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숙 시인 "YS, 여든 넘었으니 책 좀 뒤적여 보길"
YS의 '환란 책임 전가' 등에 따가운 일침
김 시인은 이날자 <한국일보>에 쓴 '김영삼 전 대통령께'란 글을 통해 "지난 주 월요일부터는 SBS라디오 '한국현대사 증언'에 출연하여 '집권비망록'을 들려주고 계신데 자기 합리화와 책임 전가가 실소를 자아낸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무엇보다 IMF 외환위기 사태를 언급하시며 경제가 나빠지기 시작할 때 '나는 상당히 걱정을 했는데, 경제부총리나 경제특보 같은 사람들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고 하신 것, IMF 사태를 초래한 책임의 '최소한 65%'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있다고 하신 게 재미있다"며 YS의 황당한 책임전가를 비꼬았다.
김 시인은 또 김대중 전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6억달러의 천문학적 돈을 줬다는 YS의 비난에 대해서도 "김정일에게 주었다는 6억 달러도 '천문학적' 액수라고 할 수는 없다"며 "'천문학적'이라는 표현을 쓰려면 둘째 아드님 현철 씨를 구속되게 만든 1997년 한보 사태 때의 부정대출액처럼 수조 원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라며 YS의 치부를 건드렸다.
그는 더 나아가 노무현 전대통령이 곧 형무소로 갈 것이란 YS 발언에 대해서도 "지금 국민의 분노와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노 전 대통령 가족이 저지른 것으로 알려진 부정은 그 이전 대통령들과 가족들이 저지른 비리까지 상기시키며 냉소와 자포자기를 부추긴다. 이런 판국에 그런 과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신 분이 자꾸 추임새를 넣으시니 안타깝다"며 "차라리 '나도 아들 단속을 제대로 못했는데 남의 일에 무슨 말을 하겠는가'라고 하셨으면 적잖은 국민의 공감, 나아가 존경까지 사셨을지 모른다"고 따가운 일침을 가했다.
그는 또한 YS가 자랑하는 '문민정부의 위업'에 대해서도 "유감스럽게도 우리국민은 아직 '문민정부'가 장기적 비전 없이 취한 조처들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며 "'세계화' 구호가 불 붙인 영어열풍은 영어교육을 15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시켰지만 우리의 토플 성적은 세계 최하위권이고, 1996년 서둘러 가입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한국은 좋지 않은 일에서 늘 선두그룹"이라고 꼬집었다.
김 시인은 "아무리 젊어보이셔도 여든이 넘으셨다. 연세 높은 분들이 존경받는 첫 번째 조건은 떠오르는 생각을 다 발설하지 않는 거라고 한다"며 "청와대 시절 '머리는 빌릴 수 있지만 몸은 빌릴 수 없다'며 조깅을 열심히 하셨지만 이제 연세도 있으시니 책을 좀 뒤적여 보시면 어떨까. 마침 내일은 '책의 날'이다. 소리 없이 사람과 세상을 바꾸는 활자들을 통해 다변을 능가하는 침묵을 터득하시고 존경받으시길 진심으로 기원한다"는 쓴소리로 글을 끝맺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