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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호 처장이 反FTA 여론 확산 일등공신"

학계.여성계.종교계.시민단체 반대 기자회견 확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광범위한 국민적 저항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MBC의 <PD수첩>이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의 비난 공세로 방영 전부터 세간의 관심을 모으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반(反)FTA 여론확산에 크게 기여한 양상이다.

각계각층 '한미FTA협상 원점 재검토 촉구'

6일 정부의 일방적인 한미FTA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각계각층의 기자회견이 잇달아 열렸다.

1백70명의 경제학자들과 45명의 농업경제학자들은 이날 오전 서울 안국동 달개비(구 느티나무 카페)에서 한미FTA협상이 우리 경제에 미칠 파국적인 영향을 경고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15개 주요 여성단체로 구성된 ‘한미FTA저지를 위한 여성대책위원회’도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FTA는 사회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사회에서 약자 중의 약자인 여성에게 전가할 것”이라고 맹성토했다.

현애자 민주노동당 의원, 윤금순 전여농 회장 등 여성단체 대표들이 6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한미FTA저지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최병성


한국YMCA전국연맹, 녹색소비자연대, 생협전국연합 등 10개 소비자단체들로 구성된 ‘한미FTA를 위한 소비자대책위원회’는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FTA는 위생검역 기준 완화, 유전자 식품 대거 유입 등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가할 것”이라며 “이같은 중차대한 사안을 단기간에 관료들이 밀실에서 결정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종교계도 반대진영에 가세해 목소리를 높였다.

불교, 원불교, 개신교, 천주교 등 국내 종교계를 아우르는 종교환경회의는 오전 10시 명동성당 앞에서 ‘한미FTA반대 기자회견’을 열어 “한미 FTA가 체결될 경우 농업파괴, 비정규직 확대 심화, 초국적 투기 자본에 의한 금융장악 등 그 피해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라며 “정부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부터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네티즌 반발 기류 확산 "PD수첩 통해 실상 알았다"

한미FTA협정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는 인터넷상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포털사이트의 네티즌들은 관련기사의 댓글을 통해 ‘정부의 일방적인 협상 추진’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많은 네티즌들이 ‘PD수첩을 통해 FTA의 실상을 알았다’며 협상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댓글을 속속 올리고 있다.

그동안 네티즌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FTA’가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의 비난 공세로 <PD수첩>이 방영 전부터 네티즌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면서 도리어 반(反)FTA에 여론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이에 시민사회단체 일각에서 "김창호 처장이 반FTA 확산의 일등공신"이라는 농도 나돌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한 네티즌은 “MBC 모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보다 먼저 협상한 FTA체결국가들의 현주소를 보았다”며 “국회에서 관심을 가지고 실무자들도 제발 심사숙고해달라. 국운이 달렸다”고 말했다.

아이디 ‘Hank'는 “엊그제 PD수첩을 보고 잠을 못잤다”며 “지금부터라도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 파급효과를 꼼꼼히 분석해 당당한 자주국가로서 FTA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이디 ‘괜찮은 아이님’은 “아직 내 주변에 FTA가 뭐하는건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정부는 이런 것도 제대로 안가르쳐주고 무슨 FTA인가”라고 비판했다.

6일 오전 10시 명동성당 앞에서 열린 '한미FTA저지 소비자대책위' 기자회견.ⓒ여성민우회 생협


정부 "흔들림 없이 추진, 불법행위 법적대응"

이처럼 한미FTA협상 중단을 요구하는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힘을 얻자 다급해진 정부도 긴급담화문을 발표하는 등 협상체결을 위한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이날 한명숙 국무총리 주재로 한국 측 협상 대표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흔들림없는 추진을 천명했다. 또한 정부는 7일 한덕수 부총리를 비롯한 외교통상부, 재정경제부, 법무부, 행정자치부, 노동부, 농림부 등 관계부처 장관 공동명의로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한다. 담화문은 ‘한미자유무역협정 체결의 불가피성을 역설하고 취약분야 보호대책을 강구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2차 본협상이 열리는 10일부터 본격화하는 반대진영의 저지투쟁과 관련, 엄중한 법적대응방침을 밝히는 등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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