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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협상 이틀째, 한미 ‘신금융 분야 일부 합의’

시민단체 기자회견 이틀째 계속, 경찰 계속 원천봉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본협상 이틀째를 맞은 11일에도 이를 저지하려는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이 잇달아 열렸다. 그러나 한미 양국은 이날 처음으로 협상에 들어간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금융분야에서 ‘신금융서비스’에 대해서 의견접근을 이루는 등 본격적인 협상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한미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와 산하 환경대책위원회, 약사.약대생 등 각계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연달아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FTA협상 중단을 거듭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당초 신라호텔 근처 장충체육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지만 오전부터 경찰이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회견장소로 이어지는 통로를 원천봉쇄함에 따라 건너편 장충교회 앞으로 장소를 옮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우선 오전 9시 범국본은 이날 오후 서강대에서 열리는 ‘한미 FTA저지를 위한 국제회의’ 참가차 한국을 찾은 칼로스 우스캉가 멕시코 국립 자율대 교수, 브라이언 베커 반전단체 ‘ANSWER' 대표 등 국제 인사들과 함께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국제연대단체 "FTA는 NAFTA보다 훨씬 파괴적"

이들은 “한국 정부는 한국의 상황이 NAFTA국가들의 상황과 다르다고 확신하며 NAFTA으 교훈을 무시하고 있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FTA는 NAFTA보다 훨씬 파괴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11일 오전 9시, 오종렬 범국본 상임의장과 칼로스 우스캉가 멕시코 국립 자율대 교수와 브라이언 베커 반전단체 'ANSWER' 대표가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최병성 기자


이들은 특히 전날 기자회견을 막은 공권력을 겨냥해 “협상은 밀실에서 진행되고 민중들의 간단한 기자회견을 공권력으로 제압하는 것을 민주주의로 가장하지 말라”며 “이는 FTA가 한국 민중들에게 해가 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16개 환경단체로 구성된 한미FTA환경대책위원회도 뒤 이어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FTA는 국민의 환경주권을 침해하고 유전자 조작 식품과 광우병 쇠고기 등 국민의 생명안전을 위협한다”며 “정부는 한미FTA 체결이 미칠 환경적, 사회적 영향을 먼저 평가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부터 한미 양국이 본격적으로 협상을 시작한 위생검역(SPS), 원산지.통관 절차와 관련해서도 “미국의 기준완화 요구에 굴복할 경우 자국민의 안전을 저버린 채 협상 체결에만 급급한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협상 중단 및 원점에서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의료비 폭등 및 약값 폭등을 우려하는 약사와 약대생 8백9명도 기자회견 대열에 동참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사회보험방식의 의료제도를 채택하지 않은 유일한 국가 미국이 FTA라는 양자간 협상 형식을 통해 타국가의 보건의료정책을 정책배경과 환경이 전혀 다른 미국 방식으로 변화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돈 있는 사람을 위한 의료, 돈 있는 사람을 위한 의약품정책을 고수하는 미국정채의 도입은 ‘한국인들에게 더 수준 높은 의약품’이 아닌 ‘다국적 제약기업에게 더 수준 높은 이윤’을 가져다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미FTA저지환경대책위원회도 이날 협상 중단 촉구 기자회견 대열에 동참했다.ⓒ최병성 기자


이들은 “자본의 이윤을 위해 자국 국민의 건강권을 내팽겨친 책임을 한국 정부는 면하기 힘들 것”이라며 ▲한미FTA협상 중단 ▲복지부, 약제비 절감정책 실행계획 제시 등을 촉구했다.

경찰, 기자회견 이어 1인시위도 봉쇄

한편, 이날도 경찰은 신라호텔 앞에서 열릴 예정이던 각계인사 연속 1인 시위를 원천봉쇄해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원성을 샀다.

경찰은 전날 1인시위에 나설 예정이었던 이해영 한신대 교수와 브라이언 베커 ‘ANSWER'대표의 신라호텔 앞 접근을 불허했고 이에 따라 변영주 영화감독의 1인시위가 지연되기도 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의 한미FTA저지 활동은 12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리는 10만 범국민대회로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협상 이틀째를 맞은 한미 양국 협상 대표단은 금융분야에서 신금융서비스 허가에 대한 의견접근을 이뤘다.

신금융서비스는 양국의 금융상품 거래를 개방하는 것으로 이것이 허용될 경우 무분별한 국외금융상품 진출이 가능해진다.

이는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내금융산업을 위협할 장기적 요소라는 우려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어왔다.

김종훈 우리 측 수석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 브리핑을 통해 “신금융 분야에 대해선 상업적 주재가 있어야 하고 신금융서비스가 나오면 각각의 상품별로 금융당국의 허가가 필요하다는데 양측의 입장이 확인됐다”며 “상대국 법률 제.개정을 요하지 않는 범위에서 하며 금융당국의 건정성 규제가 지속돼야 한다는 점도 양측간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이 11일 오전 경찰이 신라호텔로 향하는 지하철 통로를 원천봉쇄하자 항의의 표시로 피켓을 들고 있다. ⓒ최병성 기자


한미 정부 금융상품 개방 합의, 개성공단은 난항

이밖에도 김 수석대표는 2차 본협상에서 가장 큰 난항이 예상되는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해 “양측간의 입장차가 있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포기할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인터넷기자협회는 웬디 커틀러 미국 측 수석대표가 지난 10일 경찰의 보호속에 일부 기자들과 기자가담회를 가진 것에 대해 “밀실 기자회견을 즉각 공개하라”며 맹성토하고 나섰다.

인기협은 “2차 서울협상에 임하는 미국 측의 입장과 방침에 대해서 한국의 인터넷언론을 비롯한 언론매체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성심성의껏 공개 답변해야 한다”며 “커틀러 대표와 미국 측 협상단, 주미대사관은 공개된 기자회견장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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