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Atlantic Council)이 13일(현지시간) 발표한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프레임워크' 보고서에서 정전협정을 대체할 남-북-미-중 4개국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했다.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애틀랜틱 카운슬은 이날 미국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이같은 요지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 작성에는 지난해 7월부터 9개월간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군축담당 고문을 맡은 제임스 굿비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과 전 합참 국장인 잭 메리트를 공동위원장으로,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국장, 토머스 허바드 전 주한대사,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재단 소장, 셀리그 해리슨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등 46명의 전문가들이 초당적으로 참여했다.
보고서는 부시 정부에 부시 대통령 임기내인 2008년까지 △비핵화 협정 △정전협정을 대체할 남·북-미-중 4자 협정 및 유엔 안보리 추인 △북-미 협정 △(북-미 및 4자 협정 체결 전의 과도 조처로) 군사적 신뢰구축 및 병력 재배치와 관련한 남·북-미 3자 협정 △동북아 안보협력기구 창설 관련 6자(남-북-미-중-일본-러시아) 협정 등 ‘5대 평화체제 구축’ 즉 '5단계 로드맵'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남북 평화 협정 △북-일 (관계 정상화) 협정 체결이 한반도의 포괄적 평화체제 수립에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프레드릭 켐프 애틀랜틱 카운슬 회장은 이날 발표에서 “이번에 내놓은 포괄적인 해결책은 지난 2월13일의 북한 핵 관련 합의를 넘어서 향후 6자회담과 별도로 진행될 수도 있는 협상에 살과 뼈를 부치게 될 것”이라며 “이런 병행협상은 궁극적으로 북한이 자신들의 약속과 관련해 뒷걸음치지 못하도록 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보고서 작성의 공동의장을 맡은 제임스 굿비 전 국무부 핵 안보대사는 “이번 보고서는 미국과 북한이 관계 정상화를 위해 양자협정을 체결할 것도 주문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정치적, 법적 문제를 해소할 뿐 아니라 북한 내 경제 개혁과 개발을 촉진시키는 미국의 원조도 제공될 수 있다”며 “또한 보고서는 미국과 북한, 한국간의 삼자협정도 권고했다. 이를 통해 관련국들은 재래식 군대의 재배치와 감소를 비롯한 한반도 내 군사력 수위를 조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중요한 점 가운데 하나는 나라와 나라 관계도 중요하지만 본질적으로 인간적인 범주도 다뤄야 한다는 것"이라며 “냉전시대 유럽에서 핵 문제와 인권문제 등을 함께 논의한 헬싱키 프로세스처럼 북한의 인권문제도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북한의 경제 개혁 문제 역시 협상 자체만으로 북한이 당장 경제를 개방하는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믿기는 힘들지만, 협상으로 북한이 변화할 수 있는 여지는 마련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신이 직접 작성에 참여한 애틀랜틱 카운슬 보고서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제임스 굿비 전 국무부 핵 안보대사 ⓒ R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