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한국시간) 토고 대표팀과 치른 2006 독일월드컵 G조 예선 첫 경기를 2-1 짜릿한 역전승으로 마무리한 한국축구. 그러나 오는 19일 프랑스전을 앞두고 있는 우리 대표팀으로서는 적지 않은 문제점을 드러낸 경기였다.
토고전 이겼으나 적지 않은 문제점 노출
토고전 전반전 상황을 돌이켜보면 상대 주득점원인 아데바요르를 묶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 그러나 2선에서 침투하던 토고 공격수들의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데는 실패했다. 미드필드에서의 압박도 효과적이지 못하다 보니 우리 스리백 수비라인에게 수비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선제골을 먹은 상황도 상대가 드로인한 공을 미드필드에서 앞서 걷어내지 못하고 2선에서 침투하던 상대 공격수에게 공간침투를 허용한 것이 그대로 골로 이어졌다. 미드필드에서 끊어 줬어야 할 공이 그대로 우리 진영으로 흘러들었고, 김진규와 김영철이 막고 있는 공간 사이에 빈 공간이 생긴 것이 화근이었다.
후반 들어 이을용 대신 김남일을 투입하고 김진규 대신 안정환을 투입하면서 스리백 수비에서 포백수비로 전환한 우리 수비진은 김남일의 적절한 공수조율로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었고, 교체투입된 안정환의 활발한 움직임으로 인해 골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우리 대표팀이 프랑스전을 앞두고 다시 복습해야 할 내용이다.
선제골 허용 이후 후반들어 교체투입된 김남일로 인해 공수안정
토고와의 경기 후반전에 교체투입되어 훌륭한 공수조율을 해낸 미드필더 김남일 선수. ⓒ임재훈 기자
공격에 있어서는 과감한 롱패스에 의한 빠른 역습이 아쉬웠다. 상대의 공격을 차단한 뒤 미드필드를 거치면서 공격의 속도가 현저하게 줄어 상대 수비진영이 모두 갖추어진 다음 공격작업을 하다 보니 상대의 강한 압박을 개인돌파로도 이겨낼 수 없었고, 패스로도 뚫어내질 못했다.
토고전을 대비하며 토고의 양 쪽 측면 미드필더들의 오버래핑 이후 그들의 뒷 공간이 열리는 약점을 파악하고도 우리 대표팀은 이를 이용하는 데 실패했다. 이 날 성공시킨 이천수와 안정환의 골은 팀플레이가 만들어낸 골이라기보다는 이들 두 선수의 개인적인 역량에서 비롯된 골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공격에서 약속된 플레이를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특히 공격과 수비에서 좀처럼 결점을 찾아보기 힘든 프랑스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바늘구멍 같은 약점이라도 집요하게 파고들 필요성이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약속된 플레이를 실전에서 정확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토고전 전반 빠른 공수전환 이루어지지 않아 답답한 경기 연출
그러나 이런 모든 문제점들보다 가장 개선해야할 문제점은 역시 스피드였다. 공수전환이 늦고 개개인 선수들의 몸놀림이 2002년 당시의 스피드와 비교할 때 현저히 떨어지는 게 객관적 사실이다. 그나마 토고전 후반전에서 보여준 빠른 공수전환은 우리가 프랑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계속적으로 추구할 필요가 있다.
오는 19일 우리와 대전을 갖는 프랑스는 앞선 경기에서 스위스와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우리의 1차적 목표인 토고를 꺾는 데는 성공했지만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프랑스에게도, 스위스에게도 결코 패하는 경기를 운영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프랑스, 스위스와 0-0 무승부. 일단 우리 대표팀에 유리
상황은 비교적 우리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프랑스가 우리 대표팀과의 경기에서 승점 3점 확보를 위해 경기초반부터 공세적으로 나올 경우 우리는 수비를 충실하게 하다가 역습할 챤스가 많이 생길 수 있다.
스위스도 물론 프랑스와 득점없이 비기면서 승점 1점을 챙기기는 했으나 월드컵 무대에 적응을 마친 토고대표팀을 상대로 우리가 경험한 것보다 더 안정된 전력의 토고를 상대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따라서 지난 토고전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남은 기간동안 철저히 분석하고 대비한다면 우리대표팀은 2002년에 이어 2회 연속 16강 진출은 물론 외국에서 치러지는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