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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희의 유럽진출 일등공신은 차범근 감독

측면 수비수서 수비형 미드필더로의 포지션 변경 결정적

조원희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위건 애슬래틱 입단을 눈앞에 두고 있다.

위건의 스티브 브루스 감독은 17일(현지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와의 인터뷰에서 조원희에 대해 "지난 며칠 동안 1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있다. 정말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우리 모두 그의 기량과 성품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브루스 감독은 조원희가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최근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한 온두라스 출신의 팔라시오스의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조원희는 박주영이 뛰고 있는 프랑스 리그1 AS모나코의 입단테스트에서도 합격점을 받은바 있다. 비록 모나코의 팀 사정으로 그의 모나코 입단은 무산됐지만 모나코도 수비형 미드필더로서의 조원희가 가치를 인정했던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금은 조원희에게 '한국의 가투소'라는 별칭이 붙어있을 만큼 그는 능력있는 수비형 미드필더지만 그가 지금의 포지션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사실상 얼마 되지 않았다.

그는 원래 수원에서 오른쪽 측면 수비수를 맡았고, 그 포지션으로 2006 독일월드컵 대표팀에도 발탁됐다. 그러나 그는 독일월드컵 무대에서 단 1분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그가 지켰어야할 대표팀의 오른쪽 측면에 이영표가 기용됐기 때문이다. 그때까지 조원희에게는 수비능력에 약점이 있다는 지적이 따라다녔고, 실제로 몇몇 평가전에서 그런 모습을 노출했다. 결국 이런 이유로 딕 아드보카드 당시 대표팀 감독은 컨디션이 안좋았던 송종국을 대신할 대체자로 조원희 대신 안정감과 경험을 갖춘 이영표를 기용한 것이다.

그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변경한 것은 2007년 하반기였다. 당시 수원의 차범근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김남일을 수원의 스리백 수비라인의 중앙 수비수로 내리는 대신 조원희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빠른 발과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한 엄청난 활동량으로 미드필드를 휘저으며 상대의 예봉을 차당하는 한편 공격의 실마리를 찾아내는 역할을 조원희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 포지션을 소화했던 선수처럼 능숙하게 잘해냈다. 김남일이 일본으로 건너간 작년에 조원희는 수비형 미드필더로서의 입지를 더욱 더 확고하게 굳히며 수원의 시즌 2관왕 달성에 일등공신 역할을 해냈다.

결국 조원희가 유럽의 구단들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으며 유럽 무대 진출의 꿈을 이룬 결정적인 원동력은 과감한 포지션 변경이었고, 그의 성공적인 변신 뒤에는 그를 위건에 빼앗기고 깊은 고민에 빠져있을 스승 차범근 감독이 자리하고 있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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