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직원 부친 "내 아들 자살 아니다. 얼굴에 상처투성이"
2015년 국정원 민간인 해킹 관련 '마티즈 자살사건' 의혹 재부상
임 과장은 2015년 7월 18일 오후 12시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화산리의 한 야산 중턱에서 자신의 마티즈 차량 안에서 번갯불을 피워놓고 숨진 채 발견됐다.
임 과장은 이날 오전 4시50분께 출근을 한다며 집을 나섰지만, 임 과장의 부인은 오전 10시께 남편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관할소방서에 실종 신고했다. 차량 안에는 국정원 해킹프로그램 사건이 민간인 사찰과는 무관하다는 내용과 가족에게 전하는 유서가 발견됐고 사건은 자살로 마무리됐다. 국정원은 당시 임 과장 사망 다음날 마티즈를 신속 폐기처리하는 등 석연치 않은 대응을 보여, 야권에서는 강한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13일 CBS <노컷뉴스>에 따르면, 임과장의 아버지 임희문(80) 씨는 12일 전북 익산시 용동면의 한 마을에서 <노컷뉴스> 취재진을 만난 "이런 자살은 없다. 얼굴을 보면 안다"며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아들의 얼굴에 상처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서 놀랐다"며 "몸이 저렇게 당할 정도면 뼈까지 상했을까 걱정돼 오죽하면 감정(부검)을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간단하게 유서 쓰고 잠들게 하는 방법이 있을 텐데 왜 몸뚱이에 상처가 있고 얼굴에 안 터진 곳이 없냐"며 "나만 본 것이 아니라 아들 염(시신을 씻고 수의를 입히는 일)을 한 사람들도 대번에 알아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유족이 아들의 시신에 접근하는 것도 차단돼 어머니와 며느리는 숨진 임 과장을 보지도 못했다고 전했다.

유족이 이처럼 억울하고 분한 일을 당했지만, 2년 가까이 침묵한 이유는 외압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장례식 당시 A경찰서에 근무한다는 경찰이 '만약에 아버님의 이유와 조건이 있어 (상황이) 뒤집어지게 되면 말썽이 되니까 좀 생각할게 있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며 "협박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손녀(임 과장 딸)가 육사에 들어가 있으니 앞으로 피해가 있을까 걱정돼 덮으라고 한 며느리의 만류가 한 원인이었다"며 "그때 만약 며느리가 손녀 얘기를 하며 다독거리지만 않았어도 바로 폭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들의 죽음은 자살이 아니다"라면서도 "세상이 바뀌었다지만 이렇게 말하면 또 무슨 일을 당하지 않을까 그게 걱정이다"며 여전히 불안한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임 과장이 연루된 '이탈리아 해킹프로그램(RCS)을 이용한 민간인 사찰 및 선거개입 의혹'은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의 13개 조사 대상중 하나여서, 향후 국정원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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