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블랙리스트' 파동...박원순-김제동-윤도현
사측, 녹화까지 마친 '박원순 인터뷰' 무기한 방송보류 지시
YTN노조 공정방송추진위는 18일 오후 긴급 성명을 통해 오는 21일 방송할 예정으로 지난 14일 녹화까지 마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인터뷰에 대해 사측이 17일 갑자기 "인터뷰 대상이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방송 보류'를 지시했다.
사측이 밝힌 방송 보류 이유는 박원순 변호사가 이름조차 생소한 보수단체 대표로부터 탈세와 공금 횡령 의혹으로 고발됐다는 정보보고가 법조팀으로부터 올라왔기 때문이라는 것. 노조는 이에 대해 "혐의가 확정되지 않았고 수사가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한 개인으로부터 일방적인 고소나 고발을 당했다는 이유로 '방송 불가 판정'을 내리는 것이 합당한가"라고 반문했다.
노조는 또 "박원순 변호사 방송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사측의 시도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며 "당초 보도제작국에서는 박 변호사 섭외 보고를 받은 뒤 '아주 훌륭한 사람인데 잘 했다'며 환영했다고 한다. 그런데 '왜 박원순을 섭외했느냐?'는 윗선의 호된 질책을 받은 뒤 상황이 달라졌다. '정치적인 문제는 질문을 피한다'는 전제 아래 우여곡절 끝에 촬영이 성사됐지만 결국 방송은 좌절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더 나아가 "특정 인사 출연이 사측과 간부진에 의해 가로막힌 것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라며 "가수 윤도현 씨는 '노사모' 가입 전력을 이유로, 방송인 김제동 씨는 '나중에 정치할 사람'이라는 이유로, 김영란 전 대법관은 '퇴임한 사람을 왜?'라는 이유로 섭외가 좌절됐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노조는 "일부에서는 YTN에도 이른바 '블랙리스트'가 있다고 말한다"며 "완성된 '블랙리스트'가 있는 것은 아니더라도 한 가지는 분명해 보인다. '블랙리스트'가 계속 만들어져 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사측의 해명을 촉구했다.
다음은 노조 공추위의 성명 전문.
YTN판 블랙리스트 의혹…진실을 밝혀라
위클리 프로그램인 [정애숙의 '공감' 인터뷰]가 방송되지 못할 위기에 놓여 있다.
프로그램 개편 뒤 4회 방송을 마친 ['공감' 인터뷰]는 이번주 금요일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편 방송을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금요일 촬영을 마쳤고 편집과 제작을 시작하려던 어제(월요일) 사측이 갑자기 인터뷰 대상이 부적절하다며 '방송 보류'를 지시했다.
제작진은 방송을 불과 사흘 앞둔 상황에서 대체 인물을 섭외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방송은 '펑크'나고 다른 프로그램이나 일반 뉴스로 대체해야 할 상황이다.
사측은 왜 [박원순 상임이사 편] 방송을 막았을까?
제작진에게 밝힌 표면적인 이유는 이렇다.
박원순 변호사가 이름조차 생소한 보수단체 대표로부터 탈세와 공금 횡령 의혹으로 고발됐다는 정보보고가 법조팀으로부터 올라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측에 묻고 싶다. 혐의가 확정되지 않았고 수사가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한 개인으로부터 일방적인 고소나 고발을 당했다는 이유로 '방송 불가 판정'을 내리는 것이 합당한가?
더구나 고발인은 지난해 말 일간지에 박원순 변호사를 비방하는 광고를 냈던 사람 중 한 명이다.
당시 고발인은 희망제작소와 아름다운재단의 후원금 유용 가능성을 주장하면서 세무조사 실시 등을 요구했다.
일부 언론은 보수단체들이 '박원순 변호사의 결식제로 캠페인'에 타격을 주기 위해 비방성 광고를 냈다며 비난했다.
이번 고발 내용도 당시 광고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방송 보류' 지시를 내린데 분명한 의도가 감춰져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사실 [박원순 변호사 편] 방송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사측의 시도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당초 보도제작국에서는 박 변호사 섭외 보고를 받은 뒤 "아주 훌륭한 사람인데 잘 했다"며 환영했다고 한다.
그런데 "왜 박원순을 섭외했느냐?"는 윗선의 호된 질책을 받은 뒤 상황이 달라졌다.
"정치적인 문제는 질문을 피한다"는 전제 아래 우여곡절 끝에 촬영이 성사됐지만 결국 방송은 좌절된 것이다.
사측은 왜 박원순 편 방송을 막으려는 것일까? 일부에서는 정치적인 편향성을 이유로 든다.
그러나 박 변호사는 지난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과 민주당, 무소속 후보 등 당적을 가리지 않고 본인의 소신에 따라 두루 지원했다.
야권으로부터 끊임없이 '러브콜'을 받아 왔지만 정치권에 정식으로 발을 들여 놓은 적이 없다.
기부 문화 확산과 창조 기업가 양성, 깨끗한 풀뿌리 민주주의 구현 운동 등에 앞장서고 있다.
'공감 인터뷰' 제작진의 섭외 의도도 이런 것이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방송 부적격' 사유라는 말인가?
새해 예산안 날치기 처리로 결식아동지원 예산이 '0원'이 된 것을 비판하며 결식 아동 돕기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 '눈엣가시'라는 것인가?
특정 인사 출연이 사측과 간부진에 의해 가로막힌 것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가수 윤도현 씨는 '노사모' 가입 전력을 이유로,
방송인 김제동 씨는 "나중에 정치할 사람"이라는 이유로,
김영란 전 대법관은 "퇴임한 사람을 왜?"라는 이유로 섭외가 좌절됐다.
도대체 누구를 섭외하라는 말인가?
정부.여당과의 친밀도를 기준으로 출연 인사를 정하라는 말인가?
"박원순 대체 인물을 섭외 못하면 결방해도 좋다"고 했다는데 차라리 프로그램을 폐지하라. 그것이 백 번 낫다.
일부에서는 YTN에도 이른바 '블랙리스트'가 있다고 말한다.
완성된 '블랙리스트'가 있는 것은 아니더라도 한 가지는 분명해 보인다.
'블랙리스트'가 계속 만들어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이 그렇게 두려운가?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대상은 '권력'이 아니라 '시청자와 국민'이어야 한다.
사측은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
2011년 1월 18일
YTN 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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