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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전율케 하는 '3월 위기설'

상대방 비하 괴문서, 의원성향 분석 문건 등 나돌아 '흉흉'

정의화 한나라당 의원은 22일 강재섭 대표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당 홈페이지에 띄웠다.

정 의원은 서한에서 작금의 이명박-박근혜 갈등을 "한나라당으로서는 근래에 보지 못한 위기적 상황"으로 규정한 뒤, "열린우리당의 파산,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설 등 언제 어디서 어떤 변화들이 폭발할 지 모르는 매우 중요한 시점에 '이제 다 된밥'으로 보고 한나라당의 강력한 두 후보와 그들을 따르는 의원들, 조직원, 후원인들 간에 골이 깊어지면 끝은 어찌될런지 과거 정당사가 말해주고 있지 않느냐"고 '한나라당 분당'에 대한 극한적 위기감을 토로했다.

한나라당에 확산되는 '3월 위기설'

이같은 위기감은 정 의원 혼자만 느끼는 게 아니다. 대다수 한나라당 의원들이 공감하는 위기감이다. 이같은 위기감은 정인봉-김유찬 폭로공세후 한나라당에 급속확산되고 있는 '3월 위기설'의 근간이기도 하다.

'3월 위기설'의 골자는 후보등록일인 4월11일이 되기 전에 이명박-박근혜 중 한사람이 당을 뛰쳐 나가 독자출마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행 선거법에 후보등록을 해 경선에서 패한 후에는 대선출마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혹자들은 말할 것이다. 지난해 연말 한나라당 대선후보 4명이 한자리에 모여 "경선결과에 승복한다"고 약속하지 않았느냐고. 그러나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경선결과에 승복한다고 말했지, 꼭 경선에 참가한다고 말하지는 않았지 않냐"고 반문했다. 경선전 탈당후 독자출마가 '말 뒤집기'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탈당후 독자출마'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는 분석인 셈.

한 공식행사장에서 이명박 전서울시장 연설을 박근혜 전대표가 차갑게 듣고 있다. ⓒ연합뉴스


금도를 넘어선 물밑공방

한나라당에서 '3월 위기설'이 이렇게 급속확산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이명박-박근혜간 '감정'이 치유불능 상태로 악화됐다는 점을 꼽는다.

이명박 캠프에선 정인봉-김유찬으로 이어지는 '이명박 검증'의 배후에 박근혜 진영이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박근혜측이 '이명박 죽이기'를 통해 전세역전을 도모하려 한다는 판단이다. 일각에선 한나라당에서의 '이명박 몰아내기'로까지 해석한다. 현재 이 전시장 지지율이 압도적이나, 탈당을 하는 순간 보수진영의 융단폭격을 받으면서 '한나라당 후보 박근혜'로 보수표가 집결할 것이라는 판단을 박캠프에서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 제기다.

반면에 박근혜 캠프에선 저급한 싸움을 시작한 쪽은 이명박쪽이라고 반박한다. 그 대표적 예로 지난달말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에게 뿌려진 박근혜 비하 '괴문서'를 꼽고 있다. "박근혜 의원이 결혼을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문서는 활자화할 수 없을 정도로 저급한 인신공격성 의혹 제기로 일관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명박-박근혜 갈등을 겨냥한 '제3의 세력'의 작품이 아니냐는 해석도 하고 있으나, 박근혜 캠프쪽 생각은 다르다.

이렇듯 양 진영은 이미 한쪽이 죽기 전에는 끝날 수 없는 극한싸움에 돌입한 양상이다.

'신 4자 필승론'

'3월 위기설'의 또다른 근거는 '신 4자 필승론' 확산이다.

'4자 필승론'은 1987년 대선때 김대중 후보진영에서 나온, '양김 분열'의 근원이 된 이론이다. 노태우-김대중-김영삼-김종필 4후보가 출마해야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었고, 실제로 이 이론대로 '1노3김'은 모두 출마했고 그 결과 노태우후보가 압도적 우위를 대통령에 당선됐다.

비슷한 논리의 '4자 필승론'이 지금 한나라당 대선주자들 주위를 맴돌고 있다. 이명박-박근혜가 결별해 출마해도 양쪽 모두에 승산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명박-박근혜 외에 범여권진영에서 단일후보가 나오고, 민주노동당에서 후보가 나와 4자 대결구도가 만들어진다 할지라도 '노무현 실정'에 대한 국민 심판여론이 워낙 거센만큼 범 한나라당 진영에서의 정권 탈환이 가능하다는 주장인 셈.

최근 일부 여론조사 결과도 이같은 '신 4자 필승론'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분당 대비한 의원 성향 분석 문서도 나돌아, "이명박대 박근혜=57대 55"

또다른 근거는 '당내 역학구도'다.

최근 여의도에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지지성향을 분류한 문서들이 또다시 나돌기 시작했다. 본지가 입수한 '한나라당 의원 지지성향 분석'이란 제목의 문건을 보면, 의원 한명한명마다 대선후보 누구를 지지하는가가 표시돼 있다.

결과는 흥미롭다. 총 1백27명의 의원 가운데 이명박 지지의원은 적극 지지 41명, 소극 지지 16명 등 도합 57명으로 분류돼 있다. 박근혜 지지의원은 적극 지지 43명, 소극 지지 12명 등 도합 55명으로 분류돼 있다. 기타 손학규 지지 3명, 원희룡 지지 2명, 고진화 지지 1명 등이다.

당내 역학에서 이명박-박근혜가 한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양 후보에게 줄선 의원들 모두가 목숨을 건 전쟁을 하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한쪽에 줄선 의원에게 대선후 몇달 뒤 치러지는 총선에 공천을 줄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이같은 지지성향 문건을 '살생부'로 명명하기도 한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당내 일각에서는 "박근혜가 되면 40%이상 물갈이, 이명박이 되면 그 이상 대폭적 물갈이가 될 것"이란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다.

과연 '3월 위기설'이 현실화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분열을 경계하는 범보수진영의 압박이 워낙 거세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한가지 분명한 것은 앞으로 3월말까지 한달여간 이명박-박근혜 양진영은 사력을 다한 전쟁을 벌일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명박-박근혜의 한가지 공통점은 '초인적 권력의지'를 가졌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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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4 3
    내가 봐도

    어렵겠던데
    이혼 직전 아닌가?
    방법이 있나?
    본인들도 그렇지만
    일단 한 팀이 잡으면 다른 팀은 작살나는 걸
    이명박도 김유찬에게 대해 후회하지 않는가
    이건 화합이고 뭐고 단결이고 뭐고
    되지 않을 소리..

  • 3 3
    올디

    짜고치는 고스톱에서 광 팔고 앉아계시는군요
    도대체 '설' 중에서 사실이 된 경우가 얼마나 있는지 궁금합니다. 무슨무슨 '위기설', '대란설', '설설설' 중에 말이지요. 그게 언론의 특성이기도 합니다만 도무지 이런 소설이 <뷰스앤뉴스>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는 정말 모르겠군요. <뷰스앤뉴스>의 재정적 도움에는 마이너스겠지만, 정당한 언론으로 바로 서려면 김행, 장성민, 이덕일 등을 먼저 구겨버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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