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첫 정책토론회후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대표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반대여론이 찬성여론을 앞서는 등 반대여론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 전시장 진영에 초비상이 걸렸다.
토론회 시청자, '반대' 50.2% vs '찬성' 32.1%
30일 박근혜 진영은 이 전시장에게 '대운하 맞짱토론'을 제안하는 등 거센 공세를 펼쳤고, 이명박 진영은 오전, 오후 두차례나 해명 기자회견을 갖는 등 적잖이 당혹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양 진영이 이처럼 상반된 모습을 보인 것은 여론조사 결과, 토론회후 대운하에 반대하는 여론이 찬성하는 여론이 앞서는 등 여론에 큰 변화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인 디오피니언(소장 안부근)이 29일 토론회가 끝난 뒤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한반도 대운하 건설 공약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찬성한다'는 응답은 33.8%인 반면 '반대한다'는 대답은 37.6%로 나타나 반대 의견이 3.8%포인트 더 높았다.
더구나 생중계된 방송 등을 통해 토론을 직접 지켜봤다는 유권자 사이에선 찬성 32.1%, 반대 50.2%로 격차가 무려 18.1%포인트로 벌어졌다. 이명박 전시장이 29일 토론회를 잘 못했다는 얘기에 다름아니다. 토론에 약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온 '이명박의 약점'이 노정된 셈이다.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앞서 지난 8일 동기관의 조사때 대운하 공약에 대한 찬성이 46.3%, 반대는 38.4%로 찬성여론이 7.9%포인트 앞선 것과 비교하면 여론흐름의 대변화가 아닐 수 없다.
한반도 대운하 설명회를 하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측은 "대운하는 이명박의 무덤이 될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측 "대운하, 이명박 무덤 될 것" 단언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이명박 캠프를 크게 당황케 하는 반면, 박근혜 캠프는 환호케 하고 있다.
박근혜 캠프의 한 관계자는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 "이 전시장의 대표 공약이자 '경제전문가' 이미지의 상징인 한반도 대운하가 29일 단 한차례 공개토론을 통해 그 허구성을 드러낸 셈"이라며 "대운하는 이 전시장의 대선 필승카드가 아니라 '이명박의 무덤'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박근혜 캠프는 이명박 캠프가 이미 거부입장을 밝혔으나 이 전시장측에 계속 '대운하 맞짱토론' 개최 압력을 가하는 등 압박공세를 펼친다는 방침이다. 박 캠프는 특히 이같은 정책검증 공세를 도덕성 검증으로 이어갈 경우 이 전시장과의 격차를 크게 좁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에 맞서 이 전시장측은 12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경제자문단 대운하 팀을 전면 가동하는 등 '대운하 수성'에 적극 나섰으나, 박 전대표뿐 아니라 홍준표 등 한나라당 군소주자, 열린우리당-민주노동당 등 여타 정당들까지 대운하를 집중포격하고 나선 양상이어서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