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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지구, 관측사상 기온 가장 높았다

美해양대기국, 올겨울 20세기 평균기온보다 0.72도 높아

북반구의 겨울에 해당하는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지구 전체의 평균 기온이 1880년 시작된 관측사상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나 지구 온난화에 대한 우려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교토의정서 거부한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역풍 전망

17일 <ABC방송>과 <사이언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해양대기국(NOAA)은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동안의 겨울철에 세계의 평균 기온은 20세기의 평균 기온보다 0.72도 높고, 과거사상 최고였던 2003&#12316; 2004년의 평균 기온을 0·07도나 상회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겨울철이 막바지인 2월의 경우는 사상 6번째로 높은 기온이었지만, 1월이 기록적으로 높은 기온을 보임에 따라 평균 기온을 크게 끌어올리면서 지구촌 관측 사상 기온이 가장 높은 북반구의 겨울이 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표의 평균 기온 역시 관측사상 가장 높은 수준이었고, 해수면 전체의 평균 기온은 1997&#12316; 1998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으며, 특히 북반구의 고위도지역에서 온도 상승이 급격하게 높게 나타났다.

미 해양대기국은 “해수면의 기온 상승은 지구 온난화에 따라 북극이나 그린란드에서 바다 얼음의 용해가 진행된 것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며 “평균 기온상승의 추세가 최근 더욱 빨라지고 있어 지구 온난화의 진행 속도와 영향에 대한 관심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온실효과로 ‘이상 난동’이라고 불릴 정도의 고온현상에 따라 북반구 대부분의 올 겨울 기온이 평년을 크게 웃돌았고, 유럽의 상당수 스키장이 문을 닫았으며 지구 온난화가 장기화될 경우 곡물가격 상승 등 인플레이션 압박을 가져와 경기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이 최근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 감축하고,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20%까지 확대하기로 한 데 이어 영국도 지난 14일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60% 감축하기로 하는 등 각국이 온실가스 규제에 나서고 있다.

특히 그동안 온실가스 배출에 대해 미국측에 동조해왔던 영국은 이번 조치를 통해 영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까지 26∼32%, 2050년까지 60% 의무적으로 감축하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장관들은 법적 책임을 지게 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해, 기업과 개인들이 미리 사업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발효 15년 전에 미리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담은 5개년 ‘탄소 예산’을 책정, 발표하도록 하는 등 강도 높은 규제에 나섰다.

또 전지구적 기상 이변 속에 ‘기후=안보’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국제적 수준의 공동 대응 방안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기후변화에 대해 “전쟁에 필적하는 인류에 대한 큰 위협”이라며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 국제기구협약 마련을 목적으로 한 기후정상회담을 오는 9월 개최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작년 11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개최된 유엔 기후변화 회의에서는 온난화로 인한 자연재해에 노출되어 있는 가난한 나라들을 온난화의 주범인 선진국들이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 경제 부문에서도 온실가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월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환경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고,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성이 기업의 화두로 부상하면서 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인 IBM은 천연자원의 보전과 쓰레기 감소를 목표로 투자하는 ‘그린달러’ 사업이 추진되는 등 환경과 기후 변화에 대한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번 미 해양대기국의 관측결과에 대해 <ABC방송>은 미국정부 내 공식기관의 조사 결과 지구 온난화의 진행 상황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그동안 교토의정서 등에 반대하며 온실효과 가스의 강제적 배출 삭감에 반대 입장을 고수해온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새로운 역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 방송은 특히 이같은 조사결과가 ‘국제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 패널’이 “온난화가 인간행위에 따라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수세기에 걸쳐 강력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 보고서를 낸 지 한달여만에 나온 공식조사 결과라는 점에서 국제적 파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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