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이 7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민주주의’를 표방하며 당 대선 경선 출마를 공식선언하며 진보진영의 첫 대선주자로 나섰다.
심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문래동 중당당사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다수 서민이 더 가난해지고 부자는 더 부유해지는 것이 민주주의일 수 없다”며 “이제 가난한 사람을 위한 민주주의를 세워야 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심상정 “한나라당 정권교체는 부자들의 희망-서민들의 절망”
그는 출마선언문에서 “부가 세습되고 가난이 세습되는 사회, 절망의 벽이 가로 놓인 나라가 대한민국 오늘의 자화상”이라며 “이제 수십 년 대한민국 사회를 지배해 온 재벌과 기득권세력의 정치는 종식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대선의 화두를 ‘경제’로 규정한 뒤, ▲투기자본 규제, 서민금융경제 구축, 재산 재분배 등을 골자로 한 서민경제론 ▲남북협력과 평화시대를 이끌 한반도평화경제론 ▲동아시아 국가들의 협력을 통해 서구 경제 강대국에 맞서는 동아시아호혜경제론 등 `3박자 경제론'을 통한 정책선거를 강조했다.
그는 "서민이 경제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가 되는 사회, 외국자본과 재벌 대기업에게 서민을 배려해달라고 요청하는 경제가 아니라 일하는 노동자와 가난한 사람들이 사회의 주인이 되자는 서민경제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이 말하는 ‘정권 교체’는 부자들의 희망이고 서민들의 절망인 역사의 반역”이라며 “민주노동당이 부자들의 시대에서 서민의 시대로 ‘시대교체’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이번 대선의 또 다른 화두로 민주노동당의 내부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집권세력에 대해 비판하고, 한나라당의 허구성과 타락을 따져묻기에 앞서 민주노동당을, 우리 자신을 이야기해야 한다”며 “우리는 아직 일하는 사람의 희망과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했고 실력과 대안이 부족한 것에 대해 냉정하게 자기비판을 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7일 문래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할 것을 선언하고 동아시아 국가간 협력으로 서구 경제 강대국에 맞서는 동아시아 호혜 경제론을 담은 `삼박자 경제론'을 주요 공약"을 제시했다. ⓒ연합뉴스
“사회적 약자에게 실현 가능한 정책으로 다가가야”
이와 관련 그는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노총당이라는 비아냥은 우리가 비정규직을 위한 정당으로 바로서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비정규직 노동자, 나아가서 장애인, 영세상인, 농민 등 일반 대중보다 더 낮은 곳으로 실현 가능한 정책을 갖고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당내 정파 분열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개방형 경선제와 관련해서는 “선거제도에 앞서 민주노동당이 이번 대선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어떤 전략으로 서민에게 다가갈 것인가가 먼저 세워져야한다”며 “일단 문호를 열고 정책을 고민하자는 당의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대선캠프에 ‘정태인-김상조-임영일’ 등 진보 소장학자 대거 합류
심 의원의 대선 캠프에는 이미 합류사실이 알려진 정태인 전 청와대 비서관을 비롯해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인 한성대 김상조 교수가 합류해 경제분야 정책자문을 맡고 있으며 영남 노동연구소장을 지냈던 임영일 전 경남대 교수가 노동사회분야 정책자문으로 참여하고 있다. 홍세화 전 한겨레 편집위원도 심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또한 이날 심 의원의 대선출마 기자회견에는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해 금융.금속.공공연맹 등 단위 노조 위원장 40여명이 참석해 노동계의 만만찮은 세를 과시했고 정치권에서는 무소속 임종인 의원이 유일하게 참석했다.
심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마석 모란공원 전태일 묘소를 참배하는 것으로 첫 후보 일정을 시작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심 의원이 공식 출마한데 이어 노회찬 의원이 오는 11일 전당대회 직전 지지자들과 공식 출마를 선언한다. 또한 이미 두 번의 대선경험을 갖고 있는 권영길 원내대표도 이달 중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져 전당대회에서 선거방식일 통과할 경우 오는 4월부터 본격적인 당내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