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동남아안보포럼(ARF)에 제출한 <국방백서>에서 미국이 북한 주변에 배치한 1천개의 핵무기를 제거해야 북한도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겠다고 밝혀, 북핵 폐기가 장기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25일 <AP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2000년 ARF 가입 이후 올해 처음으로 제출한 국방백서에서 한미일 3개국을 안보 위협요인이라고 지적한 뒤 "이들 국가가 북한 핵무기를 겨냥해 배치한 미사일을 모두 제거하면 북한도 핵무기 개발을 포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방백서>는 그러나 아시아 지역 안보에 대해 전반적으로 냉담한 전망을 내놓았으면서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에 대해서는 "평화로 나아가는 결정적 첫 계기가 됐다"고 높이 평가했다. 백서는 그러나 이어 "한반도 비핵화는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과 핵우산 정책에 따라 북한 주변에 배치한 1천기 이상의 핵무기를 제거할 것인지 여부에 달려있다"고 주장, 북한 핵무기 폐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북한 <국방백서> 내용은 24일 필리핀에서 동남아국가연합(ASEAN) 주최로 열린 ARF 고위 관리 회담에서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