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봉 변호사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도덕성 검증 자료로 당 경선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서류가 이미 공개된 내용 외에 새로운 내용이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언론과 국민을 상대로 일종의 사기극을 편 셈이다.

"이명박 선거법 위반, 신문기사와 판결문이 전부"

경선관리위인 '2007 국민승리위원회'의 이사철 대변인은 15일 오후 국회에서 가진 회의 결과 브리핑을 통해 정인봉 변호사가 제출한 자료 내용을 전면 공개했다.

이 대변인은 "검증위원 4명으로 소위원회를 구성해 정밀검토한 결과 그 서류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5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은 내용과 당시 김유찬 비서관을 해외로 도피시켜 유죄판결을 받은 것에 관한 자료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 변호사가 제출한 자료는 대부분 판결문과 관련 신문기사, 인터넷 기사를 복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변인은 "선거법 위반과 범인도피 부분은 이미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종료하고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확정했기 때문에 더 이상 검증위에서 조사하거나 더 이상의 자료를 얻을 수도 없고, 그 필요성도 없어 이 문제는 더 이상 검증절차를 밟지 않고 종료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정 변호사가 제출한 자료를 모두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이 대변인이 공개한 자료는 <조선일보><동아일보> 등의 15대 총선 당시 이명박 선거법 위반 부분을 보도한 신문스크랩과 인터넷 기사 복사, 법원의 판결문, 판례 등이 전부였다.

이 대변인은 이날 공개한 자료가 당초 보따리의 서류보다 훨씬 적은 이유와 관련, "정인봉 변호사가 같은 내용을 4부 복사해 제출했기 때문에 양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정 변호사가 철저히 언론플레이를 했다는 지적인 셈.

이 대변인은 '정인봉 변호사는 등기부등본이 있다고 했는데 그게 다인가'라는 질문에 "김유찬 씨가 대표로 있는 (주)서울 IBC의 법인 등기부등본이었고 더 이상의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정인봉 변호사는 이같은 자료를 제출한 이유로 "아직 모르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많은 사람에 알리기 위해서"라고 말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김수한 위원장 "모욕감을 느꼈다"

김수한 경선준비위원장은 자료를 본 직후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했고, 맹형규 부위원장도 "황당하다. 태산명동서일필이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인봉 변호사가 이처럼 아무 내용도 없는 자료로 '폭로' 운운하며 언론과 국민을 상대로 한 사기극을 펼침에 따라 후보검증을 주장해온 박근혜 캠프는 역풍을 맞는 등 위기에 직면할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