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최시중 보면 '조선시대 망나니' 떠올라"
"엄기영, 절대로 스스로 물러나선 안돼"
정연주 전 사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공개서한을 통해 "오늘, 엄 사장 당신에게 편지를 쓰게 된 까닭은 당신이 처해 있는 지금의 상황, 당신이 가슴 저미게 느낄 고뇌와 고통, 북풍 휘몰아치는 허허벌판에 내동댕이쳐진 것 같은 외로움을 제가 지난해 비슷한 처지에서 절실하게 경험한 터여서, 그 고뇌와 고통, 외로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서"라며 "지금 당신이 받고 있는 천근 무게의 사퇴와 해임 압박, 그 방면에서는 제가 선배니까요"며 공개서한을 쓰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어 자신이 해임된 과정과 관련, "조중동과 한나라당의 사퇴, 해임 압박은 2007년 말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 그 강도를 달리했습니다. 그 과정의 자세한 이야기는 앞으로 역사에 증언을 할 것입니다만, 참 험한 꼴 많이 겪었습니다"라며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라는 최시중 방통위 위원장은 당시 KBS 김금수 이사장을 만나기만 하면 '정연주 때문에 못해먹겠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면서 사퇴 압박을 가했다고 전해들었고, 감사원, 검찰, 국세청, 이사회 등이 총동원되어서 정연주 참수 작전을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시중 방통위원장을 정조준, "최시중 방통위원장, 이분 요즘 보면, '방통' 위원장 자리를 '방송대통령' 자리로 착각하는 것 같아요. 마구 칼을 휘두르고 있어요. KBS는 색깔 없는 방송으로 만들겠다, MBC의 정명을 찾아주겠다, EBS를 어디 하고 합치겠다, 뭐 이런 이야기들을 마구 쏟아내고 있지요"라며 "이 정권의 오만함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인 것 같습니다"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더 나아가 "이분을 볼 때마다 조선왕조 때 참수형을 집행한 '망나니'가 떠오릅니다"라며 "칼을 마구 휘두르면서 사람 목을 자르잖아요?"라며 원색적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그는 이어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엄 사장에게 "개인적으로 힘들고, 온갖 모욕과 비난과 인신공격이 당신에게 가해지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라며 "그러나 그것을 견디어 내야 하는 것이 바로 MBC 사장이 지금 이 시점에 우리 역사 앞에서 감당해야 하는 책무라고 여겨집니다. 그리고 그것을 고통으로 받아들이지 마시고, 역사의 축복으로 받아들입시오"라고 격려했다.
그는 "그들이 무슨 짓을 하더라도 결코 스스로 물러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라며 "최소한 저들의 야만성과 폭력성을 폭로하기 위해서라도, 그래서 그러한 것들이 역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포클레인으로 당신을 강제로 들어낼 때까지 그 자리에서 의연하게 버티셔야 합니다"라며 절대 자진사퇴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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