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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폭력으로 FTA반대집회 강력 진압

<현장> 전의경 1만 8천명 동원, 기자들까지 무차별 폭행

한미FTA 8차 협상이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10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한미FTA 저지 1차 총궐기’가 경찰의 무차별적인 진압으로 얼룩졌다.

이날 서울 도심 곳곳에 전.의경 1만8천명을 배치한 경찰은 오후 7시께 광화문 사거리에 집결한 집회 참가자들을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물대포를 난사하고 방패로 머리를 가격하는 등 최근 들어 가장 폭력적 진압작전을 폈다.

경찰 과잉진압으로 연행자-부상자 속출

현재까지 정확한 집계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1백여명이 넘는 부상자가 속출했고 이 과정에서 취재에 나선 기자들까지 집단폭행을 당했다.

10일 한미FTA저지 2007년 1차 총궐기는 경찰의 원천봉쇄 및 과잉진압이 빚은 폭력으로 얼룩졌다.ⓒ연합뉴스


범국본과 집회 참가자 5천여명(경찰 추산 3천여명)은 경찰이 집회장소로 예정된 서울광장을 사전봉쇄하자 이날 오후 3시께 지하철과 버스 등을 이용해 신촌로터리에 모여 왕복 8차선 도로를 점거하고 기습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이화여대 앞 사거리까지 가두행진을 벌였고 일부 참가자들은 한미FTA협상이 진행 중인 하얏트 호텔쪽으로 방향을 틀기도 했다.

이들은 경찰이 전경버스로 차벽으로 형성하고 도심 쪽 진출을 막아서자 3시 50분께 지하철 2호선 이대역으로 들어가 오후 5시 30분께 3호선 독립문역과 1호선 종각역을 통해 광화문 사거리까지 진출해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한때 지상으로 통하는 모든 역사 통로를 봉쇄, 참가자들과 몸싸움을 벌였고 일반 시민들의 통행마저 막아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경찰 물대포 난사, 방패 가격으로 광화문 일대 아수라장

경찰의 진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이들이 결의대회를 마치고 정리집회를 시작한 오후 6시 50분부터였다. 경찰은 우선 범국본의 방송차량을 에워싸고 차량 견인을 시도했고 광화문우체국 앞 8차선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던 집회참가자들을 인도로 밀어내기 위해 살수차를 동원했다.

이어 경찰은 4~5명으로 체포조를 구성해 집회 참가자들의 연행을 시도, 이에 항의하는 참가자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경찰은 인도에 올라선 집회 참가자들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보도로 내려서는 이들에게 방패와 곤본 세례를 퍼부었고 이 광경을 보고 항의하는 시민들에게도 욕설을 퍼붓는 등 과잉진압으로 시종일관했다.

이날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의 1시간여 충돌로 다수의 연행자와 부상자가 속출했고 범국본의 방송차량이 파손됐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사진팀장은 사전에 신분을 밝히고 취재에 나섰지만 전경들 폭행에 사진장비가 부서지고 온 몸에 찰과상을 입었으며 <한겨레>, <연합뉴스> 기자들도 폭행을 당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의 과잉진압에 항의, 광화문 사거리 보신각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이고 오후 9시께 모두 해산했다.

경찰의 집회 원천봉쇄를 뚫고 서울 신촌로터리에 모인 5천여 집회 참가자들.ⓒ연합뉴스


전국 곳곳, 경찰과 상경 노동자-농민 충돌

이날도 경찰은 서울로의 상경을 막기 위한 원천봉쇄작전을 펼쳐 전국 곳곳의 터미널과 공항 등에서 충돌이 잇따랐다.

이날 전북 송천동 농수산물시장 앞에서는 범국민대회에 참가하는 민주노총 전북본부 조합원을 태운 버스 1대를 경찰이 차량으로 에워싸고 돌려보냈으며 울산에서는 오전 8시 40분께 민주노총 조합원과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탄 버스 2대를 고속도로와 휴게소에서 에워싸고 3시간 가까이 억류했다.

전남 무안에서도 농민들을 태운 버스 1대와 트럭 15대를 경찰이 전경버스를 동원해 막아섰고 영광에서는 농민회 간부의 집에서부터 출발을 막았다.

강원도 화천에서는 집회참가자를 영장없이 불법연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날 화천농민회 소속 농민들은 오전 일찍 화천을 출발했지만 경찰이 버스의 중간정유지에서 올라타 화천농민회 회장과 사무국장을 강제로 하차시켜 연행한 것.

범국본은 “헌법을 유린하는 경찰의 원천봉쇄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어 거의 광란 수준에 이르렀다“ 집회참가를 위해 전국 각 지역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포위하고 가로막아 출발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물론, 집회참가를 위해 상경하던 농민회 간부들을 영장없이 강제연행하는 폭거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범국본은 “경찰의 이러한 원천봉쇄는 영장없는 불법 체포,감금이고 또 헌법상 거주이전의 자유나 통행의 자유를 유린하는 불법행위임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막무가내로 막가파식 상경저지에 나섰다”며 “이러한 막가파식 원천봉쇄를 통해 군사독재 방식의 무법천지를 만들고 있는 경찰을 결코 용서할 수 없으며, 범국민적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범국본은 향후 경찰의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12일에는 대표자들이 노상단식농성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날부터 매일 저녁 한미FTA협상 중단 촉구 촛불집회를 개최하고 오는 25일에는 다시 서울시청 광장 앞에서 대규모 범국민 총궐기 집회를 열 예정이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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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3 9
    연산군

    내년에 도로 갚아주면 돼
    청기와집 아해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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