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가-유가 폭락...악몽의 '트럼프 리스크'
"시장, 워싱턴 바라보며 겁에 질려", 미국의 인과응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53.17포인트(2.91%) 급락한 21,792.20에 거래를 마치며 22,000선이 붕괴됐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65.52포인트(2.71%) 내린 2,351.1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0.08포인트(2.21%) 내린 6,192.92에 장을 마감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3대 지수가 1% 이상 급락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지난주 나스닥 지수에 이어 S&P500 지수도 약세장에 공식 진입했다.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 통상 약세장으로 분류한다. 다우지수는 10월 고점 대비 19% 폭락해 약세장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10년 강세장'이 공식적으로 끝나고 '약세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양상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국제유가도 또다시 폭락했다.
내년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06달러(6.7%) 폭락한 42.53달러에 마감했고,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내년 2월물 브렌트유도 6.2% 폭락한 50.47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며 50달러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9.79% 폭등했다.
반면 안전자산인 금은 1%가량 오르면서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트럼프 리스크'를 증시 폭락의 주범으로 꼽았다.
지난 2년간 감세와 규제 완화, 재정지출 확대 등으로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던 '트럼프 효과'가 사라지고, 이제는 셧다운(연방정부 부분폐쇄) 강행, 제롬 파월 연준 의장 해임 추진, 매티스 국방장관 등 측근 연쇄 해임 등 연일 계속되는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말기적 행태가 시장에 치명적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CNBC 방송은 "시장이 워싱턴을 바라보면 겁을 먹게 된다"고 전했고, 블룸버그통신은 "워싱턴의 혼란이 투자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로이터통신은 "워싱턴발 드라마 탓에 주식 투매가 심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우선주의'에 현혹돼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뽑은지 만 2년만에 월가가 인과응보의 호된 부메랑을 맞기 시작한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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