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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왕 삼성 법무실장 사퇴, "김용술 주장 거짓말"

변호사 등록도 취소 "앞으론 변호사 활동도 안하겠다"

삼성그룹 이종왕 법무실장(사장급)이 10일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록로는 대부분 거짓말이라며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 실장이 이에 앞서 9일 대한변호사협회에 스스로 변호사등록 취소 신청을 냈으며 앞으론 변호사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사직하면서 삼성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그룹 법무팀장을 지냈던 김용철 변호사 문제로 회사에 이루 말할 수 없는 피해를 끼치고 임직원 여러 분의 마음에 큰 상처를 드려 그룹 법무책임자로서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사퇴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 사건은 곧 시작될 검찰 수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리라 믿는다"며 "이번 일은 전적으로 김용철 변호사 개인의 잘못이다. 김 변호사가 언론의 기자회견이나 인터뷰 등에서 주장하는 것은 거의 대부분 근거 없거나 자기가 알지 못하는 것을 과장 왜곡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 직무상 처리한 회사의 비밀을 외부에 누설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 사건은 그런 차원이 아니다"라며 "이 사건의 본질은 김 변호사가 거짓 폭로를 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외부의 사람들은 김 변호사가 검사출신 법조인인데다 삼성에 임원으로 7년여 재직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그의 주장이 사실일 거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며 "이번 김용철 변호사의 행위로 회사가 큰 곤경에 빠지게 된 데에는 저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그간의 경과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김 변호사의 부인이 김 변호사의 주장을 토대로 지난 8~9월 세 차례에 걸쳐 협박성 편지를 회사에 보내 왔을 때 제가 의견을 개진할 기회가 있었다"며 "저는 법과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사실관계는 물론이고, 그 쪽의 편지 내용을 보더라도 회사는 크게 잘못한 일이 없다. 모두 근거없는 황당한 주장이었고, 이를 토대로 회사에 협박을 해왔다. 그래서 순간의 화를 모면하려고 적당히 타협을 하면 안 된다, 그러면 빌미가 돼 나중에라도 더 큰 화가 된다고 판단했다. 제가 그렇게 판단을 한 것은 변호사로서의 최소한의 윤리와 양심을 믿었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도 변호사인데, 편지에 나와 있는 것과 같은 근거없는 사실을 폭로해 회사를 곤경에 빠뜨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경영진에서는 저의 의견을 존중해 김 변호사 측의 불온한 편지에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제가 잘못 판단했다. 그로 인해 회사는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 판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는 한사코 만류했지만, 저 스스로 용납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임직원 여러 분 중 어느 누구라도 떡값 갖다 주라는 지시 받은 적 있나"고 물은 뒤, "삼성이 검사들에게 떡값을 돌리라고 지시했다는 김 변호사의 주장은 근거 없는 주장이지만, 언론의 일방적인 보도 등으로 ‘떡값검사’논란이 일고 있다. 말없이 직분에 충실한 검사들 가슴에 큰 멍이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인과 책임이야 어쨌든 삼성그룹 법무실 일로 그런 사태가 초래되었다"며 "검사를 비롯해 국가기관에 종사하는 공직자 분들께 송구스럽다. 저의 불찰로 회사와 임직원 여러 분께 큰 누를 끼치고 상처를 드린 데 대해 다시 한번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사시 17회로 서울지검 부장검사, 대검찰청 수사기획관 등을 거쳤으며 국내 최대 법무법인 '김&장'의 간판 변호사로 활동하다 2004년 7월 삼성에 영입돼 김 변호사의 후임으로 법무실장을 맡아왔다. 김용철 변호사는 이 실장이 취임하는 시기에 삼성을 그만 뒀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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