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자 최측근인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이 26일 당내 최대 이명박계 모임인 국가발전전략연구회 해산을 선언했다. 이 의원의 발전연 해체는 지난 24일 이명박 당선자와 독대후 나온 것이어서, 계파 갈등없이 내년 총선에 임해 압승을 거두겠다는 이 당선자의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재오, '당내 최대 이명박계' 발전연 자진 해산
이재오 의원은 26일 이날 여의도의 국가발전전략연구회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발전연 회원 중 국회의원 35명 가운데 26명이 이명박 후보를 지지해 이명박 당선자를 지지하는 조직처럼 비쳐진 것도 사실"이라며 "지금은 후보였던 이명박 후보가 당선이 됐는데 이 시점에서 발전연이 또 하나의 당내계파로 인식되거나 당내화합에 걸림돌이 되어선 안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해산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제는 오직 이명박 정부가 성공하고, 한나라당이 국민들로부터 더 많은 신뢰, 사랑을 받을 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제 정파들이 당선된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나로 화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우리들도 이 후보를 당선시켰다는 기득권도 버려야 한다고 판단돼 오늘 해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 등 향후 당의 진로와 관련, "당이 어떻게 가야할 지는 현재 당 지도부가 알아서 판단할 것이다. 토의종군하는 마당에 당의 진로를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고, 제가 나설 자리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고, '새 정부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이냐'는 질문에도 "저는 토의종군"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제 이명박 후보가 당선됐기 때문에 지금까지 걸어왔던 투쟁의 역사는 끝났다"며 "앞으로 당내에서나 정부에서 이재오 때문에 갈등과 분열이 생기는 일은 없을 것이고, 투쟁의 전선에서 앞장서 투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공천과정 등에 관여할 생각이 없음을 재차 분명히 했다.
그는 이경숙 인수위원장 발탁과정에 국보위 전력을 문제삼아 반대한 것과 관련해선 "당선자 사무실에서 당선자를 두 시간이 아니라 오랜 시간 만난 것은 사실"이라며지난 24일 이 당선자와의 독대 사실을 시인한 뒤, "이경숙 위원장은 개인적으로는 63한일회담 반대운동을 할 때 같이 해서 잘 아는 분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호불호는 없고, 다만 신군부 시절 그런 경력이 있었다는 것을 이야기한 것이다. 그러나 인선은 전적으로 당선자가 하실 일이고 나는 내 의견만 얘기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 간담회에는 발전연 대표를 역임했던 박찬숙, 공성진, 이재웅 의원을 비롯, 안경률, 진수희, 임해규 의원과 김해수 발전연 사무총장 등이 배석했고, 향후 발전연은 국회의원들은 모두 빠진 채 교수 등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연구회 형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재오 의원이 26일 당내 최대 이명박계인 발전련을 자진 해산했다. ⓒ연합뉴스 인수위원장 파문으로 이명박 당 장악력 강화, 박근혜 대응 주목
정가에서는 이명박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의 발전연 해산 선언은 최근 당권-대권 논란을 계기로 당내 계파간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는 데 대한 이 당선자의 질타와, 내년 총선을 계파간 갈등없이 치러 과반수이상 압승을 거둬야 한다는 이 당선자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당선자가 이 의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경숙 숙대총장을 인수위원장에 임명하고 당의 '정치인 인수위원장' 요구를 일축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 당선자의 내년 총선 압승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하며, 인수위원장 임명을 계기로 이 당선자의 당 장악이 본격화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한 최대 이명박계인 '발전련' 자진 해산은 연내에 예정된 이 당선자와 박근혜 전대표간 회동에서 박 전대표측에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요구하는 우회적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박 전대표측 대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