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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사공방 갈등 심화, 민노총 중재 나서

회사 “파업으로 목표 미달”, 노조 “애초부터 불가능한 목표”

성과금 지급을 둘러싼 현대자동차의 노사 갈등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3일 시무식에서 폭력을 휘두른 노조 간부 22명을 울산 동부경찰서에 고발한데 이어 8일에는 단일 노조로는 사상 최대 금액인 1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울산지법에 제기했다.

이에 반발해 노조는 이날 오후 확대운영위원회를 열고 10일 대규모 상경집회, 12일 총파업 돌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임시 대의원 대회를 열기로 하는 등 강경투쟁 방침으로 맞서고 있다.

이같은 극한갈등에 민주노총이 현대차 노조의 시무식 폭력사태를 비판하며 중재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현대차 전레없는 강경대응, 노조에 10억 손배소

회사는 소장에서 “노조간부들은 지난 3일 울산공장 시무식장에 난입해 윤여철 사장 등 임직원과 보안요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기물을 파손했으며, 생산라인을 불법으로 중단시켜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또 “노동조합 활동이라는 미명으로 불법쟁의행위를 실질적으로 조정, 기획, 결정, 선동하고 있으며, 이 같은 행위는 회사의 경영권과 시설관리권, 노무지휘권 자체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적시했다.

이에 맞서 노조 측도 이날 소식지를 통해 ‘지난해 파업 때문에 연초 목표로 했던 생산대수를 늘리지 못해 성과급을 축소했다’는 사측의 주장에 “애초부터 실현이 어려운 목표를 정하고 이를 악용하고 있다”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노사 양측이 공개한 지난 한해 현대자동차의 생산목표는 총 1천6백47만대. 그러나 지난해 최종 생산대수는 1백61만8천2백68대로 목표량에서 2만8천7백32대(1.75%)가 미달된다.

사측은 3만여대에 가까운 생산미달량이 지난해 노조가 12차례에 걸쳐 민주노총 총파업에 참여하면서 입은 손실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파업 한번 않고 일했어도 사측 목표량 미달"

하지만 노조는 “우리가 민주노총의 총파업 투쟁에 참가한 시간은 총 34시간에 불과하고 현대자동차의 시간당 최대 생산능력은 4백12.8대로 손실량은 1만4천35대”라며 “파업을 한시간도 않고 일했어도 결국 회사가 제시한 목표량에 1만4천여대가 부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결국 회사 측의 주장은 거짓말에 불과하다”며 “그들은 하반기 생산목표를 자기들 입맛대로 설정할 때부터 달성할 수 없는 목표를 세워 놓고 이제와서 성과금 삭감 원인이 민주노총 총파업에 있다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성과급 해결을 위한 보충교섭을 사측에 요구하고 10일까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오는 12일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총파업 돌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노조는 9일 오전 10시 집행부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투쟁계획을 밝히고 오후 5시30분에는 전체 조합원이 참가하는 집회를 울산공장에서 가질 예정이다.

또한 노조는 10일 오전 집행부를 포함한 조합원 3천여명이 울산에서 출발, 서울 양재동 본사 앞에서 대규모 상경투쟁을 가지기로 해 사측과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현대차 사태가 노사의 극한 대립으로 치달으면서 노동계를 비롯해 정치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민주당은 8일 일제히 현대차 노조의 불법 폭력행위를 비난하며 노조의 자제를 촉구했다.

현대차의 폭력사태가 부각보도되면서 그동안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도 이날 성명을 통해 노사 양측의 타협과 양보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노조 폭력 사과, 회사 고소고발 취하하고 합의하라"

특히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현대차 노조는 1월 3일 시무식 충돌로 발생한 행동을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회사는 원인 제공자로서 이번 사태로 인한 고소고발과 손해배상청구 등을 취하하는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라”며 노사 양측에 중재안을 제시했다.

울산본부는 또한 지난 해 현대차 노조의 생산량 98.5%에 해당하는 성과급 147%를 사측이 우선 지급할 것으로 촉구했다. 울산본부는 향후 이 같은 중재안을 현대차 노사 양측에 전달하고 적극적인 중재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현대차 사태가 노조가 일으킨 폭력사태를 통해 외부에 알려졌고, 사측은 이를 계기로 전례없는 강경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노동계의 중재가 이뤄질 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현대차 노조는 1월 말 차기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있어 일각에서는 사측이 이번 일을 계기로 강성 집행부의 당선을 막기 위한 정치적 계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유기 노조위원장은 이날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회사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소위 강경파, 민주파에 대한 조합원의 피해의식을 극대화시켜서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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