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 저지를 위해 촛불문화제에 빠짐없이 참석했던 한 50대 남성 김모(56)씨가 5일 분신을 시도했다. 정부의 쇠고기 수입 정책에 항의하며 분신을 시도한 것은 지난 25일 이병렬씨에 이어 두 번째다.

목격자들과 광우병국민대책회의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새벽 2시40분께 대한문과 시청앞 사의 횡단보도 건너편 서울시청 앞 끝부분에서 미리 준비한 시너를 온 몸에 뿌린 뒤 담뱃불로 불을 붙였다.

김씨는 곁에 있는 학생에게 자신의 핸드폰과 주민등록증을 전달하며 “잘 찍어서 인터넷에 알려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분신을 목격한 시민들은 생수를 이용해 몸에 붙은 불을 끈 뒤 신고를 받은 경찰과 119소방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몸의 42%에 3도 화상을 입고 화기가 기도를 통해 들어가 징기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알려졌다.

김씨의 옆에서 불을 껐던 대학생 2명도 손에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광우병대책회의의와 가족들에 따르면 김씨는 지역에서 1~2년 가량 소 키우는 일을 하다 보름 전에 서울로 상경했다.

김씨의 부인은 "남편은 지속적으로 촛불집회에 참가했다"며 "여기 다녀오시면서 몇개월 소라는 표현을 많이 하셨고, 그런 소의 내장을 먹으면 안된다는 등의 발언을 하셨다"고 말해 미국 쇠고기 전면수입에 반발한 분신으로 추정된다.

광우병대책회의는 현재 김씨가 후송된 한강성심병원에 관계자들을 급파해 사태를 파악 중에 있으며 향후 치료 일정 등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 5월 25일에도 이병렬(42)씨가 '보수 친미정권 규탄'을 외치며 전주 코아백화점 앞에서 분신한 바 있다. 이씨는 현재 한강성심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