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농무부는 4일(현지시간) 미국산 쇠고기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주장하며 한국과 재협상은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이는 쇠고기 전면수입에 반대하는 한국민들이 대규모 장외집회와 인터넷 서명운동을 벌이고, 이에 야당들이 쇠고기 협상 무효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에 나서며 여당 일각에서도 재협상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는 데 대한 긴급 제동으로 풀이되고 있다.

미 농림부 차관 "미국 쇠고기 세계에서 가장 안전"

리처드 레이먼드 농무부 식품안전담당 차관은 일요일인 이날 오후 워싱턴 소재 농무부에서 이례적으로 한국특파원단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국내 및 해외 모든 소비자들에게 미국 쇠고기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며 "미국정부의 (광우병) 통제시스템은 효과적이며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수준의 안전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 자리는 식품문제만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이지 협상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다"라며, 재협상 가능성을 원천봉쇄했다.

그는 또 "미국 정부는 현행 협정이 한국 소비자들의 건강과 식품 안전에 대한 우려를 잘 대처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며 "협정은 식품 안전에 대한 우려가 확인됐을 때 미국의 시설을 감사할 수 있고 미국 농무부와 협력할 수 있는 한국의 주권에 관계된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며 지난달 18일 체결된 한미 쇠고기협정이 한국 주권을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한국 수출에 대한 기준요건은 과학에 부합하게 정해져 있고 국제수역사무국(OIE) 뿐만 아니라 미국의 기준은 식품 안전에 대한 어떤 우려가 확인됐을 때 전면적인 조사와 함께 즉각적으로 시정이 될 수 있도록 의무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버지니아의 한 젊은 환자가 인간광우병(vCJD)으로 사망했다는 최근 보도에 대해서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예비 조사결과, 이 환자가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하지 않았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모든 조사가 완료되면 공식적인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한인회 "미국내 한인 인상 안 좋아져"

이에 앞서 4일 뉴욕한인회(회장 이세목)도 성명을 통해 "재미동포들이 식용하는 쇠고기와 한국으로 수입되는 것은 동일한 것"으로 "한국 내 여론 내용이 사실이라면 적어도 미주 동포들 가운데 광우병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있었어야 한다. 미주동포들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라며 미국 쇠고기 안전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한인회는 "미주동포들은 광우병 쇠고기 섭취에 따른 피해가 아니라 오히려 한국에서 광우병을 거론하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일부세력 때문에 미국 내에서 한국과 한인들의 인상이 안 좋아지는 피해를 범동포적으로 입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며 한국내 비판여론 때문에 자신들이 피해를 입고 있음을 강조했다.

한인회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번 논란이 "현재 진행중인 FTA의 미 의회 비준에도 막대한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는 한미 양국의 경제활성화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한 양국 간의 우호증진과 협력관계 강화를 위한 자발적 움직임으로 이러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인회는 또 화살을 한국언론에게 돌려 "확실한 근거 없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한 본국의 일부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행태를 개탄한다"고 비난하며 "정부당국도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해서 제기되었던 의문점들에 대한 지금까지의 허위 내지는 잘못된 해석에 대해 올바른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욕한인회에 이어 로스앤젤레스 한인상공회의소를 비롯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지역의 여러 한인단체들도 5일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미국 쇠고기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기자회견을 갖기로 하는 등 미국내 한인단체들도 잇따라 한국의 쇠고기 전면 개방의 당위성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