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5일 노무현 대통령의 이라크 파병 연장 결정에 대해 대통합민주신당은 물론 친노세력들까지 반대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 연말대선을 겨냥한 이중플레이가 아니냐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소위 친노파 의원들이 노 대통령의 제안에 맞춰주지 않는다면 노 대통령과 신당의 정동영 후보는 각기 역할을 분담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대선을 위해 파병 연장 문제를 이중플레이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음모론을 제기했다.
이 정책위의장의 음모론은 노대통령의 파병 연장 결정과 신당의 반대당론 확정뒤 한나라당 일각에서 나돌아온 의구심과 우려를 공론화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노대통령이 파병 연장을 결정하고 한나라당이 이에 지지 입장을 밝힌 반면, 신당과 민주노동당, 문국현 후보 등이 반대 입장을 밝힘으로써 보혁구도가 재연된 데 대해 뭔가 석연치 않다는 의구심을 제기해왔다. 국민 다수가 파병 재연장에 반대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보혁구도 재연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에게 감표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지난해 파병 재연장때 노 대통령 결정을 전폭 지지했던 신당내 친노세력들이 이번에는 파병 반대 입장을 밝히며 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을 보면서, 노 대통령과 신당이 이 후보를 곤경에 처하기 위해 이중플레이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됐으며 이 정책위의장이 이날 이같은 의혹을 공론화한 것이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보혁구도가 만들어진다 할지라도 현재 대선의 최대화두가 경제인만큼 이명박 후보 지지율은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정동영 후보쪽은 과거 지지층이 일부 재집결하면서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있다"며 "노대통령과 신당이 이중플레이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고 긴장감을 나타냈다.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이 노무현 대통령과 신당이 파병을 연말대선을 위해 악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