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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오빠는 '용산 철거민'입니다"

[전문] "무리한 보상금 요구라뇨? 억울합니다"

다음 아고라에 21일 한 편의 글이 올라왔다. <저희 오빠는 용산 철거민입니다>란 제목으로 한 여성이 쓴 글이었다. 이 글이 올라오자마자 수많은 네티즌이 접속, 밤 10시 현재 4만명이 넘은 네티즌들이 읽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글은 20여년 넘게 용산시장에서 장사해온 오라버니가 하루아침에 철거민으로 몰리면서 겪고 있는 고통을 잔잔하면서도 호소력있게 기술, 많은 네티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용산 참사후 현장을 찾았던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이번 사건의 희생자들은 극한 빈민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식당주인들이었다"며 "이들을 죽음으로 몰았으니 파문이 얼마나 번질지 걱정"이라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었다. 이 글은 이 의원의 우려가 지나친 과장이 아님을 잘 보여주고 있다.

다음은 글 전문.

저희 오빠는 용산 철거민입니다.

신문과 방송에서 그렇게 표현하더군요..철거민..

한겨레 신문인가..거기서만 '시민'이라는 표현을 쓰구요.

네, 저희 오빠는 용산시장에서 이십년 넘게 장사해온, 지금은 철거민입니다.

아고라는 좀 덜하지만 각종 포털과 신문에서는 "무리한 요구""떼법""불법시위""폭력시위가 참사를 불러.."이런 글들이 보이는군요.. 물론 욕심많은 것들아 잘 *졌다..라는 글도 있긴하지만..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은 극히 일부일꺼라고 생각하고..(진심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권리도 없으면서 욕심을 부리면서 난동을 부렸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좀 계신 것 같습니다..

이런 글을 가족이 쓰면서 객관적일 수도 없고. 제가 이런 글을 올려보질 않아 제 생각을 잘 정리해서 말씀드릴 수 있을까 우려도 되지만 옆에서 지켜보고 생각한 바를 말씀드릴까 합니다.

지금 시위하는 분들은 조그맣게 좌판처럼 뻥튀기 장사하시는 분들도 있고 번듯한 갈비집 사장님이셨던 분들도 있습니다. 회사를 다니다가 퇴직하시고 동태찌게집을 차리신 분도 있고, 오래동안 고깃집하시다가 최근 많은 비용을 들여서 호프집을 개업한 분들도 있습니다.(이번에 돌아가신 분입니다.) 이 분들이 말도 안되게, 평균 수십억대의 땅값을 받은 집주인들처럼.권리금처럼 억대를 요구한 것이 아닙니다. 적절한 보상가 책정과 재개발 기간중에 장사할 수 있는 임시거처를 마련해달라는 것입니다. 이게 많이 무리한 요구일까요? 아니 무리한 요구더라도. 테러 진압하듯이 그렇게 진압을 했어야 할까요.

저희 오빠의 경우는, 전세금을 빼서 용산에 방딸린 가게를 하나 얻어서 새로 시작했습니다.(집주인이 잘 아는 분이고 오랫동안 장사하던 자리라 보증금은 적게하고 비용은 인테리어비용으로 많이 들었습니다.모자라서 빚도 좀 내구요) 마지막에 모든 걸 걸고 시작한 가게였습니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장사가 잘되어 이제 오빠가 되려나보다 하고 식구들 모두 기뻐했습니다..이제 터 잡고 장사하려는데 너무 급속히 진행되는 재개발로 이전해야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저희 오빠 가계는 용산시장에서 잘되는 편에 속했고 (하루 매출이 잘되면 50~40, 안되면 20~30정도.) 면적도 작은 편이 아니였는데 보상금 이전비용 합쳐서 이천만원 좀 안되는 금액이 나온걸로 알고 있습니다.

혹, 저 금액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가게에 들어간 비용과 매출을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보상이라고 생각하지만 또 이렇게 급하게 이천만원이라는 돈을 가지고 서울시내 어디에서 장사를 할 수 있을까요? 그건 당신들 사정이니 알 바 없고 법대로 나가 달라구요? 그럼 세입자들한테 협박하고 영업방해하는 용역깡패들은 합법적인 건가요? 살해협박까지 받으면서도 절박하게 거기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사람의 심정을 아시나요? 용역이 세입자들한테 갖은 횡포 불법행위를 부려도 눈에 안보이던 경찰이 철거민들이 시위하자 바로 특공대를 투입하시는군요.

남의 일 같으시죠? 오빠 일 닥치긴 전에 저도 남의 일인 지 알았습니다.

하지만 요즘같은때에 저도 남편이 언제 퇴직할지도 모르고 먹고살려면 나도 어쩌면 가게라도 차려야 할텐데 서울시내가 재개발 천지인 나라에서 어디에서 가게를 해야할까요..이런 일 나는 안당하리라는 보장 있습니까? 개발 논리에 밀려서 돈없는 사람은 호소할때도 없고, 법으로도 보호 받지 못하는데 대체 법대로 하라는 사람들은 뭡니까? 당신들 같으면 거액이 들어간 가게를 두고 몇백만원 몇천만원의 보상비 들고 법이 이러니까 할 수 없지 하고 나오겠습니까?

저의 오빠도. 늦은 나이에 얻게된 6살짜리 딸래미가 있는 가장만 아니라면..포기하고 나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철거현장의 분위기..란 정말 공포스럽고 스산하거든요..

저도 오빠 보러 몇번갔다가 다녀오면 제 마음이우울하고 괴로워져서 도움도 주지 못하면서 가면 뭘하나 괴롭기만 하지하고 발걸음을 끊었습니다..여전히 마음이 괴롭기만 하지 도와줄 방법은 없네요..단지 무리한 보상금 요구와 폭력시위로 저렇게 되었다는 각종 기사와 글들을 봐서 이런 글을 올립니다. 어제 촛불시위도 진압이 장난이 아니였다죠. 누구를 위한 사회 안정이고 누굴 위한 경찰입니까..사회가 불안하고 힘들 수록 없는 사람들에 대한 대책이 절실한 거 아닌가요.
김혜영 기자

댓글이 6 개 있습니다.

  • 31 6
    반대 니마

    5번 니마님 보세요
    님은 세입자들을 "엄연히 주인이 있는 땅에 비정상적 점유자"들이라고 하셨는데 그들은 비 정상적인 점유자들이 아님니다. 땅주인 집주인들과 계약관계에 의하여 정당한 점유를 하고 있었고 다만 재개발이라는 예기치 못한 일 때문에 계약관계가 조속히 종료되는 상황입니다. 이 경우 계약기간을 지키지 못한 원인은 임차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재개발이라는 서울시의 행정집행이 되겠지요
    이 경우 임차인은 임차시 임차보증금, 권리금, 인테리어비용, 집기매입비용 등 수많은 투자원금이 회수되지 않는다면 피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일 것입니다. 현재 미루어 짐작컨데 돌려받은 금액은 임차보증금과 영업손해에 해당되는 일정금액의 손해보상금이 전부일 것입니다.
    님이라면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니까 군말않고 가게를 비우고 떠날 수 있겠습니까. 남의 일이라고 비아냥 거리는 듯한, 어줍잖은 지식으로 모두를 평가하려고 하는 생각은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 23 8
    힘내세요..

    힘내세요...휴.....
    이개 참 법이란게 묘하네요..
    사람과 사람사이를 지탱하고 .. 보호하고...
    인간이 살아가면서 최소한으로 지켜야할 법인데...
    그것이 사람을 죽이고...
    한 가정을 죽이고... 이것이 사람사는 나라인지 모르겠습니다..
    힘내세요... 오빠분한테 가셔서 위로의말씀이라도 좀 해드리세요..
    휴...

  • 8 55
    니마

    나의의견
    님 오라버니 사정도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엄연한 주인이 있는 땅에 비정상적 점유자들의 재산권을 보호할 이유는 없지요ㅋ
    예를들어 님이 집을 외국에 가느라고 비운상태에서 전혀 모르는 타인이 집마당에 들어와 살고 있고 집에 돌아와서 누구냐고 나가라고 그러니 여기서 몇년을 살았다며 이전비를 더달라고 떼를쓰면 님은 어떻겠습니까...

  • 5 14
    ㅋㅋ

    3번 나는 기쁨조만 먹는다
    우리집안이 60년째 기쁨조만 먹는데,
    더 먹으라고 너같은 놈들이 자꾸 퍼줘서
    고민이다.

  • 18 8
    지나가는 이

    아랫넘은 뭐냐~. 밥은 쳐 먹고 타이핑하냐?
    별 쓰래기 같은 넘들 다 보네 ~.
    명박이 같인 넘.

  • 8 56
    막고굴

    그 오빠가 화염병제조는 어디서 배웠지?
    그 오빠한테 점거농성 연습시킨
    인간들은 정일별에서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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