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이재명 때문에 민주당 도덕적 감수성 퇴화"

"민주당 크게 승리 못할듯". '각개격파' 위기 비명계 구심점 자처

2023-11-18 15: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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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대표에 대해 "본인의 사법 문제가 민주당을 옥죄고 그 여파로 당 내부의 도덕적 감수성이 퇴화했다"며 강도높게 질타, 민주당 내홍이 재연되는 양상이다.

앞서 최측근 윤영찬 의원이 김종민, 이원욱, 조응천 의원과 함께 '원칙과상식'을 만들 때 이 전 대표가 그 취지에 공감했다고 밝힌 데 이어, 이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를 직격하고 나서면서 총선을 앞두고 '각개격파 위기'에 직면한 비명계의 구심점 겸 방파제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 전 대표는 18일자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지지도가 안 오르는 이유에 대해 “이제까지 국민이 봐왔던 민주당과 다르고, 국민 일반이 가진 상식과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국민이 좀 질려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잘못했으면 바로바로 사과해야 하는데 그런 것이 굉장히 둔화한 것 같다"며 "지금 민주당은 웬만한 건 뭉개고 지나간다. 패널들이 텔레비전 나와서 그걸 또 오히려 옹호한다. 이런 게 국민을 질리게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에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보나?'는 질문에 “영향이 크다고 봐야 한다"며 "본인의 사법 문제가 민주당을 옥죄고 그 여파로 당 내부의 도덕적 감수성이 퇴화했다. 당내 민주주의와 다양성이 억압되고 정책이나 비전을 위한 노력이 빛을 잃게 됐다. 이런 현상이 전방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며 이 대표를 강도높게 질타했다.

이어 "노력을 안 하는 건 아닐 텐데 잘 보이지 않는다. 사법적 문제가 다른 것을 가리는 현상이 장기화하고 있다. 이것을 해결하지 못하고 그대로 가고 있다. 굉장히 심각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대표가 자신의 체포동의안 부결을 촉구한 데 대해 "굉장히 인상적으로 민망했던 국면"이라며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서 공언했을 정도면 지켰어야 옳다”고 강력 비판했다.

그는 총선 전망에 대해선 “여당이 이기지는 않겠지. 잘 모르지만. 그런 일이 없겠지만, 여당이 이기게 되면 윤석열 정부가 다시 폭주하게 될 것 아닌가. 그런 비극은 막아야 한다"면서도 "그렇다고 민주당이 크게 승리할 것 같지도 않다”고 내다봤다.

이같이 판단하는 이유에 대해선 “그렇게 국민이 막 열광하는 상태가 아니지 않은가. ‘좋다’고 지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라도 지지하지 않으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되겠나’ 하는 지지자들도 있다. 후자의 지지자들에게 응답해야 할 텐데, 그만한 매력이나 신뢰감이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3세력'의 진출 가능성에 대해선 “역대 총선 평균보다는 더 많을 것 같은 느낌은 든다. 여론조사에서 ‘지지 정당 없다’는 응답자가 많다. 직접 만나보면 꽤 공고하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무당층마저도 진영화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조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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