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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명박 주변엔 'YES맨'만 있나"

"경선 승리후부터 이명박 주변에서 'NO' 사라져"

이명박 당선인 지지율이 역대 당선인 가운데 최초로 취임전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 <조선일보>가 20일 이 당선인 주변에 'YES맨'들만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주변 인사들을 질타했다.

양상훈 논설위원은 이날 칼럼 '브레이크 없는 이명박호'를 통해 우선 '숭례문 국민성금 모금' 발언 파문과 관련,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숭례문을 다시 짓는데 국민성금도 받았으면 좋겠다고 한 얘기는 그 자체로 잘못된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숭례문이 불타서 붕괴된 바로 다음 날, 모두가 황망한 마음과 분노를 어쩌지 못하고 있는데 대통령 당선자가 모금 얘기부터 불쑥 꺼낼 수는 없는 일이었다"고 이 당선인의 신중치 못함을 꼬집었다.

양 논설위원은 이어 화살을 인수위로 돌려 "그날 이 당선자가 '성금으로 하면 어떠냐'는 말을 꺼낸 것은 인수위 회의 자리였다"며 "그것이 잘못된 아이디어라면 주변에서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인수위 회의엔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그들 모두가 성금 모금 이야기가 몰고 올 파문을 예상 못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조용했다"며 인수위의 브레이크 기능 부재를 질타했다.

그는 또 이 당선인의 내각 명단 발표 강행에 대해서도 "이 당선자는 엊그제 저녁 8시에 새 정부 초대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 새 출발 하는 정부의 첫 장관들이 그 시간에 모여 국민에게 인사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무리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라며 "'여야 협상을 밤까지 보고 내일 아침에 하는 게 낫다'는 반대 의견이 내부에서 나왔어야 한다. 일이 다 끝난 다음에 한나라당에선 걱정하는 소리만 나오고 있다"고 주변인사들을 질타했다.

그는 또 이 당선인의 편중 인사에 대해서도 "아무리 청와대 비서들이라고 해도 서울과 영남 출신 일색으로 만들어버린 것도 내부에서 견제가 있어야 했다"고 꼬집었고, 이 당선인의 잦은 고대 동문 행사 참석에 대해서도 "당선자가 출신교 행사에 한 달도 안 된 사이 두 번이나, 그것도 단과대학 행사장까지 찾아간 것은 참모들이 길을 막아서라도 못 가게 했어야 했다"고 꾸짖었다.

그는 "이 당선자 앞에서 'NO'가 사라진 것은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다. 지지율이 50%를 넘으면서 주위에서 반대 의견이 급속히 사라졌다고 한다"며 "웬만한 사람 아니면 'NO' 하면서 나서기 어렵다. 경선 때 그나마 반대 의견을 내던 원로그룹도 이제 현장에선 한 발 물러서 있다"며 이 당선인 주변의 '총체적 침묵'을 힐난했다.

그는 이어 화살을 다시 이 당선인에게 돌려 "이 당선자를 관찰해온 사람들은 당선자가 '충성심'을 사람 선택의 제1 요건으로 생각한다고 본다"며 "충성 중에 쉬운 것이 'YES 충성'이다. 윗사람이 시키면 그게 뭐든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능력이 모자라거나, 아니면 속으로 다른 사욕(私慾)을 감추고 있다. 대통령들은 이런 사람들이 결국 화(禍)를 부른다는 것을 나중에야 안다"며 근본적 책임이 이 당선인에게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자동차는 브레이크가 듣지 않으면 벽에 충돌한 다음에야 멈춘다"며 "속도가 빠를수록 피해는 더 크다"는 경고로 글을 끝맺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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