에 참여하다 보니 한.미 FTA가 얼마나 우리 기업, 특히 중소 제조업체들을 위협하는 일대 사건인지 잘 알 수 있게 됐다”고 확언했다.

그는 “중소 제조업체는 한.미 FTA가 성사되면 길어야 5년, 짧으면 3년내 줄도산하기 십상”이라며 “이같은 한.미 FTA에 어떻게 정부가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추진할 수 있는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3년전 탄핵반대 집회 나섰던 시민들, 노무현 실정에 “배반감 느껴”

카페회원 한모씨(고대 법학. 25)는 3년 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나섰던 자신의 발을 찧고 싶다고 흥분했다. 그는 “어떻게 우리같은 시민들이 살려낸 대통령이 지금 이런 짓을 할 수 있냐”며 “공언했던 국가보안법 철폐는 물론이거니와 ‘미국에 할말은 한다’던 그 대통령은 어디있냐”고 따졌다.

그는 “지금의 노 대통령의 실정을 보고 있노라면 탄핵 때 ‘내가 왜 거기가서 그 차가운 맨바닥에 앉아 탄핵 반대를 외쳤는지’ 나조차도 이해가지 않는다”고 분노했다. 한씨는 “한.미 FTA가 성사되면 특히 교육부분에서 사교육 시장이 무차별적으로 미국에 개방됨에 따라 입시경쟁 심화는 물론이고, 그렇잖아도 무비판적 대학풍토는 더더욱 신자유주의의 광풍에 휩쓸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날 집회에 참가한 카페 회원들은 한결같이 지난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했노라고 고백했다. 이들이 지금 더 분노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김동현 기자

댓글이 3 개 있습니다.

  • 2 6
    통절자

    불쌍한 비계 덩어리들의 절규
    왜 반대하지...
    경쟁없이 그저 편하게 놀고 먹고 싶다는 심보들 아닌가...
    협상이란게 잃는게 있으면 얻는게 있는거고 전체적으로 얻는게 많으면 선택하는 것이 옳지 않나..
    어차피 무역으로 먹고 살아야한다면 개인이든 기업이든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삼고 심기일전할 생각은 않고 여전히 죽창과 꽹과리 들고 지랄발광들이네...
    20년쯤 후 니들 자식들이 뭘 먹고 살지 참으로 걱정이다.
    지금의 니들이야 성장경제 이후 아직은 곳간에 남아있는 식량으로 배는 채우지만...
    경쟁은 대세다. 전 지구적인...
    니들의 반대집회는 민족이니 자주니 뭐니 그럴듯한 포장을 해도 결국 놀고 먹고 살겠다는 게으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 2 3
    ^d^

    괜찮은 기사네여
    다들 멋있으삼.

  • 3 2
    ㅡ.ㅡ

    좋은 기사네여....ㅎ
    그치만 오탈자.....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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