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송갑석 떠나며 "나는 자기증명 거부한다"

"비루하고 야만적인 고백과 심판, 남아있던 국민기대 날려버릴 것"

2023-09-25 10:2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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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5일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며 "저는 자기증명을 거부한다. 비루하고 야만적인 고백과 심판은 그나마 국민들에게 한 줌의 씨 종자처럼 남아있는 우리 당에 대한 기대와 믿음마저 날려버릴 것이기 때문"이라며 친명계를 직격했다.

송갑석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 마지막으로 참석해 "모두가 실패한 자리에 성찰과 책임을 통한 수습과 모색은 처음부터 없었고 분노와 증오의 거친 말들만 난무하고 있다. 급기야 우리 당 국회의원들은 가결이냐, 부결이냐를 고백함으로써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려 있다. 증명하지 않는 자, 증명하지 못한 자, 증명이 불충분한 자의 정치생명을 끊는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저는 자기증명을 거부한다"며 "그것이야말로 양심과 소신에 기반한 제 정치생명을 스스로 끊는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차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답하겠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양심과 소신에 따라, 민주당의 심장 호남의 국회의원으로서 국민과 당원,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과 관련해선 "메말라 버린 신뢰, 실종된 리더십, 빈약한 정치적 상상력 등 우리 당의 현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나며 걸림돌로 작용했다"며 "저의 실패였고 지도부의 실패였으며 168명 민주당 국회의원 모두의 실패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시 국민의 시간"이라며 "지금 민주당은 미증유의 혼란과 위기를 겪고 있지만, 우리가 그 위기를 지혜롭게 이겨낸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결국 국민이 판단할 것이다. 68년 민주당 역사가 그러했다. 저는 다시 민심의 바다에서, 극단의 정치로부터 소외된 국민의 고단함과 불신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민주당을 다시 세우는 길에 당원 동지 여러분과 함께하겠다"며 '민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퇴임사를 끝냈다.

이에 대해 정청래 최고위원은 회의 마무리 발언을 통해 "‘모두를 사랑하는 것은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모두가 잘못했다는 것은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다’라는 말과 같은 말이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조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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