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 4대강사업자 "우린 못봤는데, 시력이 좋으시네"
멸종위기종 표범장지뱀-단양쑥부쟁이 서식지 파괴
SBS <8뉴스>는 13일 4대강사업이 진행중인 경기도 여주 남한강변의 도리섬을 찾아 멸종위기종의 서식지가 파괴중인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보도를 보면, 풀잎 사이로 얼룩무늬가 선명한 표범장지뱀이 나타났다. 표범장지뱀은 우리나라와 중국에 사는데 갈수록 숫자가 줄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희귀종이다.
그런데 이곳에 조성되고 있는 생태공원이 오히려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었다. 강폭을 넓히기 위해 섬 테두리를 파내고 있는데, 표범장지뱀이 주로 사는 곳이 바로 이 강변이다.
문제는 공사를 진행중인 건설사측이 사전 생태조사를 형식적으로 한 결과, 이곳에 장지뱀이 있는 지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공사관계자는 "여기서 표범장지뱀 보신 적이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취재진이 이에 "전 오면서 봤는데, 쉽게 보이던데요"라고 묻자, 이 관계자는 "시력이 좋으신가 본데, 저희들은 아직 못 봤습니다"라는 황당한 답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남한강 중류에만 사는 멸종위기종 단양쑥부쟁이도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대체서식지로 옮기기 위해 일당을 받고 나선 할머니들은 잡초 뜯듯 뜯어내고 있었다.
한 할머니는 "캐시는게 뭐냐"는 취재진 질문에 "모르겠네요. 우리도. 무슨 나무라던가 나도 잊어버렸네"라고 말했다.
황민혁 녹색연합 간사는 이와 관련, "현재 서식처들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멸종위기종이 된 건데, 거기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와 대책없이 공사를 진행하면 멸종위기종이 죽으라는 소리밖에 안 되는 것"이라며 정부를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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