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국 "조계종 승려들, 강남호텔서 일주일간 도박"
"한 스님이 양심선언하려 하자 회유하기도"
21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김 전 특보는 19일 <경향>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하는 동시에, 일부 스님들은 필리핀·마카오 등에 원정 도박을 다녀왔다고 주장했다. 이는 승려 도박을 검찰에 고발한 성호스님의 주장과 동일한 것이어서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김 전 특보는 “조계종 총무원은 도박 동영상 폭로가 벌어졌을 때 또 다른 고위직 승려들의 도박 문제까지 확대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했다”며 “당시 호텔 도박판에 함께 한 ㅇ스님이 양심선언을 하려 하자 회유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새로 취임한 호법부장 서리 정념 스님이 임명 하루 전날인 지난 14일 조계종 총무원의 지시로 KTX를 타고 ㅇ스님이 있는 경산의 한 절로 찾아갔다”며 “ㅇ스님에게 중앙종회 의원직을 제안하고, 가까운 ㅎ스님을 재무부장에 임명시켜주는 한편 올해 한 교구본사 주지 선거에서도 뜻을 반영해 주겠다고 설득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정념 스님과 ㅇ스님의 회동을 목격했던 한 스님 또한 “ㅇ스님이 자승 총무원장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취지로 장문의 편지를 써 정념 스님에게 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념 스님은 20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ㅇ스님과는 예전에 총무원에서 같이 근무해 잘 아는 사이로, 호법부장 임명을 통보받고 걱정도 돼 차도 마시고 신변 얘기도 할 겸해서 영천에 내려갔다”며 “스님과 한 시간쯤 얘기하고 난 뒤 올라올 때 쪽지를 줘 받아왔는데, 양심선언 같은 것은 아니었고 종단이 잘됐으면 하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ㅇ스님은 “총무원 일이라면 아예 내려오지 말라고 했다”며 “아끼는 후배여서 어려운 시기에 난제를 잘 풀라고 말했고, 총무원장 주변에 바른 소리 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그런 역할을 좀 하라는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영국씨와도 그런 얘기를 나눈 적이 없다”며 “할 말은 있지만 적절한 시기에 최근 해이해진 종단 기강에 대해 내 입장을 얘기하겠다는 것이지 폭로하고 음해하겠다는 것이 아니며, 지금 말하면 이해관계나 야심을 갖고 다투는 사람들 사이에서 휩쓸리니까 부처님오신날 지나서 한숨 돌리고 얘기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전 특보는 “총무원 부·실장 사퇴 후 주요 보직에 대해 14~15일 인사를 했으나 재무부장이 16일에 가장 늦게 새로 임명된 것도 이 같은 회유 작업에 시간을 쏟았기 때문”이라며 “도박 파문이 일어나기 전에도 승려들이 해외 원정 도박을 벌인 사건을 폭로하려던 한 스님을 회유하면서 경북의 한 사찰 주지 임명을 약속하고 그 전까지 한 달에 200만원을 주겠다고 약속해 서명을 받아냈다”고 주장했다고 <경향>은 전했다.
김 전 특보는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해야 할 일이지만 피해갔으면 했다. 피할 수가 없다. 그런데 부처님오신날이 다가온다. 무량한 복덕이나 무한한 자비광명을 바라지는 않는다. 다만 부처님께서 인과응보의 진리만 보여주시길 바란다. 나나 저쪽이나..."라고 자신의 폭로가 사실임을 강조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