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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언론 "히딩크의 마법상자 열렸다" 환호

<독일월드컵> 호주대륙 흥분의 도가니"히딩크는 나의 아버지"

경기 막판까지 패색이 짙던 거스 히딩크 감독의 호주 팀이 경기 막판 연달아 터진 극적 3골로 일본을 3-1로 이기자 호주 대륙 전체가 들썩였다. 호주-일본전을 지켜본 호주 시민들은 경가 끝난 후 거리로 뛰쳐나와 승리의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오스트랠린안>, <시드니 모닝 헤럴드>, <디 에이지>, <헤럴드 선>등 호주 주요 신문들도 13일 "히딩크 감독의 마술 상자가 열렸다"며 일본전 승리를 대서특필했다. 언론들은 경기의 패색이 짙어갈수록 이를 지켜보던 호주 국민들이 절망에 빠졌지만 경기시작 83분만에 호주의 월드컵 첫 골이 터지자 모든 사람들이 환호하기 시작했다며 호주대륙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했다.

호주 시드니의 '서큐라퀘이'에는 약 3천명의 축구팬들이 호주 국기를 흔들며 밤늦도록 경기를 지켜봤다. <오스트랠리안>에 따르면, 경기가 호주팀 승리로 끝나자 제이슨 덴햄(28)은 "이번 승리를 확실히 축하할 것"이라며 "이것이 호주국민으로서의 의무라고 생각한다"면서 승리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또 응원전이 열린 호주 곳곳에서 "히딩크는 나의 아버지"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파는 상인들도 눈에 띠었으며, 대형 화면에 히딩크의 모습이 비춰질 때마다 호주 국민들은 '거어어스(G-u-u-u-s)"라고 외치며 환호성을 질렀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특히 이번 경기에서 두골을 넣어 호주 팀을 승리로 이끈 팀 케이힐의 모교인 벡슬리 노스 초등학교에는 약 50여명의 학생과 학부모가 밤 11시부터 학교에 모여 경기를 밤늦게까지 지켜보며 케이힐의 골이 터질 때마다 환호를 올렸다.

부모와 함께 경기를 지켜본 마리아 지아초스(4)는 "사커루를 사랑한다"고 말한 뒤 눈을 비비면서 "아침이 될 때까지 TV를 시청했다"고 말했다. 또 올리버 힐스미스(11)는 "학교가 끝난 후 낮잠을 잤다"며 "경기가 너무 늦게 시작돼 잠이 들까봐 걱정했다"면서도 호주 팀의 승리를 기뻐했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독일에 거주하는 호주인들이 최대 6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면서 "모든 독일 거주 호주 인들이 이날 경기를 보기 위해 카이저슬라우테른 프리츠발터 슈타디온에 모인 것 같았다"고 경기 당시 독일의 뜨거운 응원 열기를 전하기도 했다.

일본 전에서 2골을 기록한 팀 케이힐이 동료들과 함께 세리모니를 하고 있다ⓒnews.com.au


호주 언론들은 "이날 경기의 승리로 수많은 근로자들의 지각과 결근사태가 빚어질 것"이라며 "고용주들은 승리를 축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줘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한 노동전문가는 "어젯밤 경기로 약 20%의 근로자가 제대로 일을 못할 것"이라며 "호주가 치루는 한 경기마다 기업 전체가 약 2억 5천만 호주달러의 손실을 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호주는 이 정도 손실보다 수백, 수천배의 무형의 이득을 얻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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