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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오바마 태풍, 이것은 사회운동이다"

[김동석의 뉴욕통신] '전설적 전략가' 마크 펜 연전연패

2004년 7월, 보스턴 민주당 전당대회장은 미국 최고의 정치 거물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장소였다. 알카에다의 테러리스트들이 전당대회를 공격할 것이란 첩보가 있었기 때문에 사상 유례없는 삼엄한 경비속에서 치루어졌다.

케네디가의 전폭적인 지지와 후원을 받는 '존 케리' 후보는 이미 예비경선을 통해서 후보로 결정이 나 있는 상태였다. 경선 2등인 존 에드워즈를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지명하고, 공식적으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직을 수락하는 일(연설)을 하게 되어있다.

3일 동안의 대회장엔 당대 최고의 정치 웅변가들이 등장했다. 현재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무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바락 오바마'가 바로 이 무대를 통해서 중앙정치권에 데뷰를 했다. 당시 그는 42살의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으로 빛나는 연설을 했다. 민주당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빌 클린턴도 그리고 그의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연방상원 의원도 한차례씩 연설을 했다.

전당대회의 클라이막스는 마지막날 존 케리의 후보수락연설이다. 연단엔 민주당내 지도부가 총 망라되어 배석했다. 전직 대통령, 당의 원로들, 그리고 다선의 상.하 의원들이 자리를 메꿨다. 그런데 정작 가장 인기가 높고 당원들의 시선을 끌고 다니는 힐러리 클린턴 의원은 연단에 없었다. 존 케리 후보가 후보직을 수락하는 연설을 하는 동안 힐러리 의원은 NHK 카메라가 위치한 스윗룸 안에서 한손엔 와인잔을 들고 4년 후의 그 자리를 상상하고 있었다.

2008년 대통령직을 거머쥐기 위해선 같은 민주당이지만 어쩌면 속으론 존 케리 후보가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에게 패했으면 하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권력을 향한 그녀의 집중과 집착, 그리고 끊임없는 정치적 야망이 그렇게 추측을 하도록 한다. 민주당의 존 케리는 부시 대통령과 치열한 접전을 벌였지만 패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함과 동시에 힐러리 클린턴 의원은 자동적으로 차기대통령으로 가장 빈번하게 거론되기 시작했다.

2006년 11월 중간선거 직후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본격적인 대선준비에 착수했다. 중간선거 결과가 공화당의 조지 부시 권력으로부터 민심이 떠나 있음을 확실하게 입증했다. 특히 민주당내 중남부 지역권이 크게 약진한 것에 힐러리 클린턴 의원은 한층 고무되었다. 겨우 아칸소주의 주지사 경력이 전부였던 무명의 빌 클린턴이 1992년 민주당 후보를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당내에서 '민주당지도자위원회'란 조직을 꾸려서 당권을 장악했기 때문이었다.

그 후 클린턴이 연임을 하는 동안 민주당내 '빌 클린턴 클럽'은 동북부지역의 맹주인 케네디 클럽을 앞서고 있었다. 더구나 조지 부시 공화당 권력의 지나친 독주로 인하여 민주당 내부는 계속해 단단하게 결속되어 왔다. 당권을 좌지우지하는 클린턴 대통령이 자기 부인의 대통령 만들기의 최전면에 나섰다. 그는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든 전문가들을 다시 불러 모아서 캠프를 꾸렸고 24시간을 늘리면서까지 선거자금 만들기에 진력했다. (당의)조직을 장악했고 자금을 확보했으니 선거는 끝이었다. 그래서 (힐러리)대세론이었다.

21세기 정치 컨설팅 분야의 최고의 대가라면 단연 "마크 펜"이다. 세계 정치와 경제를 움직이는 최고위급 지도자들의 '최고 브레인'으로 불리우는 마크 펜은 기업 홍보업체 버슨 마스텔러(Burson Marsteller)의 최고경영자(CEO)다. 마크 펜은 정치권의 패턴을 읽고 트렌드를 정의하는 탁월한 통찰력을 과시하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다. 워싱턴 최고의 선거 전략가들은 그를 가르켜 " 작은 것을 보고 가장 큰 것을 쟁취하는 사람 " 이라고 표현한다.

마크 펜의 고객으론 빌 게이츠, 스티브 발머를 비롯한 <포춘> 500대 기업의 CEO들이 망라되어 있다. 그리고 마크 펜은 토니 블레어 전 영국총리를 비롯해 전 세계 25개국 정상들에게 컨설팅 분야에서 정치적 조언을 제공해왔다. 각종 스캔들로 대통령 인기와 지지율이 사상 최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996년 빌 클린턴을 재선에 성공시킨 선거 전략가가 바로 '마크 펜'이다. 마크 펜은 지금 힐러리 클린턴 선거캠페인을 책임지고 있다.

그런 전설적인 전략가 마크 펜이 연전연패하고 있다. '마크 펜'의 전략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오바마 캠프에 마크 펜을 능가하는 전략가가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상황이 변하지 않았고 유권자도 그대로다. 명백하게 드러나고 입증되는 사실은 아무리 뛰어난 전략도 민심이 담겨진 바닥의 풀뿌리 운동을 능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CNN의 정치평론가 울프 불리쳐가 "권력쟁취를 위한 선거캠페인이 아니고 이것은 광범위한 국민이 참여하는 사회운동에 가깝다"라고 했다. 희망과 변화를 몸과 비전으로 웅변하는 오바마 바람은 정치와 선거판에서 정치책략가와 모사꾼들을 몰아내고 있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하며 사상 첫 흑인대통령에 대한 꿈을 키워가고 있는 오바마 ⓒ 위키피디어


미국 민주당 경선이 바락 오바마(오른쪽)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치열한 접전이 오바마 후보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3월4일 미니슈퍼화요일을 앞두고 경선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 1일 CNN 프로그램에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는 두 후보. ⓒ CNN


필자

김동석 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 김홍국 기자


김동석 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겸 본지 편집위원은 1985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한인들의 정치 참여를 통한 권리 찾기와 한인들의 정치적 위상 높이기를 목표로 93년 뉴욕 등 미 동부 대도시에 ‘한인유권자센터’를 만들어 15년째 활동해온 대표적인 정치 비정부기구(NGO) 운동가다.

한인들의 정치력을 높여온 김 소장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93년 당시 7%에 불과하던 한인들의 평균 투표율은 2004년 25%로 뛰어올랐다. 최근에는 미하원의 '종군위안부 결의안' 통과와 한국국민 비자면제프로그램(VWP) 성사에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워싱턴 정가에서 미국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한국인 출신 시민운동가로 꼽히고 있다. 2008년 미국 대선이 열리는 코커스와 프라이머리 현장을 모두 찾아 대선 현장을 생중계하고, 이를 한국과 한인들의 미국내 정치력을 높일 기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동석 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25 21
    고참

    제2의 개구리겠지
    오바마는 할렘의 흑인보다
    변호사들 밥그릇에 더 신경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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