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 이임사 "정권은 짧고 인권은 영원하다"
뉴라이트 제성호, 김진홍 등 후임으로 거론
안경환 위원장은 이날 이임사를 통해 "인권의 길에는 종착역이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가 결의를 통해 채택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설립과 운영의 원칙을 존중하고 국제사회의 우려에 경청하기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선진사회를 기치로 내걸고 압도적인 국민의 지지로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1년 반이 지난 이날까지 그 장점이 만개하지 않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의 수장으로서 느낀 소감은 적어도 인권에 관한 한, 이 정부는 의제와 의지가 부족하고 소통의 자세나 노력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해 1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과도하게 높아진' 인권위원회의 위상을 '바로잡기' 위해 법적으로 독립기관인 위원회를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변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여 국내 인권옹호자들의 반발은 물론 국제사회의 엄중한 경고를 받았다"며 "또 지난 3월 말에는 '효율적인 운영'이라는 미명 아래 적정한 절차 없이 유엔결의가 채택한 독립성의 원칙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기구의 축소를 감행함으로써 또 다시 국제사회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고 구체적 사례를 들어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그렇게나 많은 나라의 시샘과 부러움을 샀던 자랑스러운 나라였던 대한민국이 근래에 들어와서 모두가 손가락질하는 부끄러운 나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있다"며 "지난해 7월 고국을 방문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내뱉다시피 던진 충격적인 고백을 생생히 기억한다. '국제사회에 나가보니 내가 한국사람인 것이 부끄러웠다'는 유엔수장의 솔직한 고백이 곧바로 국제 인권지도에 기록된 우리나라의 현 주소가 아닐까 싶다"고 반 총장 말을 빌어 정부를 힐난하기도 했다.
안 위원장이 이임을 하면서 후임이 관심사를 모으고 있으나, 뉴라이트 출신의 제성호 인권대사와 김진홍 뉴라이트 고문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이들이 실제로 임명될 경우 또 한차례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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