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아프간 파병했다간 이태리 전철 밟을 수도"
"아프간은 이제 전 지역이 위험", 아프간 재파병 우려
이상돈 교수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우리 정부가 미국의 요청에 따라 아프가니스탄에 군대를 파병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탈리아는 현재 아프간에 2천800명의 군대를 파병한 상태로, 탈레반의 끊임없는 공격으로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도 폭탄테러로 6명의 군인이 사망했었다. 이처럼 희생이 잇따르자,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미국의 추가파병 요청을 일축하며 도리어 기존병력 철수 방침을 밝혀 미국과 충돌을 빚고 있다. 최근에는 이탈리아가 자국군의 안전을 위해 극비리에 탈레반 지도자들에게 돈을 건네왔다는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 교수는 이처럼 아프간에 파병한 선진국들이 미국의 추가파병 요청을 외면하고 아프간에서 발을 빼기 위해 부심하는 와중에 한국의 아프간 재파병이 '제2의 이탈리아화'를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 교수는 특히 최근의 아프간 전황과 관련, "아프가니스탄은 이제 전 지역이 위험한 상태에 빠져 있다"며 "아프가니스탄의 서부 지역은 이란의 영향력 하에 들어가 있다고 한다. 타지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 자체가 이란의 영향권 하에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더 나아가 "아프가니스탄은 말할 것도 없고, 이제는 파키스탄이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파키스탄 서부 지역에는 아프가니스탄 다수 인종인 파슈툰 족이 살고 있는데, 이 지역은 탈레반의 영향에 들어 있다고 한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그는 아프간 전황을 이렇게 심각하게 만든 주범이 '부시의 네오콘'임을 날카롭게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에 미국은 이란과 이라크가 대립관계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란과 이라크라는 두개의 '악마'가 서로 싸워야만 사우디 아라비아 등 친미 중동국가를 지킬 수 있다고 보았던 것"이라며 "당시 이란이 조종한 테러로 레바논 주재 미국 대사관이 폭파되고 또한 레바논에 파병한 미 해병대원 250여명이 이란이 사주한 테러로 사망했지만, 그럼에도 레이건 행정부는 이란을 군사적으로 압박하지는 않았다. 당시는 소련 등 동유럽 공산체제가 온전했기 때문에 미국은 이란과 전쟁을 할 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조지 부시 행정부 들어서 단순한 이데올르기를 갖고 있던 네오콘들이 무모하게 이라크와 전쟁을 벌여서 후세인을 제거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한심한 것이었다"며 "이라크의 중앙정부는 이란과 내통하는 시아파가 장악했고, 북부의 쿠르드 족은 원래부터 이란과 친한 관계에 있다. 미군이 철수하기도 전에 이란의 영향력이 이렇게 커진 것"이라며 네오콘들의 '단순무지'가 오늘날 아프간 등의 위기를 초래한 주범임을 분명히 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