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지금 국힘에는 세가지 노선 존재"
"이준석-윤석열 대충 타협해 마초-할배 연대 구성할듯"
진중권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돌아가는 상황, 이건 인사 이전에 ‘노선’의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우선 "주류는 윤석열 캠프의 노선"이라며 "이들은 수구 보수의 정체성을 유지한 채, 국힘 중진들(윤석열은 이들을 “검증된 인사들”이라 불렀죠)을 주축으로, 전통적인 보수층만 결집해도 선거에 이길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니 김종인은 배제하고 이준석은 패싱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두 번째는 이준석 노선"이라며 "이준석은 세대포위론이예요. 그러니까 2030 안티페미 남성들과 6070 노년층의 연합으로 4050을 고립시킨다는 거죠. 그에게 김종인은 있으면 좋지만 굳이 없어도 무방한 그런 존재입니다. 자기에게 미디어홍보(선거비용의 80%를 차지한다네요)의 전권을 준다면, 김병준 체제도 얼마든지 용인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 번째는 김종인 노선"이라며 "이들은 본선에서 승부의 열쇠는 중도층이므로, 정당과 보수 혁신을 내세워 중도와 보수의 연합을 구축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려면 선대위도 보수혁신과 중도/보수 연합을 상징하고 실행할 수 있는 이들로 구성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는 당 밖의 인사들의 생각이고, 당 안에 이런 생각을 가진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 갈등 상황에 대해선 "지금 이준석-윤캠의 갈등은 첫 번째 노선과 두 번째 노선의 충돌로 볼 수 있고, 김종인-윤캠의 갈등은 첫 번째 노선과 세 번째 노선의 충돌로 볼 수 있습니다"라며 "이준석이 김종인과 연대를 하는 듯하나, 이는 외형적인 것에 불과합니다. 당내 역관계에 밀리니 전술적으로 연대를 하는 것뿐입니다. 이준석도 김종인의 통제를 받고 싶지 않을 겁니다. (김할배가 그의 안티페미 선동을 용인하지 않을 테니)"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준석-윤캠 갈등은 쉽게 해결될 수 있습니다. 윤캠은 젊은 대표가 2030 안티페미들의 표를 갖다 붙여주는 데에 반대할 이유가 없죠. 다만 이준석이 그 일을 자기들 통제 아래 해주기를 바랄 뿐"이라며 "이준석도 굳이 보수를 바꿀 필요를 못 느낍니다. 젊은 자신이 미디어홍보의 전권을 쥐고 선거를 지휘하는 것 자체가 그가 생각하는 보수혁신의 전부이니까요"라고 주장했다.
그는 "해결이 어려운 것은 김종인-윤캠의 갈등"이라며 "현재 국힘에서 김종인을 모셔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조차도 김종인 노선에 찬성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와서 응원단장 비슷한 역할이나 해주기를 바랄 뿐. 이는 이준석도 마찬가지입니다. 듣자 하니 '윤석열 캠프가 진중권-금태섭-권경애의 경향에 휩쓸리면 안 된다'는 어이 없는 소리를 하고 다닌다고"라고 어이없어해 했다.
그는 "현재로서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이준석-윤석열이 대충 타협하여 마초-할배 연대(2030 안티페미 남성과 6070 노년층 연대)로 선거를 치르는 모습입니다. 두 그룹의 공통성은 구도가 워낙 유리하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라며 "물론 그 경우 선거가 어려워질 것이라 예상되지만, 그건 뭐, 그들의 선택이니 뭐라 할 수는 없지요"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결국 중도층이 갈 길을 잃게 된 거죠. 그동안 윤석열의 행보를 지켜보던 중도층은 그래도 윤석열을 찍거나, 심상정이나 안철수로 눈을 돌리거나, 아니면 그냥 투표를 포기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아예 이재명을 찍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라며 "여러분들도 알아서 자기 갈 길 가시면 됩니다. 윤석열도 이재명처럼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힐 것이라 예상합니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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