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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김승연은 존경받지 못할 기업인"

"담보만 갖고 돈 빌려주면 그게 전당포지 무슨 금융기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처음으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요즘 신문에 나는 사건처럼 존경받지 못할 기업인도 있지만"

이 전 시장의 이같은 비판은 4일 오전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한국산업기술대에서 가진 시흥상공회의소 주최의 조찬 간담회에서 한국기업인들이 온갖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선전하고 있다고 격려하는 과정에 나왔다.

이 전시장은 이날 특강에서 "한국같은 악조건에서도 기업을 잘 해나가는 기업인이 있다. (외국기업인들은) 규제, 간섭이 이렇게 많은 나쁜 조건이면 이 만큼 할 수 없다"며 기업인들의 노고를 칭찬한 뒤, "또 애국행위를 함에도 존경을 받지 못하고 있다. 물론 요즘 신문에 나는 사건처럼 존경받지 못할 기업인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하는 나라라면 최고의 대우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 기업인"이라고 말했다.

김승연 회장을 '존경받지 못할 기업인'으로 분명히 규정한 것.

보복 폭행에 대한 이 전시장의 입장 표명은 열린우리당이 연일 자신과 박근혜 전대표에게 이에 대한 입장표명을 요구하는 공세를 펴는 데 대한 우회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한화 입장에서 보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유력 대선주자로부터도 직격탄을 맞은 난감한 양상이다.

김승연 한화회장을 "존경받지 못할 기업인"으로 규정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 ⓒ연합뉴스


"대학교수들까지 노조 만들려 하니..."

한편 이 전시장은 이날 특강에서 노조문제를 집중거론하며 노조에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인도에 가보니,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노조가 강한 나라인데 요즘 잘 나가는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노조가 어떻게 돼 있나 봤더니 법률적으로 노조를 하게 돼 있는데도 안 만든다고 하더라"며 "토요일에 근무하는 경우도 시간 외 수당을 어떻게 하냐고 했더니 그들은 '우리가 연봉으로 계약했지 시간당으로 계산받는 노동자인가'라며 안 받겠다고 하더라"로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우리의 경우 대학교수들이 노조를 만들 수 있는 법안을 최근 국회가 내놓았고, 소위에서 통과됐다고 한다"며 "우리는 대학교수가 노조를 만들려고 하고, 인도는 대학을 졸업한 회사원이 연봉 받는 우리가 무슨 노동자냐며 노조를 만들 수 없다고 하는데 우리나라가 반대로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서울시장 재임 시 지하철 노조의 파업을 예로 들며 "이 문제는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며 "결과적으로 우리 간부들이 기관사 훈련을 받게 만들고 일부 소방대원에게 기관차를 모는 연습을 하라고 해 파업했을 때 이들을 동원했다"고 노조와 싸워 이긴 전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담보만 갖고 돈 빌려주면 그게 전당포지 무슨 금융기관"

이 전시장은 이밖에 중소기업인들이 대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에 대해 "우리나라 금융은 너무 철저해 담보가 없으면 안 된다"며 "담보만 갖고 돈을 빌려주면 그게 전당포지 무슨 금융기관인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금융기관은 기업의 정성, 과거 살아온 양심, 품격 등을 평가한 후 망하더라도 한번 더 돈을 줘 돈을 받을 수 있을지 신용조사를 해야 하는 것이지, 사람 쳐다보고 결정하는 게 금융"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만나 경선 룰 얘기할 필요 있나"

한편 그는 강연이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날 오후 열릴 예정인 박근혜 전 대표 등과의 회동과 관련, "잘해보자고 덕담하자는 것"이라며 "싸우지 말자, 앞으로 잘해보자 뭐 이런 얘기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경선 룰 관련 얘기를 할 생각은 없는가란 질문에 그는 "후보가 그런 얘기를 할 필요가 있나. 그런 건 실무자들이 하는 것이지"라고 말해 이날 회동에서 논란이 될 만한 얘기는 나오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시흥=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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