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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는 경제주권 넘기는 매국 유신"

<현장> FTA저지 4차 범국민대회참가자, 협상장 앞까지 진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6차 협상 양국 대표단이 서울 신라호텔 앞에서 화려한 리셉션에 참가하고 있던 16일 오후 6시께 협상장 앞은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5천여명의 함성으로 가득찼다.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전국의 노동자, 농민, 학생 등 5천여명(경찰 추산 3천 7백명)이 참가한 가운데 4차 범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지난 3차 범국민대회와 마찬가지로 민주노동당의 당원대회에 이어 오후 3시 40분부터 시작된 이날 집회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 우려했던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의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민주노동당의 ‘한미FTA, 광우병 쇠고기 수입저지를 위한 당원 결의대회’는 오후 2시 40분에 시작됐다. 당초 오후 2시부터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경찰이 종로, 대학로, 장충동 신라호텔 등 서울 도심에 1백54개 중대, 1만5천여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검문.검색을 강화하면서 일정이 지연됐다.

16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앞에서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미FTA저지 4차 범국민대회가 열렸다.ⓒ최병성 기자


문성현 민노당 대표 "노무현 대통령의 한미FTA협상은 매국 유신행위"

문성현 민노당 대표는 대회사에서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유신독재가 있었다면 노무현 대통령이 강행하려는 한미FTA협상은 경제주권을 송두리째 빼앗은 매국 유신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단상에 오른 권영길 원내대표는 "한미FTA협상은 우려했던 대로 미국이 양보하는 척 하다가 우리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내주는 걸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즉 우리는 현찰 주고, 미국의 부도어음을 받는 형국"이라며 "현찰 주고 부도어음 받는 협상을 대한민국 국민들은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권 대표는 또 '민노당이 범국본에 집회장을 제공하고 있다'는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의 공세와 관련 "오늘 아침 모든 언론과 정권의 아우성이 있었다. 다름 아니라 오늘 민주노동당이 집회명의를 빌려줬다는 이유로 아우성을 쳤다"며 "농성 중인 의원들에게 왜 단식농성을 하느냐는 질문보다는 왜 불법시위를 조장하냐는 질문만 돌아오고 있는데 아무리 백번 양보하더라도 과연 정부는 헌법이 보장한 집회와 시위 자유를 보장했는가"라고 되물었다.

별다른 충돌없이 한 시간동안 이어진 집회는 민주노동당 당원 일동의 결의문 낭독으로 마무리되고 오후 3시 45분께 곧바로 현수막을 '한미FTA저지 4차 범국민대회'로 바꿔 달면서 4차 범국민대회가 시작됐다.

경찰은 예고한대로 방송차량을 통해 해산명령을 내렸지만 집회는 강행됐고 경찰 또한 무리한 진압에 나서지 않았다. 대학생 2백여명은 경찰의 진입을 막기 위한 비폭력 저항의 상징으로 모두 마스크를 쓰고 단상 뒤에서 침묵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오종렬 범국본 공동대표의 대회사로 시작된 본대회에서는 각계 각층을 대표해 'FTA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1분 발언이 이어졌다.

대학생 2백여명이 경찰의 강제진압에 대비, 마스크를 쓰고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최병성 기자


각계인사들 "FTA는 민중의 재앙으로 이어진다"

박의규 한농연 회장은 "미국은 우리와 경쟁되 되지 않는 거대시장이다. 서로 터놓고 장사하자는 데 그 결과는 뻔하다"며 "이 정부는 정부가 시키는 데로 살아왔던 농민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다시 죽으라고 한다"고 정부를 맹성토했다.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 정권은 한미에프티에이를 시작하면서 수출로 먹고 사니까 자동차, 반도체, 철강을 수출하려면 한미에프티에이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최소한의 수출보장책인 무역구제를 전면 거부하고 거꾸로 미국 자동차 공장들은 적자로 허덕이고 있다"며 "이제 자리 잡아가는 (한국)자동차를 합병, 이 땅 고용과 수출은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 끝장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말숙 전국공공서비스 부위원장은 "정부는 한미에프티에이를 추진하면서 공공분야는 개방이 없다고 했었는데 이번 6차 협상에서는 아예 법을 고쳐 미국의 초국적자본이 들어올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며 "850만이 비정규직이다. 이들이 최소한의 삶을 살기 위해 기본적으로 한달에 쓰는 비용이 초국적 자본에게 개방된다면 엄청나게 비싸지고 돈 있는 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본대회는 5시 40분께 대표단이 한미FTA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한 후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모형을 불태우는 화형식 퍼포먼스를 끝으로 마무리됐고 곧 이어 협상장인 신라호텔 앞까지 가두행진이 시작됐다.

4차 범국민대회는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를 불태우는 화형식을 끝으로 마무리되고 곧이어 신라호텔 앞까지 가두행진이 시작됐다.


범국민대회 참가자 5천여명, 신라호텔까지 가두행진

농민 참석자 1천2백여명은 차도 2차선을 이용해 행진을 시작했고 노동자, 학생 참가자들은 충무로쪽에서 대국민 선전전을 병행하며 행진에 나섰다. 이들은 오후 6시께 퇴계로 5가 네거리에서 합류, 협상장인 신라호텔을 목전에 둔 장충단 네거리에서 이들을 막아선 경찰과 대치했다.

이날 경찰은 신라호텔 앞 장충단 네거리를 경찰 버스 수십여대로 틀어막았으며 호텔 정문은 오전부터 차벽을 형성해 일반인의 통제를 원천봉쇄했다.

참가자들은 경찰과 대치하며 그 자리에서 정리 집회를 시작했고 이후 장충공원에서 열리는 촛불 문화제 및 3대 종단 기도회에 합류했다. 이후 오후 8시께부터 집회 참가자들이 해산이 시작됐고 일부는 장충공원에서 노숙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도 지난 세 차례의 범국민대회와 마찬가지로 전국에서 노동자, 농민들이 상경투쟁을 벌였다. 경찰은 고속도로 톨게이트와 마을 입구 등 주요 길목을 차단하고 검문검색을 벌였지만 제주 지역을 제외하고는 상경 자체를 무리하게 막지는 않았다.

제주에서는 이날 오전 10시 농민 50여명이 제주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경투쟁을 위해 비행기를 타려 했지만 경찰의 제지로 몸싸움을 벌인 끝에 비행기를 못 타는 일이 벌어졌다.

신라호텔 앞 농성장에서 노숙 단식농성 이틀차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민주노동당 의원들.ⓒ최병성 기자


민노당 노숙 단식농성 이틀째, 임종인 의원도 하루동안 가세

한편 민주노동당 의원 9명과 당직자 10여명은 이틀째 신라호텔 정문 앞 노숙 단식농성을 이어갔다. 지지방문과 동조 농성도 잇달았다.

15일 박종철 열사의 부친 박정기씨가 방문한 데 이어 이날 오전에는 전태일 열사의 모친 이소선 여사와 박순희 천주교정의구현연대 상임대표가 지지방문을 했고 정치권에서도 오후 4시 임종인, 김태홍 열린우리당 의원이 의원단의 농성장을 찾았다.

특히 임종인 의원은 격려 방문에 그치지 않고 이날 오후 4시부터 24시간동안 민노당 의원들과 함께 노숙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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