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공세'에 코스피 2.2% 급락, 환율 11.6원 급등
코스닥은 3.67% 급락. 최종구 "금융보복 타격 없다"에도 불안감 확산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6.42포인트(2.20%) 급락한 2,064.17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2,060선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6월 5일 이후 한달여만에 처음이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68포인트(0.89%) 내린 2,091.91로 거래를 시작하더니, 일본정부의 2차 보복 경고에 한국정부가 적극 대응 방침을 밝히는 등 '강대 강' 대결 구도가 뚜렷해지자 점점 낙폭을 키웠다.
삼성전자(-2.74%)와 SK하이닉스](-1.46%) 등 반도체주가가 외국인 매물로 낙폭이 컸고, LG화학(-2.68%), 현대차(-2.12%), POSCO(-1.62%) 등 다른 대형주식들도 일본의 2차 보복 우려에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낙폭이 더 커, 전 거래일보다 25.45포인트(3.67%) 급락한 668.72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올해 1월 8일의 668.49 이후 약 6개월의 최저 수준이며 하루 낙폭은 작년 10월 29일(-5.03%) 이후 최대였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60원 급등한 1,18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발표 전에 장중 1,140원대까지 떨어졌던 환율이 수직상승을 거듭하는 양상이다.
최종규 금융위원장은 이날도 일본의 금융 보복을 허더라도 우리나라에 미칠 타격이 미미하다고 주장했으나 시장 불안은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최 위원장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세미나 참석후 기자들과 만나 "일본 금융보복이 현실화하더라도 취약한 부분이 나타나거나 그럴 우려가 매우 작다"며 "금액 자체가 크지 않고 우리가 얼마든지 대체조달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지난 5일에도 출입기자들과 오찬간담회에서 "일본이 국내 은행이나 기업에 신규 대출 및 만기 연장(롤오버)을 안 해줄 수 있는데 그런다 해도 대처에 큰 어려움이 없다"며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달리 지금 우리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은 안정돼 있어 일본이 돈을 안 빌려줘도 얼마든지 다른 데서 돈을 빌릴 수 있다. 기업에 대한 엔화대출이 중단돼도 충분히 다른 보완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주식·채권시장에서 투자자금 회수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으나 (현재 투자된 일본 자금의 규모를 고려해볼 때)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말 현재 미쓰비시파이낸셜그룹, 미쓰이스미토모, 미즈호, 야마구찌 등 일본계 4대은행의 국내 총여신은 18조2천995억원으로 반년새 2조7천억원 넘게 줄었다. 국내 외인 지점의 총 여신이 78조원 규모임을 고려하면 일본계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27%로 중국계(34%)에 이어 두번째다.
금융통화당국 전직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1997년 IMF사태 때도 그러했듯 일본은 세계금융시장에 갖고 있는 막대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막후에서 '보이지 않는 공세'를 펼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이 불안감을 느끼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국수출이 타격을 입으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급속히 축소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느낄 공산이 크다"며 "일본이 노리는 최종 목표는 금융시장일 가능성이 높다"며 철저한 경상수지 관리 필요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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