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밤문화는 귀족문화, 촛불은 천민문화냐"
진중권, 주성영 융단폭격, 주성영 '가짜 고대생' 허위 주장도
주성영 “진중권도 천민민주주의라 했듯”, 진중권 “그런 말 없다”
20일 자정부터 시작된 MBC '100분토론’에 참석한 주성영 의원은 “내가 천민민주주의라는 용어를 썼다”며 “그것은 사회학적으로 논의되는, 진중권 교수께서도 어떤 책에서 보니까 썼던데, 집단지성, 다중지성이라는 얘기가 있다"며 ‘천민 민주주의’라는 용어는 진 교수도 사용한 적이 있는 용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촛불시위가 초창기에 시작될 때는 그야말로 비폭력적이었다. 다만 처음부터 이것을 조종하려는 세력이 있었다.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광우병대책회의라고 할 수 있다. 광우병대책회의를 지휘하는 인사들은 진보연대다. 진보연대 인사들은 과거 여중생 장갑차 사고와 평택 미군부대 사건때 죽창으로 군경을 공격하고 화염병과 각목을 사용하는데 서슴치 않는 사람들”이라며 “그 사람들이 전술적으로 그렇지만 이 집단지성을 지배하지 못하고 머물러있다가 집단지성의 동력이 떨어지는 상황에 전면으로 나선다. 그때부터 정권타도로 나오고 다시 폭력이 행사된 거다. 이 단계에 이르면 저는 이것은 천민민주주의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이에 “지금 천민 민주주의라는 말이 있다고 하는데, 그런 말 없다”며 “천민민주의라는 말은 없고, 천민자본주의라는 말은 있다. 막스 베버가 쓴 말”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이어 “그 말이 어디서 나왔는지 내가 추적을 했다. 어느 학자의 말인가 추적을 했더니, 이회창 총재의 말이었다. 2003년인가에”라며 “천민민주주의라는 말은 없다. 촛불집회와 같은 이런 직접민주주의라는 게 마음에 안 들었던 것 같다”고 주 의원을 비꼬았다.
주 의원은 당황한 듯 “말이 있고 없고가 중요한 게 아니죠”라고 한 발 물러서며 테이블에 놓여있던 물을 들이켰다.
진중권 “대구의 밤문화는 귀족문화고, 촛불 들고 밤새우면 천민문화냐”
'천민 민주주의' 공방은 전초전에 불과했다.
주 의원은 대책회의의 정권 퇴진운동 경고를 문제 삼았다. 그는 “처음에 평화적인 시위가 진행되다가 우리 광우병대책회의에서 20일날 시한을 정해서 ‘이때까지 뭐 해결이 안되면, 재협상이 안되면 정권퇴진운동을 벌이겠다’, 오늘 와서는 입장을 후퇴시켰다. ‘토론을 한 이틀 해보고 하겠다’, 그것이 바로 천민 민주주의로 나가다가 움추린 거다 전술적으로”라고 대책회의를 비난했다.
진 교수는 이에 “정권 퇴진운동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그 누구도 진짜 정치적 요구로 이해한 사람이 없다”고 반박하자, 주 의원은 “그런 식으로 얘기하시면 곤란하다”고 비꼬았다.
진 교수는 그러자 “아니다. 내가 계속 주장해왔던 것이 ‘이것은 상징적 구호에 불과하다, 하지만 정부에서 계속 이것을 거부하고 앞으로 나온 모든 정책이 그렇게 된다면 이 상징적 구호가 현실적 요구가 될 것이다’, 이런 것이 제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봤을 때 나온 의견”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주 의원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아니, 처음에 초창기에 건전한 시민 운동으로 나가다가 소위 주도세력들이 개입해서 정권 퇴진 그렇게 외쳐놓고 이제 와서 그게 진의가 아니었다고요?”라고 비아냥댔다.
진 교수는 이에 발끈해 “아니 그렇다면 한나라당은 과거에 정권퇴진운동 안했나?”라고 물었고, 주 의원은 이에 “우리는 정치집단이니까”라고 답했다.
진 교수는 그러자 “그럼 왜 천민 짓을 하시나요? 정치집단이? 시민들은 길바닥에서 화나면 그런 말을 할 수 있지만 그걸 정제된 언어로 요구하셔야 할 정치인들께서 왜 천민 짓을 하시고 이제 와서 남들이 그걸 한다고 천민이라고 하시나요?”라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주 의원이 당황한듯 “그것은...”이라고 답하려 했으나, 진 교수는 말을 끊으며 “그리고 또 한가지, 수준이 형편없는 네티즌들이 있다고 하셨죠?”라며 “비율로 따지면 수준없는 국회의원들이 더 많다”며 주 의원에게 융단폭격을 날리기 시작했다.
그는 “가령 예를 들자면 몇년전 국감기간에 피감기관과 폭탄주 마시면서 화끈한 대구의 밤문화, 광란의 밤을 이야기하시든 의원이 계셨는데요, 그런 분들에게는 촛불을 들고 길거리 나와 김밥 먹고 하는 이런 것들이 시시하게 느껴질 겁니다”라며 “그러면 대구의 밤문화 이런 것은 귀족문화고, 촛불을 들고 밤을 지새우고 정권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 이런 문화는 천민문화냐?”고 주 의원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렸다.
손석희 진행자가 이에 진 교수를 제지하려 했으나 진 교수는 아랑곳 않고 “그리고 또 하나, (주 의원이) 인터넷 실명제 확대하자고 했는데. 수준이 형편없는 네티즌들이 있다 했는데 어떤 사람들인가?"라고 물은 뒤, "뉴라이트 운동 하시는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님 말씀 인용하겠다. ‘고등학생들이 시작한 다음아고라를 어렵게 찾아가서 들어가 보았다. 아이들의 글이 프리존 토론방같은 이른바 우파웹진에 올라온 글들보다 훨씬 수준이 있음은 한눈에 보아도 알 수 있다’, 그 다음에 괄호 치고 뭐라고 하셨냐면요. ‘요즘 우파웹진의 글 수준은 아이들이 볼까 두려울 정도다’”라며 이상돈 교수의 글을 인용해 주 의원을 융단폭격했다.
주 의원은 융단폭격에 발언도 못하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주성영 “고려대녀, 대학생 아니다”, 10분 만에 ‘허위’로 판명
주 의원의 수난(?)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주 의원은 토론 말미에 반격을 가하려는듯 “진 교수께서 선량한 시민들이라고 말씀을 하셔서... 지난주에도 보면 이 프로에 서강대녀하고 고려대녀가 나와가지고 서강대녀가 못해서 반성문을 썼다고 하더라”며 “그런데 고려대 여학생 기억나시죠? 이게 그 여학생 프로필”이라고 사진이 담겨있는 한 장의 종이를 꺼내들었다.
그는 “이게 김지윤 학생인데. 고려대학교 학생이 아니다. 고려대학교에서 제적을 당한 학생인데, 이 이력을 보면 민주노동당 당원이다. 각종 선거에도, 대통령선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도 선거운동을 하고 정치인”이라며 “그런데 지난번 프로그램에 나올 때는 고려대학교 재학생으로 이렇게 나왔다. 이게 얘기가 되나"며 김지윤 학생과 MBC를 싸잡아 질타했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MBC 100분 토론에서 다음 아고라를 얘기를 해주고 광고를 해주고 있다”며 “다음 아고라는 중도적인 그런 평가에서는 객관적인 평가를 못받는 데다. 아주 '디지털 마오이즘'이 판치는 그러한 토론방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일반화시켜서 좋은 쪽으로만 해석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아고라와 MBC를 싸잡아 비난했다.
손석희 진행자는 이에 불쾌한듯 “다만 아고라와의 문제는 저희들이 해석을 부탁드리고 있는 상황이고, 저희가 광고 홍보를 한 바는 없기 때문에 그것은 중립적인 기관에서 판단을 하면 그 결과를 알려드리도록 하겠다”고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손 진행자는 이어 10분 뒤 “주성영 의원이 문제제기를 해 주셨는데 아마 저희쪽으로 전화가 온 것 같은데요, 아까 문제제기한 고려대 김지윤 학생, 복학됐다는 얘기가 있다. 제적됐다 복학돼 현재 학생 신분이라는 얘깁니다”라고 주 의원의 주장이 허위 사실임을 공지했다. 실제로 김지윤 씨는 이번 학기부터 복학해 멀쩡하게 학교를 다니고 있는 '고대생'이다.
주성영 “허위보도 근거로 인신공격했지만 잊겠다”, 진중권 ‘황당’
주 의원은 당황한듯 손 진행자가 토론을 끝내려는 순간 “토론 과정에서 진중권 교수께서 허위보도에 근거해서 인신공격을 한 점에 대해서는 제가 잊어버리겠다”며 진 교수의 ‘대구 밤문화’ 발언을 허위보도에 근거한 것으로 규정했다.
손 진행자는 이에 “뭐 잊어버리겠다고 하시니 알겠다”고 답했으나 패널로 나온 김종률 민주당 의원은 어이없다는듯 크게 웃었고, 진 교수 역시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주 의원을 한참 쳐다보았다.
20일 새벽 2시를 넘겨 끝난 '100분 토론' 직후, 시청자들과 네티즌들은 100분토론 게시판과 포털사이트에 수천개의 글을 올리는 등 폭발적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은 주 의원을 질타하는 글들. 주 의원은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며 단연 스타(?)가 됐고, 주 의원이 이 날 방송에서 언급한 '고려대녀', '마오이즘', '다음 아고라' 등의 용어도 실시간 검색어 10위권 안에 모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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