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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특수', 강남 아파트-대운하 땅값 들썩

강남 재건축 계속 상승, 대운하 선착장 예정지 투기 움직임

'이명박 당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2주 연속 상승하는 등 아파트값이 본격적으로 꿈틀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대운하가 지나갈 지역의 땅값이 크게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는 등 집값, 땅값이 벌써부터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강남아파트 7주만에 상승 반전

20일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14~20일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아파트 값을 조사한 결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01% 올라 2주 연속 상승했다. 이명박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강남권, 성동구 등 수혜 예상 지역 아파트값이 올랐기 때문.

지역별로는 재개발 기대감으로 금천구(0.08%), 성동구(0.05%), 은평구(0.02%) 등이 상승했으며, 재건축 기대감으로는 강남 일대 재건축 아파트값이 계속 상승세를 탔으며 특히 강남구(0.06%)가 7주만에 상승세로 반전했다.

강남구는 재건축 아파트가 대선 이후 용적률 상향조정 등 규제완화 기대감에 일제히 올랐다. 매도자들이 기대감에 매매가를 높이고 있고 매수세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개포동 주공1단지 59㎡가 3천4백만원 오른 14억5천만~15억원, 대치동 은마 102㎡가 1천만원 오른 9억7천만~10억5천만원이다. 앞서 재건축 아파트가 많은 송파구의 경우 이미 상승세로 반전, 1억원이상 오른 아파트들까지 출현한 상태다.

성동구는 왕십리뉴타운 일대가 소폭 상승했다. 역시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자 재개발이 각광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대감이 증가한 것. 하왕십리동 금호베스트빌 109㎡가 1천5백만원 오른 3억6천만~4억3천만원, 극동미라주 89㎡가 5백만원 오른 2억3천5백만~2억9천만원.

최대 관심사는 압구정동 매머드 재건축

강남 재건축 아파트단지 가운데 특히 주목을 끄는 지역은 강남구 압구정동의 대규모 구현대 아파트단지. 이는 이 지역 주민들이 참여정부 시절 추진하다 좌절된 초고층 매머드 재건축 사업이 이명박 정부 출범시 허용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이명박 당선자가 서울시장 시절이던 2005년 2월,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현대 1∼7차와 10차 단지인 압구정아파트지구 2주구 주민들은 13, 14차 단지를 제외한 나머지 아파트들을 1개 대단지로 묶어 재건축하는 내용의 개발기본계획 변경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기존 51개동을 23개동 최고 60층의 초고층 탑상형 아파트를 짓고, 단지내에 골프장과 학교, 학원 등을 설립한다는 '한국판 베버리힐즈'로 불리던 야심찬 계획.

강남구 의회를 통고한 이 계획은 서울시 허가까지 통과했으나 당시 강남 아파트값 폭등을 우려한 건교부의 막판 반대로 무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은 정권이 바뀌면 재건축 허가가 나올 것이란 기대감에 오를대로 올랐다. 부동산포털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1차(215㎡)는 2004년 12월 13억7500만원에서 3년이 지난 12월 현재 28억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어 이 기간 104%의 가격 상승률을 보이는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금 강남에선 "이제 파워팰리스 시대는 갔고 압구정 현대 시대가 올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 정도로 최근 압구정동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이명박 대운하, 항구도시-선착장 예정지 일대 땅값 꿈틀

지방 건설경기는 지금 최악의 상태다. 미분양대란으로 많은 건설업체가 이미 도산했고, 도산할 업체들이 줄 서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명박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특히 이명박 당선자의 대표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한반도 대운하'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당선자가 반드시 추진한다는 의지를 여러차례 드러내 추진이 확실시되고 있다. 한반도 대운하는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경부운하를 큰 골간으로 영산강 호남운하, 금강의 충청운하, 안동운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명박 선대위는 대선기간중 운하계획를 밝히며 운하가 통과하는 9곳을 항구도시로 개발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직접적으로 언급한 곳은 광주(광역시), 대구(광역시), 여주(경기), 충주(충북), 밀양(경남), 나주(전남), 구미(경북), 문경(경북), 상주(경북).

<닥터아파트>는 20일 이명박 시대에 예상되는 4가지 부동산 시나리오를 언급하던 중 한반도 대운하와 관련, "구체적으로 언급된 지역의 땅값이나 집값의 급등이 예상된다"며 "실제로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후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 후보지로 언급됐던 천안, 아산 아파트값은 2003년 한해동안 각각 33%와 24%가 올랐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벌써부터 건설업계와 정치권 일각에 출처불명의 선착장 입주예정지 등의 계획서 등이 나돌며 투기심리를 부추키기 시작했다는 사실. 대운하 계획 확정에 앞서 개발이익 환수 등의 강력한 조치가 선행되지 않을 경우 또다시 전국 땅값이 들썩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는 상황이다.

한반도 대운하 예정도. 벌써부터 일대 땅값이 꿈틀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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