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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이벤 사임 거부에 대만정국 혼란 심화

“1심 유죄면 사임” 천 총통 발언에 야당-국민 연일 시위

부인 등 일가 친척 및 본인의 비리 의혹으로 전방위 하야 압력을 받고 있는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이 향후 공판 일정이 불투명한 가운데 "1심판결에서 유죄가 나올 경우 하야하겠다“며 즉각 하야를 거부, 대만정국의 혼란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만에서도 '피플 파워'가 폭발하며 헌정 중단사태가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낳고 있다.

천 총통 “국익 위해 비밀 외교업무 밝힐 수 없다”

6일 <로이터통신> <마이니치(每日)신문> 등에 따르면 천 총통은 5일 저녁 TV를 통해 “총통부 기밀비(國務機要費)를 유용하지 않았으며 일부 기소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법부가 결백을 밝혀줄 것으로 믿으며, 1심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내릴 경우 즉각 사임하겠다”고 천명, 연일 이어지는 국민들의 하야요구 시위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사임하지 않을 뜻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는 천 총통이 하야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법정투쟁을 계속해나가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는 점에서 사임을 요구해온 국민당 등 야당과의 대립이 격화되는 것이 불가피한 데다, 향후 공판 개시 일정도 불투명해 대만 정국은 당분간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고 이들 언론은 전했다.

천 총통은 이날 총통부에서 총통부 비서장 천탕산(陳唐山), 부비서장 류스팡(劉世芳), 줘룽타이(卓榮泰), 공공사무실 주임 리난양(李南陽)이 배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이 총통부 기밀비 1천4백여만 대만달러(약 4억5천만원)를 유용했다고 기소, 대만의 이미지가 실추된 데다 민진당에게 심각한 손해를 안기고 이로 인해 사회가 들끓고 불안해진 데 대해 국민과 민진당에 심심한 사과의 뜻을 전한다”며 “대만의 국익을 위해 일부 비밀 외교업무에 대해 밝힐 수 없으며, 대(大)를 위해 소(小)를 버릴 각오”라고 말했다.

그는 이 회견에서 “대륙이 대만에 대해 각종 압력을 가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많은 비밀 외교활동을 일일이 설명할 수 없으며, 총통이 검사에게 기밀외교에 대해 보고한 필요도 의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천 총통은 검찰 당국의 ‘사적 유용’이라는 지적에 대해 “외교에 영향을 주는 극비 사항이기 때문에 용도는 밝힐 수 없다”며 “지금까지 매년 회계심사를 받았다”며 야당 등의 지적과 달리 사용용도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거취와 관련 “3심 확정을 기다릴 필요 없이 1심에서 유죄판결이 나오면 곧바로 사임한다. 지위에 미련은 없다”라고 밝혀 당분간 사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으며, 그동안 검찰 기소에 대해 헌법 규정에 따른 현직 총통의 불기소특권으로 면책됐다는 점에서 사임할 경우 사직과 동시에 동시에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이 통신은 지적했다.

앞서 천 총통은 검찰 기소장에서 자신과 부인 우수전(吳淑珍)이 1천4백80만 대만달러를 5년간에 걸쳐 유용했다고 기소한 것과 관련, “이 같은 액수는 1년에 3백만 대만달러(8천5백50만 원)에 미치지 못하며, 나 자신이 진정으로 부패했다면 그렇게 했겠느냐”고 반문한 뒤, “헌법이 총통에 대해 형사기소 면제 특권을 부여하고 있지만 자신은 부패조사에 성역이 없다는 자세로 조사에 응했다”고 밝혔다.

천 총통은 “총통에 취임한 이후 봉급을 절반으로 줄였기 때문에 1년 13개월 반 동안 5백50만 대만달러의 봉급이 감소됐다”며 “6년 간 감소액은 3천3백만 대만 달러”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타이베이에서는 4천여명의 시위대들이 천 총통의 사퇴를 촉구했고 전날 저녁에도 1만명의 시민들이 타이베이 및 가오슝 등에서 시위를 벌였다. 야당인 국민당과 친민당은 천 총통의 사퇴 요구 목소리를 높이면서 제3차 총통 파면안의 제출 준비에 들어갔다. 그동안 타이베이에서는 천 총통에 대한 사퇴 요구가 늘면서 대만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던 9월 중에는 매일 1백만명 가량이 참여한 촛불 심야 시위 등이 연일 벌어졌다.

이와 관련, 국민당 등 야당은 7일 파면안을 입법원(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며, 이 파면안에 대해 그동안 여당인 민진당과 연합해온 대만 단결연맹(대련)도 찬성할 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대만정국의 앞날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김홍국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2 3
    중산

    대만이 한국보다 낫네
    4억불 퍼준놈도 무사한데 4억5천가지고 그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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