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척간두 진일보’라는 강력 화두를 던진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15일 이명박-박근혜 진영의 ‘세몰이’와 ‘줄세우기’ 등을 구태정치로 규정한 뒤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명박 출판기념회도 질타

손 전 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21세기 동서포럼 초청 조찬강연회에서 “역사와 시대가 변하는데 아직도 현재에 안주하고 과거로 돌아가려는 리더십으로는 이 시대를 이끌 수 없다”며 “노무현 정권이 잘못한다고 우리 정치를 60, 70년대 권위주의 시대로 되돌려놓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세몰이와 줄세우기를 여러분들이 보고 있지 않나”라며 “젊은 국회의원들이 ‘너 여기 안 서면 공천 안 준다’고 은근히 협박받고 위협을 받는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그런 소릴 직접 들었다”고 이-박 진영의 줄세우기 압박을 강력비난했다. 그는 "이런 구태정치가 아직 횡행하고 낡은 정치 시스템이 공존하고 있다"며 "이게 권위주의 정치의 산물이고 유물인데, 이런 것들을 청산하지 않고 어떻게 나라를 새롭게 만들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전 지사는 강연에 시작하기에 앞서 인사말에서도 "출판기념회에서 주인공을 소개하듯 저를 소개했는데 이 출판기념회는 크지도 않고, 김영삼 전 대통령도 나오지 않았다"며 이명박 출판기념회를 빗대 가시돋힌 조크를 던지기도 했다.

그는 이어 “언필칭 경제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 중에 과연 국민들 앞에서 FTA 체결해야 한다고 똑똑히 얘기한 사람이 있느냐”며 “농촌 표 뺏긴다고 다른 그룹 표 뺏긴다고 다들 피하는 것 아니냐”고 이-박에 거듭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렇게 세상이 빠르게 발전하는데 50, 60년대 개발경제로 국민들을 현혹해서는 안된다”며 “지키는 게 최고의 선인양,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잘 사는 길인양, 이러헥 국민을 오도하는 리더십으로는 21세기 새 시대의 주역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대북정책 한 치 앞도 보지 못했다"

손 전 지사는 최근 한나라당의 대북정책 전환 움직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대북정책 수정에 대한 보도를 보고 미묘한 생각이 들었다”며 “불과 한달 전 6자회담 타결을 앞두고 내가 대북정책은 바뀌어야 한다고 했을 때 당과 언론의 반응은 어땠나”라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 국가정책 특히 남북평화정책과 관련해서는 미래를 보고 나가야 한다”며 “대북포용정책은 일시 전술이나 일시적인 대선 전략적 측면이 아니라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정신이자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조찬강연에 이어 오후에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중도개혁 신당 창당의 기치를 표방하는 ‘전진코리아’(공동대표 최배근 건국대 교수) 창립대회 출범식에 참석한다. 손 전 지사는 전날 관련보도가 나간 이후 행사 참석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다 이날 오전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