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판결문 전문] "원심, 법리 오해. 원심판결 전부 파기"
"허위사실은 선거인에게 주는 전체적 인상이 기준이어야"
[판결문]
판결을 선고하겠습니다.
2025도 4697 공직선거법 위반 피고인 이재명 상고인 검사 선고에 앞서 재판부 구성과 관련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겸직하는 노태악 대법관은 이 사건을 회피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노태악 대법관은 이 사건의 심리와 합의 선고 등 재판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이유의 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사건은 제20대 대통령 선거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자로 출마하였던 피고인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입니다.
검사는 피고인의 김문기 관련 발언과 백현동 관련 발언에 대하여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의 허위사실 공표로 공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제1심 법원은 김문기 관련 발언 중 골프 발언 부분과 백현동 관련 발언에 대하여는 유죄로 김문기 관련 나머지 발언 부분에 대하여는 무죄로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피고인과 검사가 항소하였고 제2심 법원에서 검사가 일부 공소사실을 변경하였는데 제2심 법원의 전부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검사가 제2심 판결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므로 대법원은 검사의 상고 이유를 판단합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인 김문기 관련 발언과 백현동 관련 발언에 대하여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에서 정한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은 선거에 당선될 목적으로 연설, 방송, 기타의 방법으로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후보자의 행위 등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한 경우에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허위의 사실은 진실에 부합하지 않는 사항으로서 선거인으로 하여금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성을 가진 것이면 충분합니다.
허위의 사실을 공표한 것인지는 표현의 객관적 내용과 전체 취지,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문구 연결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표현이 선거인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합니다.
피고인에 대한 공소 사실을 나누어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김문기 관련 발언 중 골프 발언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 봅니다.
제2심은 이 부분은 피고인의 인식에 관한 발언일 뿐, 행위에 관한 발언이라고 할 수 없거나 독자적인 의미를 가지는 발언 또는 허위의 발언이라고 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습니다. 제2심의 이 법원 판단은 수긍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김문기 관련 발언 중 골프 발언 부분에 대하여 봅니다.
피고인이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자로 선출될 무렵을 전후하여 대장동 도시개발 사업 특혜 의혹이 확산되고, 그 실무 책임자인 김문기와 피고인 간의 관계가 문제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피고인이 김문기 등과 함께 해외 출장을 가서 사진도 찍고 해외 출장 중에 김문기와 함께 골프를 쳤다는 취재의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이에 피고인은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김문기와 함께 해외 출장을 가서 얼굴은 봤겠지만 하위직 실무자여서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발언하고 골프 동반 의혹에 대하여 해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발언하였습니다.
“그리고 국민의 힘에서 4명 사진을 찍어가지고 마치 제가 골프를 친 것처럼 사진을 공개했던데 제가 확인을 해보니까 전체 우리 일행 단체 사진 중의 일부를 떼내가지고 이렇게 보여줬더군요. 조작한 거지요”라는 발언입니다. 검사는 제2심에서 공소장 변경을 통하여 골프 발언에 관한 공소사실이 피고인이 김문기를 알았는지의 인식이 아닌 골프 동반의 교류 행위에 관한 허위사실 공표임을 분명히 적시하였습니다.
피고인과 김문규의 골프 등반 행위는 당시 유동규를 포함하여 4인이 장시간 함께한 사교적 교류 행위인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과 김문기 간의 관계에 대한 의혹과 관련하여 선거인의 판단에 영향을 주는 독자적 사실로써 주요한 사실이지, 인식에 대한 보조적 논거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원심은 공소사실의 대상을 오해하고 법리를 오해하였습니다.
그리고 골프 발언은 문장의 내용과 구조, 사용된 어휘, 전체 취지 등에 비추어 마치 피고인이 골프를 친 것처럼 단체 사진 중의 일부인 사면 부분만을 떼어내어 보여준 것이다, 피고인이 골프를 친 것처럼 조작한 것이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피고인과 김문규의 골프 동반은 해외 출장 중의 일인데, 피고인은 김문기와 해외 출장 동행 자체는 인정하고 있습니다.
김문기를 하위직이어서 몰랐다는 피고인의 발언과 함께 이 골프 발언을 듣는 일반 선거인으로서는 피고인이 김문기와 해외 출장은 같이 갔지만 피고인이 김문기와 함께 간 해외 출장 기간 중에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는 않았다는 의미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런데 피고인은 김문기 등과 함께 간 해외 출장 기간 중에 김문기와 골프를 친 것이 사실이므로 이 골프 발언은 골프 등반의 교유 행위에 관한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합니다.
마지막으로 백현동 관련 발언에 대하여 봅니다. 피고인은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자로 선출될 무렵을 전후하여 정치권이나 언론 등으로부터 성남시장 재직 때 추진한 백현동 개발 사업과 관련하여 민간 업자에게 특혜를 주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습니다.
백현동 관련 발언 전날 서울특별시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 서울특별시장이 녹지 지역이던 백천동 부지를 민간 사업자가 매수한 이후에 준주거 지역으로 4단계나 용도지역 상향을 해주어 민간 업자에게 막대한 이익을 주었다는 특혜 의혹을 제기하였습니다.
이에 피고인은 그다음 날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 백현동 부지에 관한 용도지역 상향 특혜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미리 준비한 백현동 관련 발언을 하게 되었습니다.
백현동 관련 발언은 전날 서울특별시장이 국정감사장에서 들어보인 백현동 부지에 관한 4단계 용도지역 상향 특혜라고 기재되어 있는 패널과 동일한 패널을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 제시한 후 거기에 조작이라는 스티커를 붙이고 나서 피고인에게 제기된 백현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전반을 설명하면서 백현동 부지의 4단계 용도 지역 상향이 피고인이 준 특혜라고 하는데, 그것이 맞느냐는 취지의 하나의 주제에 관한 질문에 대하여 피고인이 한 하나의 답변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 발언입니다.
따라서 그 연결된 발언 전부의 내용이 일반 선거인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발언의 의미를 해석하여야 합니다.
당시 피고인에 대하여 제기된 의혹이나 질의자가 제시한 패널과 질의 모두 백현동 부지의 용도지역 상향과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백현동 관련 발언을 접하는 일반 선거인의 관심도 백현동 부지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피고인의 답변도 백현동 부지의 용도지역 상향과 관련된 발언으로 판단됩니다.
피고인의 백현동 관련 발언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국토부가 혁신도시법 제43조 제6항의 의무 조항을 들어 용도지역 변경을 압박하였다는 취지의 발언, 둘째, 국토부가 이 의무 조항에 따르지 않으면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하였다는 취지의 발언입니다.
이 발언의 내용을 보면 그냥 단순히 국토부의 압박과 협박을 받았다는 막연하고 추상적인 표현이 아니라 국토부가 혁신도시법 제3조 제6항 의무 조항을 들어서 했다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시하면서 이 조항이 적힌 패널을 제시까지 하고, 한 구체적 사실을 포함하는 진술로써서사실의 공표이지 단순히 과장된 표현이거나 의견 표명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의무 조항을 들어 압박하였다는 취지의 발언에 관하여 보면, 용도지역 상향은 성남시가 자체적 판단에 따라 추진한 것이었고, 용도지역 상향 단계에서 국토부가 성남시에 의무 조항을 들어 압박한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성남시가 먼저 국토부의 종전 협조 요청 공문이 혁신도시법 제43조 6항의 의무 조항에 근거한 것인지 상위 교역에 저촉됨에도 식품연구원의 요청대로 주거 지역으로 용도 변경이 가능한지 묻는 내용으로 국토부에 공문으로 질의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국토부는 종전 협조 공문은 혁신도시법 제43조 제6항의 의무 조항과 무관하고, 용도지역 변경은 성남시가 적이 판단하여야 할 사항이라고 성남시의 공문으로 분명하게 회신하였고, 그 후에도 국토부의 입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습니다.
김문기 관련 발언 중 골프 발언 부분과 백현동 관련 발언에 관한 원심의 판단에는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이 규정한 허위사실 공표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었습니다.
김문기 관련 발언 중 ‘골프 발언 부분’과 ‘골프 발언을 제외한 나머지 발언부분’은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합니다.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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