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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파, 한나라당 접수할 수 있을까

[옛날 정치 지금 정치] <9> 소장파의 한나라당 접수작전

한나라당이 7월11일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를 뽑는다. 그런데 새 체제가 과도체제인지 뭔지 좀 아리송하다. 후보.대표 분리 탓이다. 후보.대표 분리는 대통령과 당 대표 분리론이 출발이다. 대통령의 독재를 막고 집권당을 민주화한다는 데서 나왔지만 이것도 실효는 없다. 집권당은 어차피 대통령이 당을 끌고 간다. 대통령이 죽을 쑤면 당도 죽 사발 된다. 요즘 열린당이 보여주고 있다.

한나라당이 야당주제에 채택한 후보 대표 분리, 그리고 대통령 예비후보의 당직금지는 비슷한 발상이다. 후보는 대통령이 아니다. 특별한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한시적이다. 그런데 예비후보 단계에서 당직을 금지했으니 말이다. 그렇더라도 분리는 기정사실이다.

한나라당 7월 대회에서 나올 대표는 제1군이라 할 예비후보가 빠졌으니 제2군들의 경쟁마당이다. 새 체제 제1의 과제는 2007년 대통령 선거다. 새 대표는 대통령 선거준비라는 가장 어려운 과제를 안고 중요한 시기를 넘어가야 한다. 그 일을 해낼 적임자가 2군에도 있을까. 바깥은 그런 눈으로 지켜보는데 안에선 적임자가 넘치는 모양이다. 그들의 논의를 중심으로 해 대회의 한 측면을 살펴보자.

우선 특정인에 대한 거부의 소리가 있다. 심재철 의원은"구민정계가 당권을 잡으면 한나라당은 대선에서 필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말에 해당하는 사람은 강창희 강재섭 둘이다.

민정계라는 한 계파를 싸잡아 거부하는 건 바른 자세가 아니다. 그들 중에서 나오면 대선 필패라는 말도 너무 가볍다. 그렇기는 하지만 두 사람은 민정계가 아닌 다른 배척사유가 있다. 강창희씨는 80년대 신군부 출신이다. 강재섭 의원은 월계수회 경력이 있다. 신군부나 월계수회 경력은 대선에서 상대편이 헐뜯고 시비를 걸어올 좋은 표적이 될 수 있다. 한나라당의 이미지에 지나간 시대를 끌어와 덧칠하는 빌미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점은 두 사람이 스스로 깊이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또 다른 하나, 어느 면에선 이보다 더 한 것, 정말 배척해야 할 요건이 있다. 이미지에 먹칠한 사람들, 먹칠하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문제 아닌 문제를 내놓고 앙탈하는 사람들이다.

한나라당내 수구꼴통에 대한 정밀한 분석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 ⓒ뷰스앤뉴스


심재철 의원은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수구꼴통 이미지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했다. 수구꼴통 타령은 낡은 레코드다. 그런데 심 의원은 수구꼴통이라는 부정적 이미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심한 소리다. 대체 그동안 뭘 했기에 아직도 분석인가.

수구꼴통은 한나라당에서 3년 내내 논쟁한 단어다. 기득권 세력, 냉전사고, 색깔론자, 부자당 같은 단어도 한 묶음이다. 좌파와 열린우리당 사람들과 논쟁한 것이 아니다. 남경필 원희룡 등 소장파가 이 단어들을 한나라당의 이미지라고 전제하고 이걸 씻지 않고는 미래가 없다고 선배들을 다그쳐 왔다. 정확한 진단이었을까.

세상에 수구꼴통소리 들을 정당이라면 선거에서 이기기는커녕 살아남을 수 없다. 한나라당은 살아있고 이기기까지 했다. 부자당도 엉뚱한 소리다. 세상에 부자당이 어디 있는가.

요즘 노 대통령이 양극화를 쟁점으로 던져놓고 있다. 대체 어느 정당이 20대 80의 국민을 놓고 20을 잡기 위해 80을 버리겠는가. 80의 삶을 끌어올리는 방법의 차이다. 부자당은 없다.

"한나라당이 부자당이라 하지만 나는 한나라당 찍었어. 내가 아는 노점상들도 한나라당 찍었어. 사람이 먹고살게는 해 주어야지. 말로만 서민타령이지 실제로는 영 아니야."

지방선거 후 한 신문이 보도한 노점상인 얘기다. 노점상도 부자당 소리가 헛소리라는 걸 안다. 그런데 소장파들은 아니다.

"이념적으로는 수구, 지역적으로는 영남당으로 고립돼선 미래가 없다. 재벌 기득권층 보호에 머물러서는 비전이 없다"는 소리를 소장파들은 아직도 하고 있다.

"이번 대회가 변화와 개혁을 보여주는 기회가 돼야 한다."(심재철) "중도적 개혁을 원하는 국민의 지지를 넓혀야 한다."(원희룡) 이런 소리들은 풀 수 없는 문제에 해당한다. 변화와 개혁은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다. 목표를 제시하고 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이런 변화 혹은 이런 개혁을 해야 한다고 말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변화와 개혁이란 언제나 살아있는 단어다. 끝없이 이어지고 요구되는 단어다. 내용이 없는 변화와 개혁은 계속 요구할 수 있는 것, 정당대회는 변화와 개혁과는 거리가 멀다고 투정할 길은 언제나 열려있는 트집거리다.

"중도적 개혁의 국민"이란 말도 모를 소리다. 대체 중도란 무엇인가. 대한민국의 정통성 문제에서 과거사에서 반미와 친 김정일 사이에서 중도는 무엇인가. 미국의 트루먼은 대통령 재임 중 "중도란 차도의 중앙선에 서있는 것"이라고 했다. 요즘의 한나라당 소장파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비유가 됨직하다.

수구꼴통 등 논쟁으로 펼쳐져 온 이미지타령은 왜 하는가. 한마디로 수구꼴통은 인적청산을 내걸면서 덮어씌운 구호다. 인적청산이라는 말은 좌파들이 만들어낸 단어다. 숙청을 뜻하는데 숙청이란 말을 피하고 인적청산이라는 조어를 만들어 쓰고 있다. 한나라당 소장파들은 인적청산을 인적쇄신이라는 말로 바꾸고 있다. 그러니까 이미지타령은 지도부를 겨냥한 소장파의 인적쇄신론, 지도부를 갈아치우자는 소리다.

소장파들은 대표 후보도 낸다. 소장파 서클들이 합동한 미래모임은 대의원 70점, 여론조사 30점 방식의 대표후보 경선을 한다는 얘기다. 이건 과거 정당에선 없던 일이다.

지난 날 야당의 소장파는 여당과 치열하게 싸웠다. YS는 싸웠고 DJ는 수난의 길을 걸었다. 그래서 얻어진 국민의 지지를 배경으로 당권에 도전하고 대통령에 도전했다.

요즘 한나라당의 소장파는 싸우지 않는다. 사학법, 신문법, 과거사법 부동산법 등은 소위 "대한민국의 인적청산"을 위한 여당의 정치색 짙은 법률이다. 한결같이 위헌논쟁의 대상이 되는 법률이기도 하다. 그런데 한나라당 소장파들은 합리적인 것은 받아야 한다며 반대하는 지도부의 발목을 잡았다. 그들은 여당을 상대로 싸우지 않는다. 싸움의 상대는 당내다. 그들은 치열한 당내투쟁을 해왔고 하고 있다. 그들의 당내투쟁 구호는 여당의 것이다. 그래서 여당의 박수를 받는다. 그들은 국민의 지지 대신 여당의 지원을 배경으로 당내투쟁을 해왔고 이윽고 당권도전에 나섰다.

소장파가 지난 3년 펼쳐온 이미지타령은 당권투쟁이다. 소장파가 제1그룹으로 뛰어오르기는 어렵다. 그래서 후보 대표를 분리해 대표를 제2그룹의 경쟁마당으로 만들었다. 이미지타령, 후보.대표 분리는 서로 연결된 소장파의 당권진입 전술이다. 미래모임의 투표 이전의 투표는 정당행동이다. 소장파는 한나라당 안에 있는 별도 정당이다. 당중당(&#20826;中&#20826;)이다. 한나라당의 대표 경선은 당과 또 하나의 당중당 사이의 경주다.
이영석 교수신문 고문/언론인

댓글이 3 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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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감님께서 지지하시는 그 당은 아직도 5.18이 북한특수부대의 공작이었다느니 하는 망언으로 옥신각신하며 지들끼리 망해가고 있고 영감님의 친정인 조선일보는 허위기사로 일본어판 기사를 따로 만들어서 일본사람들 비위나 맞추는 친일행각을 벌이고 있답니다.
    이러니 국민들에게 외면받지요.
    그 당은 정말 한심하고 조선일보는 참 나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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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

    영감님!
    이제는 국민속이고 겁박하고 우습게 생각할 수 없는 세상이 됐답니다.
    국민은 현명해요.
    세상 바뀐 것을 따라가지 못 하고 성조기나 흔들고 막말이나 하니까 민주당이 실수를 하는데도 꼴통당 선택하지 않고 외면하지요.
    지금은 깨어있는 국민들이 많아져서 TK지역과 그 정당 떠올리면 촌스럽고 시대착오적인 집단 취급받는 세상이 되었는데 감회가 새로우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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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

    조선일보 출신은 어쩔 수 없군요ㅎ
    지켜봤는데 이 칼럼으로 확실히 낡은 사고가 드러났네요.
    이 칼럼 이 후 한참 세월이 흘러 대통령도 세번이나 바뀐 지금도 그 당에서는 색깔론이나 기득권 대변이나 하는 구태를 반복하고 있는데 어찌 생각하실지...
    그리고 그렇게 싫어하시는 민주세력이 꼭 옛날 수구세력처럼 전국을 리드하고 단단한 지지를 받고있는 현실에 대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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