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수교를 위한 역사적인 '뉴욕 실무회담'이 6일(현지시간) 이틀간의 협상을 성공리에 종료, 북-미 수교 및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김계관 "이번 회담, 아주 건설적이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이날 오후 회담종료후 숙소인 맨해튼 밀레니엄플라자 호텔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회담에서 의견을 나누는 분위기는 아주 좋았고, 건설적이었으며 진지했다"라고 회담 결과에 대만족을 표시했다.
그는 그러나 "힐 차관보를 만나 조-미 현안 문제를 논의하면서 조-미관계 정상화를 위한 이러 저러한 문제들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면서도 "앞으로 결과에 대해선 두고 보라. 지금 다 말하면 재미 없다"며 구체적 협상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6일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회담결과에 대만족을 표시하고 있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 ⓒ연합뉴스
힐 "매우 유익한 회담. 북한이 먼저 우라늄 얘기 꺼내"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도 회담후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과 매우 유익한 회담을 가졌다"면서 "이번 회담을 통해 양측은 `2.13 합의'에서 60일간 이행토록 규정한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낙관적인 기대를 갖게 됐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회담 의제와 관련해선, "이번 회담에서 북한측과 양국간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고농축 우라늄 (HEU) 핵프로그램에 대해 "북한측이 먼저 언급했다"고 말해 북한이 매우 적극적으로 수교협상에 임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HEU 프로그램에 대한 '완벽한 해명'이 필요하며 추가적인 기술적 협의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전문가 수준의 협의를 갖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제외하는 문제와 외교관계를 수립하기 위한 깊은 논의가 있었다"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말해 상당한 합의가 도출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또 상호 연락사무소 설치에 대해 "연락사무소 설치는 미국과 중국의 수교과정에 성공적인 케이스로 작용했지만 북한이 이런 중간단계를 원하지 않고 있어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해, 북한이 곧바로 북-미 수교를 희망하고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회담에는 미국측에서 힐 차관보외에 빅터 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보좌관, 성김 국무부 한국과장 등이 참석해, 사실상 백악관이 직접 북-미수교협상에 관여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예견된 성공, 김계관 회담 앞서 "우라늄 포함 모든 핵 신고하겠다"
뉴욕 회담의 성공은 그러나 이례적인 게 아니라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김계관 부상은 회담 개최직전인 5일 오전 코리아 소사이어티에서 열린 비공개 세미나에서 "북한은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 문제를 포함해 모든 핵 프로그램을 투명하게 신고하겠다"고 밝혔다고 이날 세미나에 참석했던 도널그 그레그 전 주한미국대사가 밝혔다.
북한은 그러나 이미 베를린 회담 및 2.13 6자회담때 미국측이 고농축 우라늄 문제까지 한꺼번에 풀겠다는 입장을 미국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 한-미-일과 '한반도 평화협정' 협의 착수
이렇듯 북한이 전향적인 북핵문제 해결 입장을 밝히자, 미국정부는 북-미 수교와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에 적극 나섰다.
일본-중국을 거쳐 6일 방한한 존 네그로폰테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서울 남영동 주한 미대사관 자료정보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순방 의의에 대해 "중국과 일본을 방문하면서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해 당사국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전반적인 아이디어를 수렴하는 단계"라고 밝혀, 미국이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적극 추진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는 "(2005년 6자회담서 합의한) 9.19 공동성명은 한반도 비핵화 관점에서 볼 때 1953년에 체결된 정전협정을 대체할 수 있는 영구적 평화체제 협상을 위한 중요한 의지"라며 "이런 의지를 통해 이 지역에 안정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의 방북 가능성에 대해선 "현재로서는 구체적 계획이 없다"면서도 "현재 비공식 회담을 포함해 많은 외교적 활동이 진행중임을 감안하면 실무그룹 멤버가 평양을 방문한다 해도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해, 힐 차관보의 방북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