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박정희는 김성곤 잡아다가 코털까지 뽑았는데"
최재욱 "朴대통령도 '나도 안기부라는 제도 갖고 있었으면' 할 것"
25일 <한겨레>에 따르면 최 전 장관은 이날 문창극 낙마직후 <TV조선>의 ‘정혜전 이봉규 강용석의 황금 펀치’에 출연해 ‘박근혜 대통령이 조기 레임덕을 피하려 문창극 사퇴를 택한 게 아니냐’ 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해 “새누리당에 철없는 초선도 있고 중진들도 거기 놀아나고 있다”고 문창극 낙마에 찬성한 새누리당 의원들을 비난했다.
그는 이어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당시 여당인) 공화당이 과반수를 넘는 상황에서 내무부 장관 불신임안이 나왔을 때 공화당 의원들의 반란으로 박 전 대통령의 뜻이었던 불신임안 부결이 안 됐다"며 "그 때는 (반대한) 방대한(많은) 공화당 사람들을 전부 중앙정보부로 잡아갔다. 주동했던 김성곤 의원은 코털(콧수염)까지 뽑는 고문을 했다. 원내세력을 그렇게 잡아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대통령도 그런 생각까지 했겠냐마는, ‘아이고 나도 안기부라는 옛날 제도를 가지고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질 거예요”라고 덧붙였다.
그가 말한 사건은 ‘10·2 항명 파동’을 가리키는 것으로, 1971년 당시 야당이었던 신민당 의원들이 제출한 오치성 내무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공화당 의원들 일부가 동의해 통과시키자 박 대통령은 특명을 내려 공화당 의원 23명을 중정으로 끌고가 고문과 구타를 가했다. 당시 공화당의 중진이었던 김성곤 의원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콧수염 절반이 뽑히는 고문을 당했고, 함께 끌려간 길재호 의원도 몽둥이 찜질을 당해 여생을 지팡이에 의존해 살아야 했다.
그의 발언에 놀란 진행자가 “그건 극단적인 생각이신 거다”라고 급제동을 걸자, 최 전 장관은 “그런 시대가 아니니까, 할 수 없이 강행을 못했던 것이지요”라고 서둘러 자신의 발언을 수습하면서 “강압적으로는 안 되니 정권 재창출이나 과반 의석 유지를 위해서 자발적으로 여당 의원들이 정신차려야 한다. 큰일이다”라고 말했다.
최 전 장관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전두환 정권 시절 청와대 공보비서관을 지냈고, 민주자유당 소속으로 13대, 14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이후 자유민주연합(자민련)으로 당적을 옮긴 뒤 김대중 정부 초기인 1998년 환경부장관으로 재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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