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5일 박근혜측 공세에 대한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혀, 향후 이명박-박근혜 갈등이 더욱 첨예화될 전망이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오전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회 초청 강연에서 "지금은 말 한마디 잘못하면 (그에 대한) 말이 많아서 몇 달 말을 조심했더니 이명박도 아니고 그렇게 됐다"면서 "다시 이명박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강연후 박근혜 진영과의 신경전을 자제해야 한다는 한 참석자의 지적에 "정치는 입에서 시작해서 입으로 끝나는 것 같다. 그런데 실무자도 나도 입을 다물면 정치가 안되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한 뒤, "싸우지 말라고 하는데 최근 정치를 하다 보니 입을 다물면 정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시장의 이날 발언은 지난 몇달 간 박근혜 진영의 공세에 '소이부답' 전술로 대응해온 결과 지지율이 하락세로 반전된 데 따른 위기감의 산물로, 앞으로 이 전시장이 박근혜 진영의 자신에 대한 공세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선전포고로 풀이되고 있다. 이 전시장이 이처럼 직접 자신에 대한 공세에 맞대응할 경우 한나라당내 대선 갈등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 귀추가 주목된다.

이 전시장은 이밖에 자신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이해찬,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 범여권주자들이 잇따라 비판하고 나선 데 대해선 "요즘 정치풍토가 이명박과 붙어야 (인기가) 올라간다. 그래서 나와 시비를 붙으려고 하는 것 같아서 대꾸하지 않고 있다"며 일축했다.

그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노무현 대통령을 비교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김정일은 지구상에서 자기 국민을 제대로 먹이지도 입히지도 못하는 지도자이고 장기집권을 하고 있는데 더 이상 평가할 게 있느냐"며 일축하고, 노 대통령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은 이념갈등과 사회갈등을 조장한 것은 실정인데 한미 FTA를 한 걸 보면 멀쩡한 거 같다"고 독한 평가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