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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플레이션 위기, 금리 내려라" vs "묶어라"

미연준 추가 금리인하-이명박 정부 출범에 한은 고심

저성장-고물가라는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 위기가 눈앞 현실로 다가오면서 한국은행의 금리정책을 놓고 논쟁이 불붙었다.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쪽과,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내려선 안된다는 쪽이 맞붙기 시작한 것.

금리 인하 주장은 은행들 출자기관인 한국금융연구원에서 제기됐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일 <최근 저상장.고물가 압력 하에서의 통화정책방향> 보고서에서 "세계 경기둔화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해 우리 경제가 `저성장, 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스태그플레이션 위기를 인정한 뒤, 대안으로 "경기회복과 물가안정이란 상반된 정책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는 없는만큼 현 상황에서 통화정책은 금리를 인하하는 방향으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한은이 물가안정을 위해 특별히 긴축기조를 유지하지 않더라도 이미 긴축상황은 전개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즉 수출 수요 감소와 교역조건 악화로 인해 총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데다 경상수지 적자 확대 및 외국자본의 이탈로 인해 국내로 유입되는 해외부문의 본원통화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국내외 금리차 확대를 또하나의 이유로 꼽았다. 미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우리나라만 현재 금리 수준을 장기간 유지하면 재정거래 목적의 외국인 채권매수자금이 더욱 늘어나고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 또 경상수지 적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국내외 금리차로 인한 원화 강세 기조와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현대경제연구원은 2일 <최근 물가급등의 주요요인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금리 동결에 무게를 실었다.

연구원은 "지난해 3.4분기 이전 2%대 초반에 불과하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4.4분기 3%대를 넘어선 이후 올해 1월에 전년동월대비 3.9%에 이르고 있고 특히 서민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올해 1월 5.1%로 급등했다"며 "최근 국내 물가 급등이 이같이 해외요인과 비용인상 요인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국내 요인이나 수요 요인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억제에 효과가 있는 금리인상을 하기보다는 '중립적 금리정책'을 통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리 동결에 무게를 실은 제언.

연구원은 아울러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와 중국 올림픽 특수 종결로 세계경제의 동반침체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부는 재정지출 확대와 감세 등 확장적 재정정책과 원화가치의 급격한 절하를 막는 미세조정 위주의 환율 안정정책을 써서 경기급랭을 방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이같은 논쟁속에 아직까지는 금리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스태그플레이션 위기가 도래한 마당에 금리인하라는 미봉책에 연연하다가는 90년대 금리를 제로(0)까지 낮췄음에도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한 일본의 전철을 밟을 위험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미연준이 이달 또한차례 대폭 금리인하를 예고한 데다가 이명박 새정부가 출범하면서 성장쪽에 무게를 두는 쪽으로 정책기류가 바뀔 가능성이 농후해 금리 정책을 둘러싼 한은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박태견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3 2
    마약

    내리면 또 부동산 폭등이냐?
    아님 돈들이 핫머리로 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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