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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봉승 "<대왕 세종><이산>, 막가고 있다"

"역사 사실 너무 왜곡. 짜증나고 답답" "작가 이래도 되는가"

대하소설 <조선왕조 500년>의 작가로 유명한 원로 극작가 신봉승(75)씨가 KBS의 대하사극 <대왕 세종>과 MBC 대하사극 <이산>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질타한 나선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두 드라마 작가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신봉승 "이래저래 봐도 짜증나고 답답한 것이 <대왕 세종>"

신봉승씨는 지난 2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띄운 '역사드라마가 막가고 있다'는 글을 통해 <대왕 세종>과 <이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특히 <대왕 세종>을 역사 사실 왜곡을 질타했다.

그는 우선 태종 이방원이 절대왕권 수립을 위해 장차 세종대왕에게 위해가 될 인물들을 친인척을 가리지 않고 철저히 숙청했음을 밝힌 뒤, “천하의 모든 악명은 내가 짊어지고 갈 것이니, 주상은 성군의 이름을 만세에 남기도록 하라"는 태종의 명언이 나올 수 있었던 당대의 '시대정신'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왕 세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질타하기 시작했다.

그는 "<대왕 세종>은 태종 시대가 함축하는 시대정신을 바로 읽지 못하고 있다. 가장 알기 쉽게 이야기하면 태종이 너무 한가하다"며 "이 시대의 신하들은 태종의 그늘에 있어야 하는 충실한 심부름꾼이어야 옳지만, 신하들은 무엄하게도 태종의 면전에서까지 임금을 무시하는 듯한 간언을 입에 담기도 한다. 당시의 태종에게는 용납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양녕대군이 큰 아버지(정종)가 총애하는 기녀에게 아우들이 지켜보는 백주대낮에 수작을 거는가 하면, 거처에까지 끌어드린다"며 "작가는 폐세자의 빌미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변명하겠지만, 폐세자되는 원인은 이같은 패륜이 아니더라도 실록에 상세하게 나와 있다"고 힐난했다.

그는 특히 "명나라 사신의 술상을 엎는 대목은 당시의 명나라와 조선과의 관계를 모르는 무지에서 기인되거니와 세자가 외교사절에게 그렇게 해도 무사할 수가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더 아찔한 대목은 정인지, 최만리 등이 모여서 정도전의 '삼봉전'을 읽는 비밀결사를 하는데, 여기에 세자가 참석한다"며 "삼봉은 태종에 의해 참살된 사람이고, 이로부터 4백 년이 지난 고종 때까지도 그의 이름조차 거명되지 못하였다는 사실을 작가는 알고나 있는지? 더구나 아직 죽은 지 10년도 되지 않았는 데 정인지와 같은 지식인들이 그런 사실을 모른다면 말이 되는가. 작가는 보다 더 상세하게 당시의 시대정신을 살필 줄 알아야겠다"고 힐난했다.

그는 총론적으로 <대왕 세종>에 대해 "이래저래 보면서도 짜증나고 답답한 것이 <대왕 세종>"이라고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이산> 작가, 정말 이래도 되는가"

그는 MBC의 <이산>에 대해서도 "<이산>의 경우는 비교적 성실하게 잘 만들어지고는 있는 역사드라마임에는 분명하다"고 상대적으로 호평을 하면서도 "그러나 법도에서 벗어나는 몇몇 장면의 과장이 작품 전체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정순왕후가 사복을 입고 궐 밖으로 나와서 조정중신들을 몽땅 불러 모으는 사가는 대체 누구집이며, 창덕궁에서 얼마나 떨어진 위치에 있는 지 도무지 석연치 않다"며 "그것이 한 번이라도 위험천만한 발상인데 정순왕후는 매회 그런 몰골로 궐 밖을 쏘다니고 있으니 딱하기 그지없는 노릇"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어느 날은 ‘주상과 세손 중에서 한 사람을 죽여야 할 것이라’고 당당하게 발설한다"며 " 작가에게 묻노니 ‘정말 이래도 되는가.’ 조선시대의 도덕적 규범을 이렇게 무너뜨려도 되는가. 더구나 국모로 자칭하는 중전의 입에서 이런 막말이 나와도 되는지…, 이래놓고도 드라마는 픽션이라고 강변할 수가 있는 지를 물어보고 싶다"고 질타했다.

그는 "더 긴말을 할 필요가 없다"며 "역사드라마는 국민 모두에 국사정신을 심어주는 데 이바지 하여야 한다. 바로 이 점이 역사소설이나 역사드라마를 쓰는 작가들에게 주어진 최소한도의 책무임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설혹 시청률이 높았다고 하더라도 그 작품이 국민들(시청자)의 역사인식에 해악을 주었다면 작가나 PD는 큰 죄악을 짓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겠다"는 경고로 글을 끝맺었다.

신봉승씨가 역사적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질타한 <대왕 세종> ⓒKBS

다음은 신봉승씨의 글 전문.

역사드라마가 막가고 있다

1. 역사적 사실의 기본틀을 무너뜨려서는 안된다

역사드라마를 보는 대부분의 시청자는 그 드라마가 사실(史實)과 어느 정도 가깝느냐에 관심을 두는 경우가 많다. 엄격히 따진다면 소설이나 드라마는 모두 픽션(虛構)을 구사하는 것이므로 역사적 ‘사실’과 똑 같을 필요는 없는 것이지만, 읽는 사람들이나 보는 사람들은 내심 그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역사적 사실을 터득하려는 마음이 작용하고 있어서 사실과 같았으면 하는 희망을 지워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역사를 소재로 한 소설이나 드라마는 ‘사실’과 얼마간 다를 수가 있겠지만, 그 시대가 지닌 ‘시대정신’은 달라서는 안 되고, 왜곡되어서는 더욱 안 된다. 우리의 현대사에도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등 집권자의 통치신념을 제시하는 포괄적인 시대정신이 있는 것처럼, 조선시대에도 집권자의 통치이념에 따라서 한 시대, 시대마다 어떤 형식이든 시대정신이 깔리게 마련이고, 바로 그것이 그 시대를 흘러가게 하는 근원적인 힘이 될 수밖에 없다.

2. 너무 막나가는 대왕세종

가령 KBS-TV에서 방송되고 있는 <대왕 세종>의 경우라면 태종시대의 ‘시대적 정신’과 이탈해서는 그 시대를 바로 이해할 수가 없다. 태종 이방원은 아버지 이성계를 도아 조선건국의 2인자나 다름이 없었지만, 세자책봉에서 제외되는 좌절을 겪으면서 스스로 집권하기 위한 야망을 불태우게 된다. 그리하여 나이어린 이복동생을 죽였고, 자신의 진로에 방해가 되는 동복형님까지 죽이면서 왕권을 손아귀에 넣었지만, 아버지 태조(이성계)와 는 상상을 초월하는 갈등을 겪으면서 왕권을 굳힌 사람이다.

왕위에 있으면서도 네 사람의 처남에게 사약을 내려서 죽게 하였고, 이에 대하여 울분을 토하며 항변하는 왕비(원경왕후)에게 거침없이 폐비를 입에 담으면서 10여 년 세월을 같은 궐 안(경복궁)에 살면서도 내왕없이 불목으로 일관하였으며,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서 세자(양녕대군)를 폐하여 죄인으로 내치기까지 하였다. 이때까지 조선왕조의 왕위계승이 장자로 이어지지 않았다하여 듣기 민망한 유언비어가 도는 데도 장자인 세자를 폐하는 태종의 독단에 우리는 주목하여야 한다.

충녕대군을 세자로 책봉하고 왕재로서의 가능성을 보이자 태종은 52세의 젊은 나이로 왕위에서 물러난다. 그것은 세종의 새 왕조가 확실하게 자리 잡을 때까지 후견인(상왕)이 되어야겠다는 그의 책임감의 발로이나 다름이 없다.

아니나 다를까. 북경에 사신으로 가 있던 세종의 장인이자 국구인 심온(沈溫)이 ‘왕명이 두 군데서 나오면 정치에 혼란이 있게 된다.’는 불공한 말을 했다하여 그가 압록강을 건너기를 기다려서 체포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라고 명할 만큼 단호하고도 혹독한 군왕이었다. 어린 왕비(소헌왕후)는 상왕전의 마당에서 아비를 살려달라는 석고대죄를 올렸어도 태종은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이런 사정으로 미루어 태종의 재위 18년과 상왕으로 있은 4년은 태평한 다음시대를 열기 위한 자기희생의 시기였기에 어렸을 때의 친구이자 마치 분신과도 같았던 최측근인 이숙번(李淑蕃)까지도 “내가 죽고 백년이 지나지 않거든 도성 안에 발을 들여놓게 하지 말라.”는 엄명을 내리면서 귀양에 처했다.

태종 이방원의 통치시대를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다음 시대의 장애물이 될 위험이 있는 자를 가려서 그가 어떤 자일지라도 가차 없이 버렸던 시대’였기에 자신의 뒤를 이은 22세의 어린 세종에게

“천하의 모든 악명은 내가 짊어지고 갈 것이니, 주상은 성군의 이름을 만세에 남기도록 하라.’

는 명언을 남길 수가 있었다.

KBS-TV의 <대왕 세종>은 태종 시대가 함축하는 시대정신을 바로 읽지 못하고 있다. 가장 알기 쉽게 이야기하면 태종이 너무 한가하다. 이 시대의 신하들은 태종의 그늘에 있어야 하는 충실한 심부름꾼이어야 옳지만, 신하들은 무엄하게도 태종의 면전에서까지 임금을 무시하는 듯한 간언을 입에 담기도 한다. 당시의 태종에게는 용납될 일이 아니다.

다른 한 편으로는 세자(양녕대군)가 드나드는 방은 어디에 있는 무슨 방인지가 분명치 않다. 당시의 정부기관인 이조, 예조, 병조, 호조 등과 같은 건물은 광화문 밖 육조관아에 위치해 있었고, 임금이 불러야 궁으로 들어갔으므로 거리 감각이 살아 있어야 당연한데도 그저 아무데서나 모이고 헤치고 하는 것이 민망하기 그지없다. 더구나 공무(公務)에 임하고 있는 세자의 거처(이 또한 애매하지만)에 궐밖에 있는 충녕대군이 사복 차림으로 들어와 앉아서 감 놔라 대추 놔라고 참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더구나 임금의 자리를 탐하고 있는 듯한 충녕의 언동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뿐만이 아니다. 양녕대군이 큰 아버지(정종)가 총애하는 기녀에게 아우들이 지켜보는 백주대낮에 수작을 거는가 하면, 거처에까지 끌어드린다. 작가는 폐세자의 빌미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변명하겠지만, 폐세자되는 원인은 이같은 패륜이 아니더라도 실록에 상세하게 나와 있다. 또 명나라 사신의 술상을 엎는 대목은 당시의 명나라와 조선과의 관계를 모르는 무지에서 기인되거니와 세자가 외교사절에게 그렇게 해도 무사할 수가 있을까. 더 아찔한 대목은 정인지, 최만리 등이 모여서 정도전의 '삼봉전'을 읽는 비밀결사를 하는데, 여기에 세자가 참석한다. 삼봉은 태종에 의해 참살된 사람이고, 이로부터 4백 년이 지난 고종 때까지도 그의 이름조차 거명되지 못하였다는 사실을 작가는 알고나 있는지? 더구나 아직 죽은 지 10년도 되지 않았는 데 정인지와 같은 지식인들이 그런 사실을 모른다면 말이 되는가. 작가는 보다 더 상세하게 당시의 시대정신을 살필 줄 알아야겠다.

게다가 동래부사의 딸과 염문을 풍기면서 동래에서 도성근처에까지 한약을 지으러 다니는 장영실의 몰골도 말이 되지를 않거니와 탕약 봉지를 들고 바닷물에 빠졌는데, 그 탕약봉지를 들고 서울에서 동래까지 걸어서 갔는데도 멀쩡하대서야 말이 되는가. 하기야 새로 지어서 갔다면 할 말은 없지만..., 또 동래부사가 장영실에게 가하는 체형은 지나친 것은 고사하고 사감의 발로가 아닌가. 이래저래 보면서도 짜증나고 답답한 것이 <대왕세종>이다.

MBC-TV의 <이산>의 경우는 비교적 성실하게 잘 만들어지고는 있는 역사드라마임에는 분명하나, 법도에서 벗어나는 몇몇 장면의 과장이 작품천체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정순왕후가 사복을 입고 궐 밖으로 나와서 조정중신들을 몽땅 불러 모으는 사가는 대체 누구집이며, 창덕궁에서 얼마나 떨어진 위치에 있는 지 도무지 석연치 않다. 그것이 한 번이라도 위험천만한 발상인데 정순왕후는 매회 그런 몰골로 궐 밖을 쏘다니고 있으니 딱하기 그지없는 노릇이고, 어느 날은 ‘주상과 세손 중에서 한 사람을 죽여야 할 것이라’고 당당하게 발설한다.

3. 작가에게 묻는다

작가에게 묻노니 ‘정말 이래도 되는가.’ 조선시대의 도덕적 규범을 이렇게 무너뜨려도 되는가. 더구나 국모로 자칭하는 중전의 입에서 이런 막말이 나와도 되는지…, 이래놓고도 드라마는 픽션이라고 강변할 수가 있는 지를 물어보고 싶다.

사도세자를 가운데 두고 영조와 세손(정조)을 거론하자면 무슨 일이 있어도 읽어야 할 사료가 있다. 조선조 3대 궁정소설이라 일컬어지는 작품가운 데 <한중록(閑中錄)>이 있다. 이 작품은 정조의 모후인 혜경궁 홍씨가 피눈물로 몸소 적은 것이기에 이 시대(영 · 정조시대)의 정항을 가장 정확하게 엿볼 수 있는 귀하고 가치 있는 자료이고도 남는다. 그러므로 역사의 흐름(사실)은 왕조실록 등의 사료를 살펴야 할 것이지만, <한중록>은 피해 당사자의 기록임으로 인물의 캐릭터를 설정하고, 시대정신을 엿보게 하는 귀중한 사료가 될 것으로 믿는다.

더 긴말을 할 필요가 없다. 역사드라마는 국민모두에 국사정신을 심어주는 데 이바지 하여야 한다. 바로 이점이 역사소설이나 역사드라마를 쓰는 작가들에게 주어진 최소한도의 책무임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설혹 시청률이 높았다고 하더라도 그 작품이 국민들(시청자)의 역사인식에 해악을 주었다면 작가나 PD는 큰 죄악을 짓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겠다.
박태견 기자

댓글이 5 개 있습니다.

  • 14 20
    관찰자

    이 양반이 옛날 야쿠자 이야기...
    이 양반이 옛날 재일동포 무슨 김머시기 야쿠자와 의형제 맺고, 야쿠자 얘기을 굉장히 미화했던 책을 내가 분명히 보았던 기억이 나네요. 아마도 1989년쯤 되나...
    글쎄 그 의형제 맺어던 오야봉 아니키(兄)는 아직도 건제하십니까^^
    무슨 이름이 가네마루 어쩌구 하던지... 출세한 살인자들^^

  • 21 17
    사람...이라는 놈 보아라.

    댓글쓴..'사람'...이라는 놈...보세요...
    야! 여기서 이명박이 왜 나오냐?
    이 초딩같은 수준의 인간아...
    너같은 놈들이 임수혁 가족들 맘 아프게 하고 그러는거야...
    말 함부로 하지말고 논점에 맞는 비평과 비판만 해라..알겠냐?

  • 15 20
    허리케인카터

    태종이 세종의 왕위계승에 걸림돌이 되는 친인척을 가리지 않고 숙청했다...
    아직 드라마의 전개가 이제 막 충녕대군이 국본으로서의 자질을 드러내고 있을 뿐
    본격적으로 세자가 된 것이 아닌데..그 이야기는 아직 이른거 같네여
    역사 왜곡이라 참 말들 하시는데, 역사서 그대로 하면 그건 다큐가 아닐까 싶네여
    역사의 큰 흐름은 지키되...그걸 재구성하는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네여
    물론 드라마라고 막 지어내면 안되지만...
    아참 대하소설쓰신분이..드라마가 역사왜곡이라고 비평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네여

  • 33 21
    사람

    야야야 봉승아니얼굴이 막나간다
    좀 ㅄ 드라마는 재미를 위해 만든거지 ㄷㅅ아 어 개념이 없어 그러고도 역사학가야??? 저런놈이 있으니까 우리나라가 이명박 같은 개 찌랭이 찐따 대통령이 당선되지

  • 23 16
    머털

    맞는 말씀
    요즘 사극을 보면 왜곡은 왜곡은 다반사고 극중에 사용하는
    언어나 음악을 보고 듣노라면 정말 황당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시간에 쫓기어서 짜임새가 허술해 진 것은 이해라도 하겠는데
    기본적인 자질이 부족해서 생기는 흠결이 너무도 역력하다.
    관련자들은 정말 공부를 한참 더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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