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초대 국방보좌관을 지낸 김희상(61) 박사가 전시 작전통제권 회수 논란과 관련, 미국의 작통권 조기 이양 통고는 노무현 정부에 대한 미국 여야의 반감 때문이라며 "이미 한미동맹은 끝났다는 인상"이라며 주한미군의 추가 철군을 예견해,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미정보관계자가 '다음 정권에 미루지말고 현정권에서 하라'더라"
청와대 재직시절부터 전시 작통권 회수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온 김 전 보좌관은 31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안보상의 상호의존도가 과거 그 어느 때 보다도 높고 다차원의 집단안보, 협력안보가 일반화하고 있는 그런 시대"라며 "시대가 달라져서 거의 온 세계가 다 같이 공유하는 체제요 방법인 데 어떻게 우리만 주권문제라고 봐야 한다는 것인지 나는 그걸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박사는 작통권 회수 논의 시작 시기와 관련, "2003년 초에 그런 논의가 한두번 있었지만 표면화돼 가지고 나오기 시작한 건 2004년 9월"이라고 밝히기도 햇다.
그는 미국의 조기 이양 움직임에 대해선 "미국은 일본과의 동맹 강화만으로는 동북아를 관리하기에 좀 부담스러워서 가급적이면 한국과의 적절한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싶기는 하나 미국이 (요즘) 좀 불편하다. 그래서 이런 불편한 속내 때문에 최근에 이렇게 서두르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태도를 보면 그 정도가 아니라 아예 그렇게 정책결정을 끝낸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걱정이 든다"고 진단했다.
김박사는 여기에 덧붙여 "내가 얼마 전에 미국 한 고위 정보관계자가 왔길래 불러 갖고 ‘야, 그거 한미 관계라고 하는 건 어떤 정권차원의 문제가 아니고 한미 양국이 국가차원에서 영구히 잘 가꾸어나가야 할 관계인데, 왜 이렇게 어딘지 모르게 감정적으로 나오는 것 같은 분위기냐’ 그랬더니 이 친구가 ‘할 테면 다음 정권에 미루지 말고 현 정부 책임 하에 하거라, 이런 뜻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더라"고 미국측 불만을 전하기도 했다.
김희상 전 노무현대통령 국방보좌관이 한미동맹 파탄 위기 및 주한미군 추가 철군을 예견해 파문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동맹은 이미 끝났다는 인상"
그는 또 최근 럼즈펠드 미국방장관이 북한의 대남 위협을 무시하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서도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벨 연합사령관은 북한이 얼마나 위협적인가 하는 것을 강조해왔는데 말을 확 바꾼 거 보니까, '이 사람들 정말 한국에서 손을 털기로 마음을 굳힌 것이 아닌가' 조심스럽다"라며 "미국은 한국에 대한 냉소나 불만도 없어졌고 오히려 평온한 표정이지만 이미 동맹은 끝났다는 인상"이라는 최근 미국 의원들과 접촉한 인사의 전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한미동맹 파탄 여부는) 9월 정상회담에서 증명이 되겠지만 이거 정말 너무 서투른 접근이 실수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마저 앗아간 것이 아닌지, 은근히 염려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주한미군 추가 감축할 것"
김 박사는 결론적으로 "한미 양국의 동맹을 이어주던 중요한 연결고리이자 그동안 한미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결합돼서 함께 한반도 주변 안보를 관리해오던 핵심적 시스템(한미연합사)을 파괴하는데 한미동맹이 그대로일 수는 없다"며 한미동맹 약화를 예견했다.
그는 또 주한미군 추가감축 여부와 관련해서도 "주한 미군의 임무나 기능이 축소돼서 굳이 주둔해야 될 이유가 없어지는데 그러지 않아도 병력부족으로 많은 곤란을 겪고 있는 미국이 뭐 때문에 막대한 주둔비용까지 물어가면서, 또 자기들 표현대로 하자면 환영받지도 못하는 그런 한반도에서 노닥거리고 하겠냐"며 "미국이 설사 이 단계에서 문서로 보장하고 한다 하더라도 오늘 당장이 아니라는 것이지, 내일은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한미군 추가감축을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